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형식적으로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등기상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다고 할지라도,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은 대주주 J의 뜻에 따라 선임된 I, K, M 등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피고인은 실제 경영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피해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 조각사유가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책임조각사유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① 노노재팬 운동이 시작되거나 S이 취항하기 이전인 2019. 6.경부터 이미 이 사건 회사의 임금 체불이 본격화되었던 점, ② I이 사업 확장을 위해 이 사건 근로자들을 신규 채용하고, 고액의 급여를 약속함에 따라 체불 임금의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측면이 있으나, I이 이 사건 회사 경영에 관여하게 된 것은 피고인과의 경영권양수도계약에 따른 것이고, 그 경영권양수도계약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그 상황을 유지한 것 또한 피고인을 포함한 경영진의 책임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③ H, K 등의 경영진은 근로자들에게 투자 유치를 통해 체불임금을 지급할 것이니 기다려달라는 취지의 설명만 하다가 운항을 전면적으로 중단한 2019. 12.경에 이르러서야 직원들을 상대로 무급휴직 및 희망퇴직의 실시를 공지하였을 뿐, 임금이 최초로 체불되기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체불임금의 지급시기와 그 지급방법 등 회사 측의 구체적인 변제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그와 같은 사항들에 관하여 근로자들과 성실하게 협의를 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점, ④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20. 2.경 진정을 한 이후에도 체당금 외에는 체불임금이 지급된 사정이 없는 점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사회통념상 인정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성립 당시 법률상 대표이사의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② 피고인이 I에게 이 사건 회사의 경영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에 따라 위 회사에 30억 원을 투자한 J에게 피고인의 지분 일부를 양도하여, J 측이 5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어,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은 J 및 그의 의사에 따라 선임된 I, K 등에 의하여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나, 그럼에도 피고인은 27.13%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었고, 매주 주간회의에 참석하여 항공보안과 정비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I 또는 K의 요구에 따라 대외적으로 대표이사의 역할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역할을 수행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과 관련하여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는 인사 관련 서류에도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서명을 하였으며, 2019. 6. 17.경까지도 대마도 계약 건 및 이사회 구성과 관련하여 권한을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의 권한행사에 제한을 받는 정도였을 뿐 이 사건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되어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상황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달리 피고인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피고인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기일 내 지급하지 못한 책임을 조각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적지 않은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신규 채용이나 급여 인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못하였고, 임금 체불이 본격화되던 시기에 주도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 않았던 점, 노노재팬 운동, S의 취항 등회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부기장으로 채용되었던 근로자들은 회사의 비용으로 교육을 받아 기장의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보이고, 근로자 E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은 체당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부채를 보증하여 상당한 규모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그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이후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었다. 또한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언급한 사정들을 감안하고,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상훈(재판장) 송인우 송영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