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반소에 대한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 및 이와 선택적 관계에 있는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그 중 6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에서, 원고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의 본소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주위적으로 근로자임을 전제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반소청구를 하고, 예비적으로 근로자가 아님을 전제로 미지급 보수의 반소청구를 하였다. 제1심법원은 그중 미지급 보수에 대한 반소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반소청구와 본소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만이 본소청구 기각 및 반소청구 인용 부분에 대해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한편 병합의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항소심에서의 심판 범위도 그러한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하는바, 위 임금과 보수의 각 반소청구는 실질적으로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제1심법원이 인용한 보수의 반소청구에 대하여 원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위 두 청구 모두 심판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다96868 판결 참조).
그렇다면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위와 같이 기각된 본소청구(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와 일부 인용된 반소청구(미지급 보수청구) 및 이와 선택적 관계에 있는 반소청구(미지급 임금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기초사실
운송업에 종사하였던 피고는, 2018. 2.경 당시 신용불량자라 자신의 명의로는 회사를 운영할 수 없다고 하면서, 동종 업계 종사자로 알고 지내던 사이인 D, I에게 운송회사 설립에 관한 투자를 제안하였다.
이에 D이 2,000만 원, I이 3,000만 원을 투자하여 2018. 3. 9. 복합운송 주선업,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원고가 설립되었다(이하 ‘D, I’을 통칭할 때는 ‘D 등’이라고 한다).
피고는 원고 설립 당시부터 비록 이사는 아니었으나 사장(CEO)으로 근무하면서 제반 영업행위 등 원고의 경영업무를 하였고, D 등은 아래와 같이 관계자를 통하여 원고의 경리 및 회계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의 보수는 D 등을 통하여 월 5,000,000원으로 정해졌고,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
원고 설립 당시는 D이 40%, I이 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9. 3.경 이후 I이 탈퇴하여 D이 사실상 원고의 지분 전체를 보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I의 매형인 C이 원고 설립 당시부터 사내이사로서 경리 및 회계업무를 담당하였고, 2019. 4.경 C이 퇴사를 하자 그 무렵부터 D이 운영하는 운송회사인 ㈜J의 직원(상무)인 K가 원고의 경리 및 회계업무를 담당하였다.
I의 조카로 C의 아들인 E가 설립 시부터 2019. 3. 25.까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으나 출근을 하지도 보수를 받지도 아니하였고, 이후 D의 배우자인 F이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피고가 2018년 원고 회사를 운영한 결과 3곳의 미국 거래처에서 1억 원에 가까운 운송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하자, C과 피고는 D 등을 통하여 원고에 대한 의사표시를 할 목적으로 아래 확인서(을 제12호증, 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이를 D 등에게 제시․교부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확인서 제1항에 따라 별지 ‘보수 지급 내역표’ 기재와 같이 피고에 대한 보수 합계 19,652,910원의 지급을 유보하였다.
피고는 2019. 12. 10.경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9호증, 갑 제10호증의 1, 5, 을 제1, 8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I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다만 당심에서 청구취지가 감축되어 취하된 2,247,000원 청구 부분 제외).
임금 혹은 보수에 관한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혹은 미지급 보수로서 19,652,910원 및 이에 대한 2020. 1. 1.이후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월 5,000,000원의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고 2018. 3. 18.경부터 2019. 12. 10.경까지 원고의 근로자로 재직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건 확인서상 약정을 이유로 합계 19,652,910원의 임금의 지급을 유보하여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확인서 제3항의 지급조건이 충족되었으므로, 원고는 유보했던 임금을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설령 위 지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를 2019년 12월경 내쫓음으로서 피고의 조건부 권리를 침해하였는바, 이는 민법 제148조에 반하는 행위로서 민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피고가 조건의 성취를 주장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유보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월 5,000,000원의 보수를 지급받기로 하고 원고 회사에서 일한 것이고, 이 사건 확인서상의 지급조건이 충족되었거나 조건성취 방해로 조건성취를 주장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지급을 유예한 보수를 지급하여야 한다.
이 사건 확인서 제1항에 의하면 원고는 2019년 말까지 임금 혹은 보수의 지급을 유보할 수 있으므로, 그 다음날인 2020. 1. 1. 이후의 지연손해금이 가산되어야 한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하여
우선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0호증의 1, 5, 을 제9호증 내지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의 사장(CEO)으로 근무하면서 D 등의 지시를 받아 자금집행 등 일부 업무를 처리하였고, D 등에게 월 1회 결산보고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오히려 갑 제2, 3, 6, 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11, 을 제1, 11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의 사장(CEO)이라는 직위에서 회계 업무를 제외한 경영 업무를 담당하였고, 직접 원고의 직원들을 채용한 후 그들에 대해 업무지시를 하였으며, 출퇴근 시간에 구애받지도 않은 사실, 이에 반하여 D 등은 원고의 사무소에 상주하지 않은 사실, 피고는 2020. 2. 10.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및 퇴직금 체불을 이유로 D에 대한 진정을 하였으나 같은 해 3. 2.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사종결 처분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미지급 임금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미지급 보수 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확인서 제3항의 지급 조건 충족 여부
원고가 이 사건 확인서 제1항에 따라 피고에 대한 보수 중 합계 19,652,910원의 지급을 유보한 사실, 이 사건 확약서 제3항에서 위 유보금은 “2018년 손실금을 보충한후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을 넘었을 때 지급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경우 유보금은 수익(회계)처리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을 제16호증의 기재등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확약서 제3항에서 정한 지급조건을 충족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1,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위 지급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지급조건 충족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에 대해 작성된 손익계산서에 의할 때 원고는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기 직전인 2018. 12. 31. 당시 3,873,653원의, 피고가 퇴사한 직후인 2019. 12.31. 당시 38,417,739원의, 2020. 12. 31. 당시 174,566,624원의 각 당기순이익을 얻었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 제3항의 요건(원고의 2019년 연말 가결산 검토 후 2018년 손실금을 보충한 후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 충족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확인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경영 결과 2018년 발생한 1억 원에 가까운 미국 거래처 운송대금 미회수분(피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7천만 원 정도)과 관련하여 작성한 것이고, 이 사건 확인서 제3항의 2018년 손실금 부분이 위 2018년 운송대금 미회수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당심 증인 I은, D 등이 위 2018년 미국 거래처 운송대금 미회수분의 손실로 자본이 잠식되어 원고 회사를 폐 업하는 게 어떠냐고 하자, 피고와 C이 원고 회사의 계속 운영을 원하며 자구책으로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여 온 것이라고 증언하였는데, 이 사건 확인서 모두와 제1, 3, 4항의 기재내용이 이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상으로 자본잠식은 아니었고 2018년에도 3,873,653원의 당기순이익이 있기는 하였지만(2018. 12. 31. 기준 자본총계가 53,873,653원임), 운송대금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1억 원에 가까운 미국거래처 미회수분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자본잠식과 같이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 모두 부분에 “2018년 결산서 검토결과 자본금 잠식 및 부실채권의 증가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 아래와 같은 절감방안을 시행키로 하며”라고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위 2018년 미국거래처 운송대금 미회수분은 2019년 말까지 회수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그 후까지도 회수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원고의 세무회계를 담당한 세무법인 L은, 2018년의 미국 거래서 3곳의 운송대금 미회수분(외상매출금) 합계 96,856,610원에 대하여 2020. 12. 31. 기준 손익계산서에 대손상각비로 계상하였다고 확인해주고 있는데, 이는 중소기업의 외상매출금에 대하여 회수기일이 2년 이상 지나야 손금산입이 가능하다는 법인세법 제19조의2,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제9의2호에 따른 것에 해당한다. 피고가 위 2018년 미국 거래서 3곳의 운송대금 미회수분 합계 96,856,610원을 회수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위 96,856,610원(피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7천만 원 정도)이 이 사건 확인서 제 3항에서 정한 2019년 말까지 회수가 완료되지 않았음은, 원고의 2019년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이 38,417,739원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서도 계산상 명백하다], ⑤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게 약정 보수를 전액 지급한 것처럼 2019년 재무상태표를 작성(사업소득급여 70,703,320원)하였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상 조건이 충족된 것이라는 취지로 지적하나, 이 사건 확인서 제1항에서 피고에 책정된 급여금액 500만 원은 정상적으로 소득신고한다고 정하고 있고, 위 사업소득급여가 위 2018년 미국 거래처 운송대금의 회수와 직결된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다시, 원고가 미국으로 보내는 화물은 D이 운영하는 ㈜J의 운송을 이용하게 되므로 원고의 미국 매출이 증가하면 ㈜J도 매출 증가에 따른 이익을 얻는 구조인데, 위 2018년 미국 거래처 운송대금 미회수분으로 악화되었던 ㈜J의 신용결제가 정상화되면 유보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한 것이고, 2019. 8.경 이후 ㈜J의 신용결제가 정상화되었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상 지급조건이 충족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당심에 이르러서야 제기된 주장으로, 피고 주장과 같이 ㈜J의 신용결제 정상화가 이 사건 확인서상 제3항의 지급조건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주장은 이 사건 확약서의 문언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당심 증인 I은 ㈜J는 이 사건 확인서의 지급조건과 관련이 없다고 증언하였다],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조건 성취 방해로 인한 지급 조건의 충족 여부
이 사건 확인서 제3항에서 2019년 연말 가결산 때까지 2018년 손실금을 보충한 후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을 넘었을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데, 2019년 연말을 불과 약 20일 앞둔 2019. 12. 10.경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것을 들어 원고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고, 2018년 손실금에 해당하는 96,856,610원의 외상채권이 2년 이상 회수되지 아니하여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2020년 손익계산서에 대손상각비로 계상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민법 제150조 제1항에 따른 조건성취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미지급 보수 청구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본소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판결 중 반소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에 관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피고의 반소청구 및 이와 선택적 관계에 있는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최수진 고종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