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18,098,93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12.부터, 원고 C에게 4,583,984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3. 23.부터, 원고 D에게 38,693,762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15.부터, 원고 E에게 4,384,813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23.부터, 원고 G에게 5,110,699원 및 그 중 2,801,374원에 대하여는 2019. 10. 22.부터, 2,309,325원에 대하여는 2021. 5. 23.부터, 원고 H에게 18,143,17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23.부터, 원고 I에게 32,344,07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23.부터 각 2022. 3. 16.까지는 연 6%,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6개월 단위로 기간을 정하여 재계약을 하는 방식 등으로 ‘위임직채권추심인 위임계약’를 체결하고 피고의 채권추심원 등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들의 근무기간, 근무부서, 담당 채권 등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퇴직금을 청구하고 있고, 피고는 원고들과 사이에 부제소 합의를 하였는바 이에 위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의 채권추심원 등으로 근무할 당시 ”본인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 납부의 대상이 되는 개인사업자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귀사와 근로관계의 성립을 원치 않으며, 앞으로도 본인이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귀사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
“는 내용이 기재된 각 서약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사전에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인데(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므로 위 부제소 특약은 효력이 없어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근로자인지 여부
갑 제4 내지 5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4, 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채권관리 및 추심이라는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된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본인의 채권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25일경 정기적으로 지급받았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을 추심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에게 업무수행내용 및 과정 등을 상세하게 보고하여 왔다. 피고는 업무에 관한 교육을 하고 회의 소집 및 전자메일 발송 등을 통하여 각종 지시 사항을 전달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종 가이드라인을 전달, 제시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정한 업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거나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대외민원이 접수되면 채권배분량 차감 등의 불이익 조치를 하겠다고 하였고, 실적이 우수한 자에게 채권을 더 배정하고 부진한 자에게는 적게 배정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등으로 감독과 통제를 해왔다.
원고들이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주된 사업에 해당하고, 피고는 외근 관리대장을 작성하는 등 원고들을 관리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의 복장을 제한하는 공지를 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구체적․일반적 업무수행방법에 대한 지시․교육을 하고, 이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업무수행방식을 통제하였으며, 원고들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신분증, 전산아이디 등을 제공하고, 채권회수업무와 관련된 업무비용을 별도로 지급하였다.
원고들은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고, 계약상으로나 실제상으로나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주로 수행하여 왔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갱신되어 원고들의 근로제공에 계속성이 있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은 피고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근로계약의 내용을 작성하여 원고들이 이에 서명날인만을 한 것으로 보이고 개개의 위임계약으로서 원고들에게 계약내용을 개별적으로 수정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 등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그 액수에 있어 당사자 별․기간별로 차이가 있고,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그 지급이 결정되는 사정이 있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그 액수도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은 피고가 제정한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4대 보험에 가 입되어 있지 않았으며, 피고도 원고들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나, 이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가 위임계약으로 설정되어 있는 이상 그 위임계약의 특성상 뒤따를 수밖에 없는 조치일 뿐만 아니라,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하였을 여지가 큰 사정들이어서, 이를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지표로 삼기에는 부적절하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 제27조 제2항 제2호, 제4항, 제9항에 의하면, 채권추심회사는 위임계약의 형식을 통하여 채권추심원을 모집할 수 있고, 채권추심원이 신용정보법 규정에 따라 추심업무를 수행하도록 감독 및 교육하여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추심가이드라인’을 정하여 금융회사 등이 채권추심 과정에서 준수하여야 하는 내부통제기준을 업무단계별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들에게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목표설정에서부터 채권추심업무의 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휘하고 관리․감독한 이상, 위 신용정보법 규정과 금융감독원 ‘채권추심가이드라인’을 들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피고는 대법원ᅠ2010.4.15.ᅠ선고ᅠ2009다99396ᅠ판결로 소속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인정된 이후 계약서의 양식과 내용을 변경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인정사실들과 최근 수년 동안 피고를 상대로 제기되었던 동종 사건들의 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계약서의 변경을 전후하여 원고들의 업무 수행 방식과 피고의 지휘․감독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달리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과 범위에 대한 판단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1년 이상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한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채권의 범위
앞서 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의 퇴직금 액수가 별지 퇴직금 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과 같이 원고 A은 18,098,931원, 원고 C는 4,583,984원, 원고 D은 38,693,762원, 원고 E은 4,384,813원, 원고 G은 5,110,699원, 원고 H은 8,593,774원, 원고 I은 32,344,079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퇴직금으로 위 각 돈 및 이에 대한 근무기간 말일로부터 14일째 되는 날의 다음날인 별지 퇴직금 산정표 “지연이자기산일”란 이후의 지연손해금을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D(M생), H(N생)는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면 최소한 ‘무기직 계약직’으로 볼 수 있을 것이어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에 따른 정년(만 60세)이 적용되는바, 위 원고들의 퇴직금은 정년퇴직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산정하여야 하는데, 원고 D의 정년퇴직 이후 부분(2021. 1. 1. ~ 2021. 5. 31)은 근무기간이 1년이 안 되므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고, 정년퇴직 이전 부분(2014. 3. 4. ~ 2020. 12. 31.)에 대하여 산정된 22,609,989원에 불과하며, 원고 H의 정년퇴직 이전 부분(2013. 8. 8. ~ 2018. 12. 31.)에 대하여 산정된 11,817,252원과 정년퇴직 이후 부분(2019. 1. 1. ~ 2021. 5. 8.)에 대하여 산정된 5,500,673원을 합한 17,317,925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 D, H은 위임계약을 체결한 개별사업자에 해당하여 근로자가 아니므로 위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다투는 이 사건에서, 피고가 위 원고들의 근무기간 동안 퇴직금의 발생을 고지하고 재계약을 체결하는 등 위 원고들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 주장과 같이 퇴직금을 정년이 적용될 수도 있었던 시점으로 나누어 산정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퇴직금으로 원고 A에게 18,098,93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12.부터, 원고 C에게 4,583,984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3. 23.부터, 원고 D에게 38,693,762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15.부터, 원고 E에게 4,384,813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23.부터, 원고 G에게 5,110,699원 및 그 중 2,801,374원에 대하여는 2019. 10. 22.부터, 2,309,325원에 대하여는 2021. 5. 23.부터, 원고 H에게 18,143,17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23.부터, 원고 I에게 32,344,07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23.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3.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희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