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 노동조합 위원장이던 G이 이 사건 수석부장 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의 내용을 알고 그 제정에 동의하였고, ② 노동조합이 부장직급 계약직 도입에 동의한 이상 이 사건 규정에 관하여도 동의가 이루어진 것이며, 별도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고, ③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C에 있는 D(구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자로서, 상시 근로자 2,933명을 사용하여 증권중개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였다.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5. 1. 1.경 위 사업장에서 취업규칙인 수석부장 관리규정을 제정하여 정규직 부장 직위에 있는 근로자를 연봉계약직 수석부장 직위로 불이익하게 변경하면서, 노동조합인 F노조 E지부의 의견을 듣지 아니하고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 규정의 제정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며,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시 노동조합 위원장이었던 G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이 사건 규정의 제정에 동의하지 않았고, 이 사건 규정의 제정 이전에 자신에게 위 규정을 보여주고 의견을 물었던 기억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D에서 이 사건 규정 제정 이전에 공청회나 설명회 등을 통해 위 규정의 내용과 제정 이유를 근로자 측에 설명하였다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
G은 2014. 9. 3.자 구조조정 관련 노사 합의서(이하 ‘합의서’라 한다) 제4항 및 2014. 12. 30.자 구조조정 관련 노사 세부합의서(이하 ‘세부합의서’라 한다) 제2항에 각 기재된 ‘연봉계약제’라는 단어가 계약직이 아니라 임금피크제와 연관된 연봉계약제를 의미한다고 이해하고 합의하였을 수 있고, 위 각 합의서의 문구와 내용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과 토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G이 위 합의서들을 통해 부장직급 계약직 도입 자체에는 동의하였더라도, 수석부장제도에 관한 구체적인 근로조건과 제반사항을 다루고 있는 이 사건 규정에 관하여 별도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이행되지 아니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G이 이 사건 규정의 내용을 알고 그 제정에 동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G은 이 사건 규정의 내용을 알고 그 규정에 동의하였다고 판단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규정의 제정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보기 부족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원심 증인 G의 진술은 그 일관성, 합리성, 구체성,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과의 일치 여부 등에 있어 이를 그대로 믿기 힘들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D은 전체 인력의 628명을 구조조정 하고자 했는데, 노조와의 합의 끝에 인력 구조조정은 400명 선에서 마무리하고 성과향상프로그램, 수석부장제도, 연봉계약직 채용인원 한도 확대 등을 도입하기로 하였다. G은 원심에서, ○ ‘성과향상프로그램과 부장 4년차에 대한 연봉계약제(이하 ’수석부장제도‘라 한다) 도입이 D과 노동조합 간 합의의 골자이며, 성과향상프로그램 관련부분은 차후에 잠정합의서를 바탕으로 세부합의사항이 만들어지고 조합원의 총투표를 통해서 정리가 되었으나 수석부장제도 도입은 사측과 노측의 이견이 컸다’(공판기록 제197쪽), ○ ‘성과향상프로그램이 워낙 큰 이야기였기 때문에 수석부장제도에 관하여는 자세히 논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공판기록 제197쪽), ○ 성과향상프로그램도 합의 후 세부안을 만드는 데 3개월 정도가 걸렸고, 수석부장제도는 사측과 노측의 의견이 원활하게 교환되지 않아 실제로는 세부안조차 만들지 못했다‘(공판기록 제205쪽)고 진술하였다. 한편, G은 부장4년차 이상에 관련된 내용에 관하여는 자세히 고민하지 않았고(공판기록 제203쪽), 이 사건 규정 시행후에도 이 사건 규정 대상자가 대부분 지점장으로 비조합원이었기 때문에 회사 측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등의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공판기록 207쪽)고 진술하였으며, L은 원심에서 노동조합 측이 세부합의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임금이 누적적으로 감축되는 등급(D등급) 인원을 20명으로 줄일 것을 강력이 주장했고 그 주장대로 대상 인원이 30명에서 20명으로 감축되었다고 진술했으며(공판기록 제170쪽), 세부합의서에서는 저성과자 프로그램 대상 인원이 L의 진술과 같이 감축되었다(공판기록 제45, 59쪽). 위 진술 등을 종합하면, 오히려 이견이 컸던 것은 성과향상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수석부장제도에 대해서는 그 대상자가 비조합원이라서 노동조합에서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만큼 큰 이견이 있을 여지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G의 진술에 따르면 수석부장제도에 관하여 노사 간에 이견이 컸음에도 시간적 여유가 없어 실질적으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설령 G의 주장대로 주로 성과향상프로그램에 관하여 관심이 집중되어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수석부장제도에 관한 큰 이견에도 불구하고 논의없이 세부합의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수긍하기 어렵고, 노사 간 최초 합의에 도달한 2014. 9. 3.부터 세부합의서가 작성된 2014. 12. 30.까지 약 4개월 정도의 시간은 성과향상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수석부장제도에 관하여 협의하는 데도 충분한 시간으로 보인다.
또한, G은 원심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 D이 2014. 12. 16. 부장(1급) 4년차 이상에게 발송한 수석부장제도 시행 안내 메일을 보면 누구든지 수석부장제는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루어지는 계약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자신도 위 안내메일을 보았다(공판기록 제206쪽). ○ 처음 수석부장제도를 알게 된 시점 자체는 위 안내메일이 공지된 때이다(공판기록 제206쪽). ○ 수석부장제도 전환 대상자들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 부분 자체는 본인들이 원치 않으면 계약직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 정규직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 노동조합이 합의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공판기록 제206쪽). ○ 회사가 합의를 위반하였다고 생각하였음에도 소송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수석부장제도 대상자 대부분이 비조합원이었기 때문이다(공판기록 제207쪽). ○ 그럼에도 G은 2014. 12. 31.자 세부합의서(제2항 수석부장제도)에 서명하였다. 위 진술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G이 안내메일이 발송된 2014. 12. 16.에야 비로소 수석부장제도에 관하여 알게 되었더라도 그 시기는 세부합의서가 작성되기 이전인 점, G로서는 수석부장제도 대상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았으며 그 이후 회사에 항의하거나 세부합의서의 문구에 관하여 추가로 협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으나 D 측에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연봉계약제‘라는 단어를 임금피크제와 연관된 연봉제라고 이해하고 합의하였다는 G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은 비합리적이고, 수긍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G은 원심에서, 변호인이 2014. 12. 30.자 세부합의서 제2.의 (1)항 및 (2)항이 단체협약 제28조 제4항의 개정에 관하여 규정하는 것은 수석부장이 비정규직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지적하자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고, 그 당시 분명 사측한테 정규직이라고 설명을 들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하였다(공판기록 제210쪽). 또한 G은 세부합의서에 서명하였다고 진술하면서도(공판기록 제207, 208쪽) 수석부장 제도에 동의한 것은 아니고 부장 4년차 연봉계약제 인원에 관련된 부분만 동의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208쪽). G의 주장대로 사측으로부터 수석부장이 정규직이라고 설명을 들었다면 세부합의서와 같이 수석부장제도와 같은 항에서 비정규직에 관한 내용인 단체협약 제28조 제4항을 개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G이 위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세부합의서에 서명한 이상, 부장 4년차 연봉계약제가 4년차 부장들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판단된다. 세부합의서에 서명하였음에도 4년차 연봉계약제 인원에 관련된 부분만 동의한 것이라는 G의 진술은 논리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고, 오히려 G은 원심에서 ’IB쪽에서 정규직들이 고액연봉을 위해서 연봉직으로 전환하기도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공판기록 제211쪽) G 스스로도 ’연봉직‘을 계약직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어 수석부장제도가 계약직임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G은 원심에서, 합의서 작성 당시에 연봉계약제가 급여를 조정하는 제도라고 설명을 듣고 합의를 한 것인지에 관하여 ’그렇게 판단을 하였다‘ 또는 ’그렇게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그 부분은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였으며(공판기록 제202쪽) ’당시 노동조합 측의 의도는 부장 4년차 고액 연봉자의 임금을 조정하는 것이었다‘고 진술한 직후 다시 ’부장 4년차 이상에 관련된 내용에 관하여는 자세히 고민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203쪽). G의 위 진술 부분은 주요부분에 관하여 일관성이 없고, G은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확답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사정 등을 종합하면, 오히려 G은 수석부장제도가 계약직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 도입에 동의하였다고 판단된다.
L은 원심에서, ○ 경영상 해고를 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었으므로 수시로 수석부장제도에 관하여 설명을 했다, ○ D이 매년 1천억 원의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정규직 신분을 유지하면서 임금을 5% 인상시켜 주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 G의 진술처럼 수석부장제도가 정규직 신분을 유지시켜주는 임금피크제라면 세부합의서에 연봉의 최상한선 또는 하한선, 등급별 연봉 책정 등의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위 세부합의서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다, ○ 세부합의서는 단체협약 제28조 제4항을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는 수석부장이 계약직이므로 계약직에 관하여 규정하는 위 조항의 개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63쪽). L의 위 증언은 매우 구체적이고, 수석부장제도가 정규직 임금피크제였다면 세부합의서에 규정되어야 할 내용들을 제시하면서 G의 진술을 반박하는 점, 세부합의서에서 단체협약 제28조 제4항을 개정하는 내용을 담은 취지를 자세히 설명하는 점, 그 진술 내용 자체가 합리적이고 모순점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높다.
G은 원심에서, 수석부장 직위를 가지고 연봉도 5% 인상된 금액을 받은 H가 고소를 하여 법정에 오기는 했지만, 수석부장제도가 3년 간 잡음 없이 운영되었다고 볼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218, 219쪽).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G 및 노동조합은 적어도 수석부장제도 시행 안내 메일을 받은 2014. 12. 16.경에는 수석부장제도가 계약직 전환임을 알았다고 보이는데, 당심에 제출된 2015년도 노조소식지들에서는 수석부장제에 대한 반대의견을 찾아볼 수 없다. G이 수석부장제도에 대하여 항의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도 G, L, Z의 법정에서의 진술이 모두 일치한다(공판기록 167쪽, 207쪽, Z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9쪽). 이는 G이 수석부장제도에 관하여 묵시적으로라도 동의했음을 추단케 할 수 있는 정황이다.
2014. 9. 26.자 노조소식은 AA의 2014. 9. 23.자 “AB” 기사를 인용하였는데, 위 기사에는 D이 “남아있겠다는 직원들에게는 ’계약직 전환‘이라는 초강수를 뒀다.”고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2권 제414-416쪽). 위 노조소식을 보면 노동조합 측에서 수석부장제도가 계약직 전환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G이 원심에서 수석부장제도에 관하여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L과 Z는 모두 수석부장제도의 세부사항을 정하는 과정에 관하여, ○ ’합의서는 피고인이 2014. 9. 2. 단식투쟁 중이던 G 위원장을 방문하여 전격적으로 타결된 것이며 그 당시 수석부장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졌다‘ ○ 연봉계약직은 고용의 형태를 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연봉, 계약기간, 복리, 호칭, 인사규정상 직위 등에 관하여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했고, 그 논의의 결과 수석부장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다‘(공판기록 제160, 161쪽, Z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5쪽) ○ ’수석부장제도가 정규직 부장을 비정규직인 연봉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노동조합 측에 충분히 설명을 하였다‘(공판기록 제161쪽, Z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7쪽)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그 진술의 주요부분이 일치하는 점, 수석부장제도의 세부사항을 정하는 과정이 매우 구체적인 점에 비추어 이를 믿을 수 있다. L과 Z의 진술에 따르면 노동조합도 수석부장제도가 계약직임을 전제로 세부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L은 원심에서, 수석부장제도가 정규직 부장을 비정규직 연봉계약제로 전환한다는 점은 주요사항이므로 당연히 설명을 하였고, 2014. 8. 중순부터 세부합의서가 나오는 2014. 12. 말까지도 노사 간에 많은 대화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공판기록 제161, 162쪽).
나아가, 다음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규정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었다고 보인다.
D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한 L과 Z가 법정에서 이 사건 규정이 노동조합 측에 통보되었을 것이라며 추측하는 발언을 하였으며(공판기록 제165, 166쪽, Z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10쪽), L이 원심에서, 수석부장제도 도입과 관련하여 전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나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이 사건 규정의 내용과 제정 이유를 근로자 측에 설명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공판기록 제174쪽).
그러나 L은 수사기관에서, 노동조합에 통보한다는 일정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모르나, 당시 인사부장이었던 N 이사가 G 위원장을 만나, 이 사건 규정에는 나타나지 않는 더 세부적인 사항(예, 재계약 심사기준)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세부합의서 작성이 가능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제3권 제715쪽), 원심에서는, ○ 당연히 담당 팀에서 노동조합에 통보했을 것이며 그런 일들을 지속적으로 해 왔던 팀이므로 누락이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74쪽). 또한, L은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변경하는 데 노동조합의 의견을 들었는지에 관하여 원심에서, ○ ’D에서는 대부분의 규정들이 단체협약개정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그 후속작업으로 취업규칙이 변경되며 구체적인 문구에 관하여도 합의가 이루어진다‘ ○ ’이 사건 규정의 경우 구조조정 국면에 있었기 때문에 노동조합 측과 장기간 많은 논의가 있었으며 이미 협의한 내용에 관하여 노동조합 측에 규정을 제시하면 노동조합 측이 의견을 주는 형식이다‘ ○ ’노동조합 측에서는 별다른 응답이 없었고, 이미 5개월 가까이 계속 교섭을 해왔으며 대표자끼리 서명, 날인을 하였음에도 합의정신과 위반되게 이 사건 규정이 제정되었으면 노동조합 측에서 크게 반발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76—178쪽). Z 또한 당심에서 이 사건 규정이 통보되지 않았다면 노동조합 측에서 왜 통보가 없냐고 항의가 왔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Z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14쪽). L의 각 진술은 개정된 취업규칙 등이 노동조합 측에 통보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측과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을 개정하고 그 문구를 조율하는 과정에 관하여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측의 반응에 관하여 Z의 당심 진술과도 일치하고 있으므로 신빙성이 있다.
Z는 당심에서, ○ ’L은 복리담당팀장으로서 대부분의 통보업무를 담당하였으나, 이 사건 규정은 제도개선과 관련되었으므로 인사팀 AC 부장이 통보하였다‘ ○ ’ 자신이 지시했으니 당연히 통보했을 것이다‘ ○ ’AC 부장으로부터 통보 직후 통보하였다고 보고 받았다‘고 진술하였으며(Z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13, 14쪽), 통보 과정에 관하여 ’인사팀장에서 물어봤더니 이 사건 규정을 통보하였다고 하고, 그 당시 재계약 기준이 확정되지 않아서 노동조합에서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봤고, 2~3일 뒤에 다시 재계약 기준을 확정해서 노동조합에 통보하였다‘고 진술하였다(Z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13쪽). Z의 위 진술은 비록 통보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발언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강한 어조로 당연히 통보했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며, 노동조합과 재계약 기준에 관하여 재차 통보하는 과정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으며 앞서 본 L의 수사기관에서 진술과도 일치하는 점에서 신빙성이 있다.
D 인사부에서는 2014. 11. 27. ’인사제도 신설‘이라는 문건을 기안하였는데 그 문서에는 2015. 1. 1.자 시행되는 이 사건 규정을 신설하기 위해 2014. 11. 28.까지 이 사건 규정을 확정하고 2014. 12. 3.까지 노동조합에 통보하는 것으로 도입일정이 잡혀있다(증거기록 제2권 제226—228쪽). 노동조합과 실무적으로 협의해 온 D 인사팀이 통보일정까지 구체적으로 잡혀있음에도 노동조합 측에 이 사건 규정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앞서 본 여러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해볼 때 통상적으로 상정하기 어렵다.
설령 세부합의서 작성외에 이 사건 규정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는 별도의 형식적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규정은 제2조 이외에는 복무규정, 휴가규정, 계약직사원관리규정 등 기존 회사 내규 등을 준용하고 있는바(2021. 4. 16.자 참고자료로 제출된 [별지1] 수석부장 관리규정과 종전 규정의 비교 등 참조) 노동조합 측에서는 합의서 및 세부합의서에서 수석부장제도에 대해 동의할 당시부터 이 사건 규정의 내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세부합의서가 작성되기 까지의 사측의 이 사건 규정의 통보와 그 내용에 관한 인지 및 더 나아가 규정에 없던 세부적인 재계약기준까지 논의, 확정하는 등의 일련의 진행 경과 등을 모두 고려해볼 때 노동조합 위원장이던 G이 노사합의서 및 세부합의서에 서명, 날인함으로써 수석부장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이 사건 규정에 대하여도 동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인이 이 사건 규정의 제정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고 보는 이상,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위 제2의 가.항과 같다.
판단
위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화(재판장) 선의종 김범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