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5. 6. 2. 피고와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공사채권 C 소속으로 피고가 수임한 국민행복기금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17. 2. 28.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청구취지 기재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된 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이 사건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
원고는 피고가 미리 작성한 위임계약서에 서명날인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별지 ‘위임계약서’ 기재와 같다(‘위임계약서’는 피고가 2015. 7.경까지 사용한 계약서 양식이고,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서’는 피고가 2015. 8.경부터 사용한 계약서 양식이다. 이하 ‘갑’, ‘위임인’은 피고를, ‘을’, ‘수임인’은 원고를 지칭한다).
원고는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소속 채권추심회사인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다른 채권추심회사의 채권추심업무는 할 수 없다.
이 사건 위임계약은 통상 6개월 단위로 체결되었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반복적으로 갱신되었다.
원고의 채권추심업무 수행방식 및 보수 지급 방식 등
피고는 2014. 3.경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공사채권, 희망모아채권, 국민행복기금채권에 대하여 계약기간을 2014. 3. 6.부터 2017. 2. 28.까지로 하여 ‘채권관리 사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피고는 공사채권과 희망모아채권에 대하여는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계약이 연장되었으나, 국민행복기금채권에 대하여는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계약도 연장되지 않았다.
원고는 국민행복기금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는 공사채권 C(피고의 본사에 위치해 있다)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국민행복기금채권의 추심업무를 배정받아 이를 수행하였다가 2017. 2. 28. 퇴사하였다.
국민행복기금채권을 담당하는 팀에는 피고의 정규직원이 2명 정도 있다.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피고로부터 컴퓨터, 책상, 의자, 전화기 등의 집기와 피고의 전산망 중 채권추심업무시스템인 ‘D’의 아이디를 제공받아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통상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피고 본사 내 공사채권 C 사무실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추심업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우편발송요금, 등기부등본 및 주민등록초본 등 각종 서류 발급 비용을 15만 원의 한도에서 부담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고정급 또는 기본급을 받지 않고 매월 정해진 날짜에 채권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위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에 대한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신고를 하거나 그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의 정규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피고의 관리, 감독 등
피고의 공사채권 E은 2015. 3.경 희망모아채권의 추심 실적 향상 방안 등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는데, 위 보고서에는 주차별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시책금을 지급하며, 목표에 미달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연장근무 등을 명하거나 실적을 특별 관리하자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국민행복기금채권을 담당한 공사채권 F은 2015. 12.경부터 2016. 2.경까지 같은 파트 채권추심원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업무를 독려하거나 연장근무 또는 주말근무를 지시한 바 있고, 피고의 직원인 공사채권 G은 그 무렵 같은 팀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를 독려하는 지시를 한 바 있다. 피고 회사 내에서 채권추심원들의 영업 현황을 관리하고 독려해 왔다는 정황이 인정된다.
피고는 희망모아채권의 경우 회수금 액수나 약정목표 달성률에 따라 수수료 지급율을 다르게 적용하였고, 채무자들로부터의 변제 약정 건수 및 회수금액에 따라 순위를 매겨 특정 순위까지는 시책금을 지급해 왔으며, 캠페인 실시 기간을 설정하여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시책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실적 현황을 취합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일보형태로 제공해 왔고,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목표 회수율과 목표 약정률을 부여하면 이를 채권추심원들에게 공지하였다.
피고는 채권 종류별로 팀을 구성하고, 팀 아래에 수 개의 파트를 두었다. 각 팀의 팀장들은 피고의 직원이었다. 한편, 파트장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채권추심원을 모집하거나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파사항을 파트원들에게 전달하는 등 파트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 등을 수행하였으며, 파트 실적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8 내지 11, 17, 18, 21 내지 26호증, 을 제1, 3, 8, 9, 12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 본사 내의 공사채권 1팀 소속으로 배치되어 피고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의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사용자로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내용과 구체적인 처리기준을 정하였으며 실적관리․평가를 하는 등 그들의 업무수행과정을 지휘․감독하였다.
비록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계약서가 위임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계약내용과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실제 운용형태를 보면 사실상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업무수행방법, 징계해고사유와 유사한 계약해지사유, 수수료 지급기준 등과 같이 취업규칙 등이 정하는 사항에 준하는 사항을 정하여 시행하고 있었으며 신원보증보험 가입의무도 부과하였다.
원고가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임이 분명하므로 피고로서는 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했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과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클 수밖에 없다. 피고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피고가 지급받는 수수료가 회수율에 따라 차등 지급되므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에 대한 지휘, 감독은 피고의 수익률과도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피고는 실제로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회수금 액수나 약정목표 달성률에 따라 수수료 지급률을 다르게 적용하여 수수료를 산정하여 지급하고, 채권회수실적에 따라 시책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피고가 제공한 사무집기, 컴퓨터, 전산망 등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채권추심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추심업무만을 수행하였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객을 유치하거나 추심업무의 양을 늘림으로써 수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없었다. 원고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그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와 피고의 위임계약은 보통 6개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갱신되어 사실상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보장되어 있었고, 원고는 근무 기간 동안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지만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지급되었고, 그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 지급률은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실적에 따라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가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든 증거들 중 일부는 원고의 소속 팀, 근무기간과 직접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하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에 대한 추심업무를 담당하는 채권추심원들은 모두 공사채권팀에 소속되어 공통적으로 마련된 업무처리방식과 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가 담당한 채권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각 팀마다 일정한 운영 재량이 있다고 해도 원칙적으로 본사의 지시사항은 이행되어야 하고 팀별 실적평가로 인해 팀마다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해 지휘․감독을 할 유인도 있었으며 달리 담당 채권의 내용이나 소속채권팀별로 업무 내용과 처리 방식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었음을 엿볼만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근로자로서 피고에게 2015. 6. 2.부터 2017. 2. 28.까지 1년 이상 근로를 제공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원고의 퇴직금 액수가 6,102,458원인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6,102,45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7. 3. 15.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1. 11.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최수진 고종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