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들 패소 부분을 각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A에게 585,000원, 원고 B, D, E(원고 5), F, G, H, K(원고
11), M에게 각 1,000,000원, 원고 C에게 200,000원, 원고 I에게 700,000원, 원고 J, L, N에게 각 975,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2018. 6.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 P 주식회사(이하 ‘피고 P’이라 한다)는 관계 법령에 따라 건설업 등록을 한 법인이고, 피고 O은 등록 없이 건설업을 영위하는 개인건설사업자이며, 원고들은 일용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피고 P은 Q 주식회사로부터 화성시 R 지상 주상복합주택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를 하수급하여 그중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무등록 건설사업자인 S에게 재하도급하였고, S은 그중 철근콘크리트 비계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T에게 재재하도급하였다.
T가 2018. 3. 말경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자, S은 피고 O에게 T가 진행하던 이 사건 공사를 대신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 O은 평당 단가에 관한 합의 없이 실비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위 요청을 수락한 뒤 U을 불러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근반장으로 일하도록 하였으며, U을 통해 원고들을 2018. 4. 25.부터 2018. 6. 11.까지 일용으로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
원고들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2018. 6. 1.부터 2018. 6. 11.까지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 현재까지 원고 A는 585,000원, 원고 B, D, E(원고 5), F, G, H, K(원고 11), M는 각 1,000,000원, 원고 C은 200,000원, 원고 I는 700,000원, 원고 J, L, N은 각 975,000원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 O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 28명을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고용하였음에도 당사자 사이에 임금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내용을 공소사실로 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의정부지방법원 2019고단5352호(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로 기소되어 2021. 10. 27.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23. 10. 23.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 내지 10, 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O은 원고들의 사용자로서, 피고 P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서 정한 직상 수급인으로서 연대하여 미지급 임금으로 원고 A에게 585,000원, 원고 B, D, E(원고 5), F, G, H, K(원고 11), M에게 각 1,000,000원, 원고 C에게 200,000원, 원고 I에게 700,000원, 원고 J, L, N에게 각 975,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원고들은 위 임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퇴직일이 2018. 6. 10.임을 전제로 그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18. 6. 25.부터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이 2018. 6. 10.이 아닌 2018. 6. 11.까지 근로를 제공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아 퇴직일은 2018. 6. 11.로 봄이 타당하므로, 위 미지급 임금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은 2018. 6. 11.부터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정한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18. 6. 26.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위 각 해당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2018. 6.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O의 주장에 관한 판단
사업주가 아니라는 주장
피고 O은, 애당초 자신이 S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재재하수급하는 것에 관하여 S과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들에 대한 지시·감독을 한 바도 없으므로, 자신은 근로기준법상 사업주가 아니어서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8. 18. 선고 2019다252004 판결 등 참조).
민사재판에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2다29763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피고 O이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O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P이 피고 O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 노임을 지급하였고, 피고 O이 직접 원고들의 임금 명목으로 원고 A에게 금원을 지급한 적이 있다.
S은 피고 O과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을 협의하고 피고 O에게 일을 맡겼으므로, 비록 계약금액에 관한 분명한 합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 O이 실비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던 이상, 피고 O은 S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수급 받아 진행한 자로서 이 사건 공사에 근로를 제공한 원고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사업주에 해당한다.
피고 O은 U이 원고들을 고용하여 작업을 시킨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S과 U 사이에 이 사건 공사의 계약조건에 관한 합의나 이를 위한 협상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U은 원고가 철근반장으로 고용한 사람에 불과하므로, 비록 원고들이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U의 지시·감독을 받았다 하더라도 U을 원고들의 사업주 또는 사용자라고 할 수 없다.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피고 O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원고들을 고용한 사용자인 사실이 인정되었다.
S의 채무라는 주장
피고 O은, 피고 P이 S에게 공사대금으로 11억 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였고, 이 돈에는 원고들에게 지급할 인건비도 모두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러한 사유로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인건비는 S이 책임지기로 합의되었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는 자신이 아닌 S이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P과 S이 2018. 10. 14. 철근콘크리트 공사에 관한 정산을 하면서 미불금 발생 시 S이 책임지기로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피고 P과 S 사이의 정산합의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합의만으로 피고 O의 원고들에 대한 채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O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일부 변제 주장
피고 O은, 2018. 11. 23. 원고 A에게 3,000,000원을 변제하였으므로, 위 변제금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O이 2018. 11. 23. 원고 A에게 원고들의 임금 명목으로 3,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갑 제1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미지급 임금은 피고 O이 지급한 위 3,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돈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결국 피고 O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들 패소 부분을 각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하며, 피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황정수(재판장) 최승훈 최항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