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6. 9. 선고 2021가합10379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적 사실관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19. 5. 23. 피고에 부장 직위로 입사하여 실무투자금융1실에서 근무하였고, 2019. 6. 10.부터 2020. 1. 31.까지 실물투자금융2실에서, 2020. 2. 1.부터 2020. 11. 15.까지 실물투자금융3실에서 근무하였으며, 2021. 4. 3. 퇴직하였다.

나.

피고의 실무투자금융3실에서 차장 직위로 근무하던 소외 C(이하 '신고인'이라고한다)는 2020. 10.말경 피고측에 '원고가 2020. 9. 22. 저녁 10시경 신고인의 동의 없이 입을 맞추어 성추행 하였다'는 취지로 조치를 요구하였다.

다.

이에 피고는 노무법인 D에 위 사건 관련 조사를 요청하였고, 노무법인 D 소속 노무사 E, F은 피고의 인력지원실이 작성한 원고 및 신고인의 면담 내용 보고서, 신고인 작성 사건경위서, 원고가 제출한 진술서 및 카카오톡 대화 내용, 지하철 이용 카드내역, 카드결제 내역 등의 자료를 조사하고 2020. 1. 18.부터 2020. 11. 25.까지 3회에 걸쳐 원고, 신고인, 피고의 직원인 소외 G 차장, 소외 H 대리를 대면조사한 뒤에 '피고가 신고인에게 행한 행위는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직장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2020. 12. 14.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징계 심의위원회를 열고, 원고에 대하여 위반행위를 '직장 내 성희롱 금지 위반', 근거법규 및 규정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 직장내 성희롱 및 괴롭힘 금지 지침 제7조', 징계근거를 '상벌규정 제20조, 성희롱지침 제19조'로 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마.

이에 대하여 원고는 재심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1. 1. 6. 원고에 대하여 다시 정직 2개월 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2020. 9. 22. 저녁 10시경 신고인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성추행을 한 사실이 없다. 신고인과 위 일시에 입을 맞춘 사실은 있으나 동의하에 한 것이므로 성추행이라고 할 수 없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부존재하여 무효이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3.

관련 법리 및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적시한 근거 법령 및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이다.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신고인은 피고의 전략인프라팀의 팀장과 팀원이었던 사실, 원고와 신고인은 2020. 9. 22. 퇴근한 후 신고인의 집근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 사실, 원고는 같은 날 22:00경 신고인과 함께 식당을 나와 샛강역 근처에서 신고인을 포옹하고 입을 맞춘 사실, 원고는 위와 같은 행위와 관련하여 신고인으로부터 명시적인 동의를 받은바 없는 사실, 이후 신고인은 2020. 10. 중순경 소속 부서 실장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알리고 2020. 10.말경 경위서를 작성하여 전달하며 피고에 원고에 대한 조치를 요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신고인은 처음 피고에 위와 같은 사실을 알린 시점 이후부터 일관되게 원고가 신고인의 동의 없이 입을 맞추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위와 같은 신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된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② 원고는 피고의 의뢰로 이루어진 노무법인의 조사 당시에 '(신고인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포옹과 키스를 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여 신고인에 대한 입맞춤을 시작한 사람이 원고라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는 위 조사과정에서 '신고인이 먼저 팔짱을 꼈다'거나 '신고인이 원고를 측은하게 쳐다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가사 신고인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이를 원고의 신체접촉에 대한 묵시적인 승낙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원고나 신고인의 직장동료인 소외 G는 원고와 신고인의 관계와 관련하여 '신고인과 원고가 친한 사이라고 생각했지만 신고인이 이성적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원고와 신고인의 사이가 매우 좋았으나 이 사건 발생일(2020. 9. 22.)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은 시점인 추석 연휴(2020. 9. 30.부터 2020. 10. 2.까지) 이후부터 신고인이원고를 험담하며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신고인의 동의 없이 입을 맞추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갑 제2, 3,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위 인정을 뒤집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에 신고인이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 없다.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원고와 신고인의 관계, 위와 같은 행위가 이루어진 장 소와 상황, 행위의 내용과 정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의 직장 내 성희롱 및 피고의 상벌규정 제20조 제1호의 '부정한 행위', 혹은 '성희롱 등으로 품위를 손상하거나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 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업무와 관련하여 신고인의 동의 없이 입맞춤을 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하였는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그 행위의 내용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의 상벌규정은 징계 대상 행위로 '부정한 행위','성희롱 등으로 품위를 손상하거나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고, 징계양정기준에는 '준수의무 위반' 행위에 대하여 비위의 도가 심하고 중과실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정직 내지 경감봉'의 징계를, '인격도야의무위반' 행위에 대해서 비위의 도가 심하고 중과실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직 내지 중감봉'의 징계를 각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위 징계양정기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원고의 비위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어 과중하다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거나,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규(재판장) 이용희 박현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