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1. 8. 선고 2021노1166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E과 이 사건 회사, 주식회사 F(이하 ’이 사건 관계회사‘라 한다) 사이에 근로기간 2019. 4. 1.부터 2019. 12. 31.까지, 연봉 7,200만 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가 존재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이 사건 회사와 관계회사의 대표이사 이름 옆에 서명과 법인의 법인인감 날인이 있는 점, E은 2019. 4. 19. 피고인과 G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 확인을 받고 각각 서명을 받았다고 진술하는 등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G은 원심 법정에서 자신의 급여를 E에게 알려주고 E이 가져온 근로계약서에 날인하였다고 진술하여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피고인이 2019. 7.분 급여 결재 시 E의 급여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여 정정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2019. 7.분과 8.분 급여를 그대로 지급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진정하게 성립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E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와 관계회사를 사용인으로 하여 2019. 4. 1.부터 2019. 12. 31.까지의 연봉을 7,200만 원으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존재하는 사실, 피고인이 E의 급여 등 합계가 600만 원(기본급 570만 원, 식대 10만 원, 자가운전보조 20만 원)으로 기재된 이 사건 회사의 2019. 5.분부터 2019. 9.분까지 급상여대장이 첨부된 지출결의서에 서명하여 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E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는 다툴 만한 근거가 있으므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되고, 이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이 사건 회사와 관계회사의 대표이사(각 피고인과 G) 이름 옆에 서명이 되어 있고 각 회사의 법인인감이 날인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기억이 없고 위 근로계약서는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위 근로계약서가 피고인과 G에 의하여 진정하게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날인된 각 회사의 법인인감은 E이 보관하고 있던 인감으로 E이 직접 날인한 것이다. ② 피고인은 E과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진위, 연봉액 등에 관하여 다툼이 발생하여 개인적으로 필적감정을 의뢰하였는데, 피고인의 이름 옆 서명은 피고인의 자필 지출결의서 결재란 서명과 상이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③ G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같이 이 사건 회사가 사용자로 되어 있거나, 1년 이상 기간에 관한 근로계약서에는 서명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④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피고인과 G의 서명과 지출결의서상 서명 등의 동일성에 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감정/대조자료 부적합으로 필적 동일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⑤ 그 밖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피고인과 G의 서명이 피고인과 G이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자료는 없다.

2)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과 G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흔쾌히 서명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사용인은 이 사건 회사와 관계회사 모두로, 계약기간도 1년 이상의 장기간으로 되어 있으며, 임금도 매출 증진에 따라 2023년 최대 연봉 3억 원까지, 이후에도 전년도 매출 성장률에 따라 매년 인상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이는 다른 직원들의 근로계약서 등에 비추어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② 그런데 E이 입사할 당시 이 사건 회사나 관계회사는 세금과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당시 재무를 담당한 H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E의 자리를 알아봐 달라며 연봉 4,000만 원 정도를 이야기하여 용인하였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담당직원에게 E의 2019. 3.분 급여를 연봉 4,000만 원에 맞게 책정하라고 지시하였는데, 연봉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같았다면 반대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G도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금액이 너무 커서 서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진술하였다. ⑤ E은 연봉이 7,200만 원이었던 G의 후임이었으나, G은 이 사건 관계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었고, 업무 범위도 피고인보다 넓었던 것으로 보이며, E의 경력이나, 입사 경위에 비추어 피고인이 입사 당시 E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같은 이례적인 조건을 제시해야만 했던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3)

피고인은 급여에 관한 지출결의서 결재는 일상적인 업무로, E의 2019. 3.분 최초 급여에 관하여는 지출결의서에 첨부된 급상여대장을 확인하였으나, 이후에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다가 2019. 7.분 급여 결재 시 비로소 E의 급여가 잘못 기재된 것을 발견하여 정정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인은 2019. 9.초경 E에게 먼저 연봉액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편, 2019. 3.분 급여 지출결의서에 첨부된 급상여대장에는 E의 급여가 ‘기본급 3,233,333원 및 식대 100,000원 합계 3,333,333원’으로 기재되어 있었고, E은 2019. 7. 4. 위 금액을 기준으로 2019. 3.분 급여를 지급받았는데, 이에 관하여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E이 2019. 3.분 급여로 위 금액을 받기로 한 후 2019. 4.분부터 급여를 월 600만 원으로 변경․인상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

4)

G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자신의 연봉이 7,200만 원이라고 알려주었고, E이 실제 결정권한이 있는 피고인과 이야기가 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아닌 관계회사 명의로 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해 주었다.”라고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G이 서명해 주었다는 이 사건 관계회사 명의의 근로계약서(연봉액은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고, G은 위와 같은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후에도 피고인에게 보고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E이 이 사건 이전에 이 사건 회사와 관련된 안경 유통업 등과 관련된 경험이나 특별한 실적이 없었음에도, 피고인이 10년 이상 근무하고 이 사건 관계회사의 대표이사직에 오른 G과 동일한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이례적인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음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형권(재판장) 신동헌 김재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