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4,905,50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14.부터 2022. 1. 1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2. 3. 2.경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신용회복2지점(캠코2지점), 경기지점(상록수지점)에서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추심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다가 2021. 4. 30.경 그만둔 사람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제소합의를 하였고, 이에 위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작성하여 준 서약서 제1항은 ”본인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 납부의 대상이 되는 개인사업자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귀사와 근로관계의 성립을 원치 않으며, 앞으로도 본인이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귀사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후술하는 바와 같이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이상,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사전에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이고(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위 부제소합의가 강행법규에 위반하는 이상 이 사건 소제기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합의는 효력이 없고 결국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0048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
갑 제1 내지 2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채권관리 및 추심이라는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된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을 추심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에게 업무수행내용 및 과정 등을 상세하게 보고하여 왔다. 피고는 업무에 관한 교육을 하고 회의 소집 및 전자메일 발송 등을 통하여 각종 지시 사항을 전달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각종 가이드라인을 전달, 제시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정한 업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거나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대외민원이 접수되면 채권배분량 차감 등의 불이익 조치를 하겠다고 하였고, 실적이 우수한 자에게 채권을 더 배정하고 부진한 자에게는 적게 배정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등으로 감독과 통제를 해왔다.
원고가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주된 사업에 해당하고, 피고는 외근 관리대장을 작성하는 등 원고를 관리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복장을 제한하는 공지를 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구체적․일반적 업무수행방법에 대한 지시․교육을 하고, 이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업무수행방식을 통제하였으며, 원고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신분증, 전산아이디 등을 제공하고, 채권회수업무와 관련된 업무비용을 별도로 지급하였다.
원고는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고, 계약상으로나 실제상으로나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주로 수행하여 왔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갱신되어 원고의 근로제공에 계속성이 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은 피고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근로계약의 내용을 작성하여 원고가 이에 서명날인만을 한 것으로 보이고 개개의 위임계약으로서 원고에게 계약내용을 개별적으로 수정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원고 등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그 액수에 있어 당사자 별․기간별로 차이가 있고,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그 지급이 결정되는 사정이 있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그 액수도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피고가 제정한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으며, 피고도 원고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나,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가 위임계약으로 설정되어 있는 이상 그 위임계약의 특성상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조치일 뿐만 아니라,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하였을 여지가 큰 사정들이어서, 이를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지표로 삼기에는 부적절하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채권의 범위
원고는, 피고가 근로기준법 및 관련 법령상의 법정 퇴직금 산정방법에 따라 원고의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퇴직 전 3개월인 2021. 2. 1.부터 2021. 4. 30.까지 사이에 지급받은 급여액을 위 기간의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 1일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퇴직금 42,174,66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가 퇴사 직전의 평균임금을 의도적으로 폭등시켰으므로, 2020. 5. 1.부터 2021. 4. 30.까지 사이에 지급한 급여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 24,291,402원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조(현행법 기준 제4조)의 평균임금을 정할 수는 없다는 것에는 문자 그대로 그 산정이 기술상 불가능한 경우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위 관계규정에 의하여 그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적당한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퇴직금제도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퇴직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그 지급하여야 할 금액의 산출기초가 되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월간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이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을 경우에도 이를 그대로 평균임금산정의 기초로 삼는다면, 이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려는 제도의 근본취지에 어긋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평균임금은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등 여러가지 급여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고 위 퇴직금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데 있으므로, 그 산정의 기준으로서의 평균임금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그 기본원리로 하여야 할 것인바, 근로기준법의 관계규정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근로자의 퇴직 직전의 기간이 그 통상의 생활임금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아 그 퇴직 직전 기간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퇴직금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평균임금의 산정기준에서 제외하여야 할 기간을 뺀 그 직전 3개월간의 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방식에 따라 산정한 금액 상당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8631 판결 등 참조).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2021. 4. 30.에 종료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20. 8. 1.부터 2020. 10. 31.까지의 임금이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로부터 실적에 따른 급여를 받아온 사실, ② 그런데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5년에는 월 평균 3,657,365원, 2016년에는 월 평균 2,578,001원, 2017년에는 월 평균 2,570,211원, 2018년에는 월 평균 2,236,601원, 2019년에는 월 평균 3,114,589원, 2020년에는 월 평균 2,220,329원을 받아오다 2021년에는 월 평균 3,296,146원으로 급여액이 변동되어 왔고, 특히 2020년에 비하여 2021년에 대폭 증액된 사실, ③ 더구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2020년과 2021년에 지급받은 내역은 2020. 1.에는 3,324,258원, 2020. 2.에는 2,940,011원, 2020. 3.에는 1,546,358원, 2020. 4.에는 780,260원, 2020. 5.에는 2,294,090원, 2020. 6.에는 2,076,660원, 2020. 7.에는 2,776,250원, 2020. 8.에는 3,715,720원, 2020. 9.에는 984,320원, 2020. 10.에는 3,901,190원, 2020. 11.에는 1,672,070원, 2020. 12.에는 632,770원, 2021. 1.에는 1,082,850원, 2021. 2.에는 1,595,950원, 2021. 3.에는 7,787,890원, 2021. 4.에는 1,591,300원, 2021. 5.에는 4,422,740원으로 퇴직금 산정에 산입되는 2021. 3.과 2021. 5.의 급여가 평소의 급여보다 많게는 10배가 넘기도 하는 등 종전보다 극히 이례적으로 많은 급여액을 받은 사실 등을 감안하면, 원고는 2021 2.경 퇴직을 결심하고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높이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퇴직 직전인 기간 동안에 자신의 실적을 집중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적용하면, 원고의 평균임금은 피고도 인정하는 계산 방식인 퇴직 전 1년 동안인 2020. 6.부터 2021. 5.까지 급여액 합계 32,239,710원을 4로 나눈 평균 3개월 간의 임금 8,059,927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하므로(그렇다고 하여 2021. 3.과 5.의 임금을 뺀 나머지 3개월간의 임금만으로 산정하면 원고의 월급여가 연 평균에 훨씬 못 미치게 된다), 원고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1일 평균임금은 90,560.9775원(= 8,059,927원 ÷ 89일, 소수점 이하 다섯 번째 자리 미만 버림)이고,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액수는 24,905,509원(= 1일 평균임금 90,560.9775원 × 30일 × 3,346일 ÷ 365일, 원 미만 버림)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4,905,50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1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 12.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희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