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1. 10. 선고 2021노2313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은 E, G, H, F, I(이하 '이 사건 직원들'이라 한다)과 동업을 한 것일 뿐 이들을 고용하지 않았으므로,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겁거나(피고인), 가벼워서(검사)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은, ① 피고인이 사업 개시 전 G, F 등과 함께 사업을 준비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사업체 개설을 제안하고, 자금을 조달하여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업자등록을 한 것은 피고인으로, 이후 피고인이 대표로서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를 경영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사업 전반을 추진, 관리하였고, 직원들이 사업체 운영 등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었으나, 최종 결정권한은 피고인에게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직원들에게 주식과 수익을 배분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피고인의 일방적인 제안에 직원들이 동의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직원들이 피고인의 사업에 투자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④ 이 사건 직원들은 피고인과 작업 내용에 관계없이 매월 일정액의 급여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F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수익 배분과는 별개로 월 급여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점, ⑤ 이 사건 직원들의 업무 방식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으로 사무실에서 개인적인 작업을 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직원들이 해야 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대부분의 직원들은 피고인이 마련한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출퇴근 명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출퇴근 관리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⑦ 피고인이 임금체불 중이던 2020. 7. 내지 8.경 일부 직원들에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주기도 한 점, ⑧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직원들이 피고인과 동업관계에 있을 뿐 근로자가 아니라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직원들은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또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직원들은 피고인의 동업자가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①

피고인과 G은 대학교 선후배 관계이고, F은 G의 지인으로, 피고인, G, F은 함께 게임제작 작업을 하다가, 2020. 1.경 피고인의 주도 하에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하고 사무실을 임차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피고인을 대표자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피고인이 회사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조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F은 원심 법정에서 '회의에서 직원들이 의견을 낼 수 있었지만, 최종 결정 후 진행하는 것은 대표인 피고인이 했다'고 진술하였고, G은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를 맡고 피고인의 여자친구인 J이 사장을 맡기로 했다. 이 사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피고인과 피고인의 여자친구를 제외한 직원들의 직급은 모두 사원이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회사는 소규모 스타트업으로, 직원들이 업무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관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회사 운영에 대한 최종 결정권한을 가지고 회사의 사업 전반을 추진, 관리한 사람은 피고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은 2020. 7. ~ 8.경 F, G과 근로계약기간을 2020. 1. 2.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하여, 근무지와 근무시간, 담당 업무, 급여, 계약해지사유, 비밀유지의무, 손해배상책임 등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각 작성하였고, 일자 불상경 I과도 근로계약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위 근로계약서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에 대해 G은 당심 법정에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무시간과 급여는 피고인이 정하여 기재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위와 같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위에 대하여 'G이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호의로 작성해 주자 다른 사람들도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하여 작성해 주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G은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대출을 위해 재직증명서가 필요하다고 말하여 피고인이 재직증명서를 작성해 준 사실은 있으나, 근로계약서의 경우 피고인이 이렇게 해야 우리가 좋게 보인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먼저 작성해 주었다'고 진술한 점, 대출을 위해서라면 재직증명서나 급여명세서 등을 발급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고 근로계약서까지 작성하여 교부할 필요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위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고, 달리 위 근로계약서들이 단지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③

E, F, G, H는 2020. 12. 28.경, I은 2021. 1. 14.경 각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에 이 사건 임금체불과 관련하여 진정을 제기하였다. F은 원심 법정에서 진정을 제기한 경위에 대하여 '2020. 9.경 임금체불로 처음 신고를 했는데, 피고인과 그 당시까지 체불된 임금 1,800만 원을 2022. 1. 30. 전까지 지급받는다 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고 종결됐으나, 이후 이 사건 회사가 폐업을 하면서 임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진정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바, 그 경위가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워 믿을 만하다.

④

F은 원심 법정에서 '일반적으로 피고인이 작업해야 할 작업물을 전달하면 직원들이 작업해서 완성된 작품을 전달하였다'고 진술하였고, G은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게임제작에 필요한 물품들을 정하여 엑셀로 리스트를 만들어서 주었다', '피고인이 작업 목록을 정해서 주면 그에 따라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직원들이 노동청에서 진술한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에서 E은 아트디렉터, F은 영문 번역 및 방송 부서 지원, G, I은 콘텐츠 제작, H는 행정 업무를 각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직원들의 업무 분야를 정하고 업무 내용을 지정하여 주는 등 직원들의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⑤

이 사건 직원들 중 재택근무를 한 E을 제외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피고인이 마련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출퇴근 명부를 작성하여 출퇴근 관리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회사의 출퇴근 기록대장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 다소 유동적이기는 하였으나 대개 11시~12시경 출근하여 19~20시경 퇴근하였는데, 고정적인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 출퇴근 시간이 다소 유동적이고 고정적으로 주 5일 근무를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이 근로계약서에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비교적 자유롭게 근무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소규모의 게임개발 관련 스타트업이라는 이 사건 회사의 성격 및 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고, 이 사건 회사의 사업 규모와 당시의 사업 진행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출퇴근이 자유롭다는 사정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근무형태의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이 사건 회사 직원들의 비교적 자유로운 근무 형태는 피고인과 직원들 사이의 사전 협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직원들의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거나, 직원들이 피고인과 동업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⑥

이 사건 직원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거나,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반면, 게임 개발과 출시, 직원 채용 등 회사의 경영 전반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은 모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인 피고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⑦

피고인과 F, G, I 사이에 작성된 각 근로계약서에는 위 직원들이 피고인으로부터 매월 200만 원의 고정급을 지급받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그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 직원들은 길게는 1년 가량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단 한 차례도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는데, F, G의 각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회사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하여 급여 지급을 미루었던 것으로 보이고, 소규모 스타트업이라는 이 사건 회사의 성격상 직원들이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면서도 계속하여 근무한 것이 이례적이라거나, 동업관계에 있었다고 볼 사정이 될 수는 없다.

⑧

직원들의 근무장소와 근무시간을 고려할 때, 직원들이 피고인이 근무장소로 정한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에서 대개 하루 8시간 가량 근무하면서 회사 업무 외에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은 근로계약 기간 동안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면서 피고인에게 전속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⑨

피고인은 이 사건 직원들과 동업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과 이 사건 직원들 사이에 동업계약이라면 일반적으로 작성되는 지분을 명시한 동업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공동출자, 수익분배의 비율 및 방법 등 동업계약의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원들이 동업자로서의 의사결정권한이나 자본출자 없이 진행되는 이 사건 회사의 사업에 노무만을 무상으로 출자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특히 이 사건 회사의 설립 후 2개월 내지 9개월이 경과한 때부터 근무를 시작한 E, I, H의 경우 동업관계라는 주장을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⑩

이 사건 직원들은 '사원'이었을 뿐 이사 등의 직함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위 직원들이 이 사건 회사의 자금지출, 직원채용이나 임금지급 등에 관하여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이 사건 회사에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으며, 피고인이 위 직원들에게 회사 운영 수익을 분배해주거나 손해를 부담하게 하는 등 동업에 따른 정산을 한 적도 없다. 또한 피고인과 위 직원들이 동업관계였다면 이 사건 회사가 폐업할 당시 동업관계 종료에 따른 정산 절차를 거쳤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절차가 이루어진 바 없고, 오히려 G은 당심에서 "피고인이 폐업하자는 직원들의 제안을 듣고 '폐업을 하게 되면 너희들 월급을 줄 수 없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⑪

F과 G의 각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 설립 이후 F과 G에게 각 이 사건 회사의 주식 5% 및 수익의 일부를 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인 동업 관계라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구체적인 비율을 정한 수익분배 약정을 하였을 것인데, 사업 시작 전에 피고인과 F, G 사이의 협의를 통해 이러한 수익분배 약정이 체결되었던 것도 아니고, 피고인이 사업 시작 후에 일방적으로 정하여 통보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위와 같은 구두 약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과 F, G이 동업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는 피고인이 F, G에게 회사 설립 시부터 일한 데 대한 일종의 보상을 제시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미지급 임금 총액이 적지 않은 점,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계속하여 임금 지급을 약속하고도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G, I이 체당금으로 일부 임금을 각 지급받은 점, 피고인이 1회의 이종범죄로 인하여 벌금형을 받은 전과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며, 그 밖에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 형을 정하였다. 한편 원심판결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 변경이 없다.

위와 같은 여러 정상들과 피고인과 검사가 각 항소이유에서 언급한 사정들을 감안하고,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상훈(재판장) 송인우 송영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