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12. 22. 선고 2022가합106799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2021. 11. 4.자 각 가맹노동조합제적처분은 무효임을 확 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D단체(이하 'D단체'이라 한다) 산하 건설, 목재, 환경미화 등의 업종을 대상으로 하는 회원조합이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가맹된 건설부문 전국단위 노동조합들이다.

나.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건설 부문 노동조합들은 2020. 9. 17.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하였다.

다.

원고 A노동조합은 2021. 2.경 D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조직인 E노동조합, F노동조합(피고에서 정비된 바 있는 G노동조합의 조합원이었던 H이 결성) 등과 함께 I단체를 설립하였고, 그 조직을 이용하여 2021. 4. 16. 연합단체인 J노동조합을 설립하으나, J노동조합은 피고 소속 조합이 별도의 연합단체를 조직하였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2021. 5. 27. 해산신고를 하였다.

피고는 2021. 5. 28. 원고 A노동조합에게 '피고에서 정비된 조직과의 임의적 연대체(I단체) 구성'과 'K노동조합의 설립'이 건설조합원들의 권익과 피고의 조직적 방침에 전면적으로 반하는 행동임을 이유로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라.

원고 B노동조합의 경인지역 본부 소속 일부 조합원들은 위와 같이 조합원이 없는 사업장에서 단체협약비를 받지 않기로 서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근무 여부 또는 근무조합원 수와 무관하게 발전기금, 기부금 등의 명목으로 2020. 10.경 주식회사 L로부터 6개 공사현장에 관하여 합계 1,800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건설회사로부터 공사현장 당 300만 원 내외의 돈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피고의 조사로 위와 같은 단체협약비 수금행위가 밝혀지자, 2021. 7. 6. L에 1,800만 원을 반환하도록 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여 일부 가담자들에게 경고의 징계를 하였다.

마.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1. 10. 21. 및 2021. 10. 28.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의 심의를 위해 중앙위원회 회의에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보냈다.

1)

원고 A노동조합

2)

원고 B노동조합

바.

피고는 2021. 11. 4. 중앙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에 대한 징계에 관하여 심의를 한 후 같은 날 위 각 징계사유가 규약 제11조 1 내지 3호, 제52조, 상벌규정 제8조 1 내지 5호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여 원고들을 제명하는 내용의 징계를 결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결의'라 한다).

사.

피고의 규약과 상벌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12 내지 17, 20, 21, 22호증, 을 제4, 6, 14 내지 19, 41 내지 4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결의는 아래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있고,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처분으로서 모두 무효이다.

가.

절차상 하자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 및 징계 근거규정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징계사유에 관한 자료도 제시되지 않았는바, 이는 원고들의 방어권을 침해한 것이다. 또한 원고 A노동조합에 대하여 사후에 추가된 폭행 관련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중앙집행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징계결의가 이루어진 절차상 하자가 있다.

나.

실체상 하자

1)

원고 A노동조합이 I단체 등 별도의 연대체를 조직한 것이 피고의 규약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고, 이는 M노동조합의 불법 노동조합활동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연대체 조직을 이유로 징계를 하는 것은 근로자의 헌법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단결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고 원고 A노동조합은 2021. 10. 25.자 폭력사태의 피해자일 뿐이므로, 원고 A노동조합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징계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제명의 징계는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다.

2)

원고 B노동조합 경기본부가 2020. 12.경 건설현장에서 발전기금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원고 B노동조합이 그 경위를 파악하여 곧바로 발전기금을 반환토록 하고, 관련자를 징계하기도 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 A노동조합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설령 그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제명의 징계는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다.

3.

판단

가.

절차상 하자

1)

징계사유 및 근거규정이 특정되었는지 여부

가)

징계사유는 징계혐의대상자가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특정되면 충분하고, 그 특정의 정도는 당해 비위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될 정도로 적시하면 족하다(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두14380 판결, 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3339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① 피고가 원고 A노동조합에게 보낸 출석통지서에 징계사유로 '1. 피고에서 정비된 조직의 본부장들이 설립한 노동조합과 I단체를 구성하여 활동, 2. 피고에서 정비된 조직과 J노동조합설립, 3. 2021. 10. 25. 조직간 물리적인 충돌'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 B노동조합에게 보낸 출석통지서에 징계사유로 '1. 건설현장에서 인원 투입 없이 단협비(불법행위)를 받은 행위 관련, 2. 건설부문 대표자 서약서 사항 위반 및 피고 명예손상 관련'으로 기재되어 있어 징계처분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가 대략적으로 특정되어 있는 점, ②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에 앞서 2021. 5. 28. 원고 A노동조합에게 피고가 정비결의를 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설립한 조직과 연대체를 구성하여 활동하는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므로 원고 A노동조합은 사전에 피고가 문제삼고 있는 정비 조직과의 연대활동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 A노동조합에 대한 추가 징계사유인 물리적인 충돌행위에 대해서는 행위일시가 특정되어 있는 점, ④ 원고 B노동조합 역시 소속 지부의 단체협약비 수금행위에 대한 조사 · 피해회복조치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된 징계사유를 인지하고 있었던 점, ⑤ 원고들에 대한 출석통지서와 징계결의서에 징계의 근거규정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징계사유 및 근거규정이 원고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자료 제시와 관련한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상벌규정 제13조 2호는 징계에 회부된 가맹노조는 피고에 대하여 자료열람요구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원고들이 징계절차에서 피고에게 징계와 관련된 자료열람을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② 피고의 상벌규정 제13조 1호는 징계대상자의 방어권행사를 위하여 이의 진술 및 증인신청권을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원고들은 2021. 11. 4. 중앙위원회의 징계절차에 출석하여 이의 진술기회를 부여받아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증인신청을 하여 증인의 진술이 이루어지는 등 방어권을 행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징계자료를 제공받지 못하였다고 하여 원고들이 방어권을 행사함에 있어 불이익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원고 A노동조합의 추가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중앙집행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피고의 상벌규정 제12조 제1항이 피고의 가맹노조를 징계하고자 할 경우 중앙집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의기관에 상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4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1. 11. 4.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 A노동조합의 폭력행위 관련 징계사항을 포함하여 징계에 관한 심의를 거친 후 중앙위원회에서 이 사건 징계결의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 A노동조합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실체상 하자

1)

관련 법리

기본적으로 징계절차의 적법성 및 징계사유의 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은 징계처분을 하는 자에게 있고, 특히 그와 같은 징계처분이 구성원의 의사에 반하여 지위를 박탈하는 제명처분인 경우에는 징계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단체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는 것이거나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제명이 불가피한 경우 최종적인 수단으로만 허용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3다69942 판결,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1750 판결 등 참조), 그 징계절차의 적법성, 징계처분의 원인이 되는 징계원인 사실이나 그에 따른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입증의 정도에 관하여도 이를 보다 엄격하게 해석,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한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를 할 때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0831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원고 A노동조합

원고 A노동조합이 E노동조합, F노동조합 등과 함께 I단체라는 연대체를 구성하고, 그 조직을 이용하여 2021. 4. 16. J노동조합을 설립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1호증, 을 제3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 및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A노동조합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함을 인정할 수 없고, 설령 원고 A노동조합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 A노동조합에 대하여 제명처분을 하는 것은 피고의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 A노동조합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원고 A노동조합이 D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E노동조합, F노동조합 등과 함께 I단체 및 J노동조합을 설립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피고 규약이나 상벌규정에서 피고의 상급단체인 D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단체와의 연대활동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원고 A노동조합이 구성한 연대체가 'I단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그 구성원이 모두 피고의 상급 조직인 D단체 소속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거나, 그 조직을 결성한 사람이 과거에 피고에서 정비된 조직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연대활동이 피고 상벌규정에서 정한 내부분열 행위, 피고의 명예손상 행위 등 반조직적 행위 또는 다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②

피고가 2021. 5. 28. 원고 A노동조합에게 위와 같은 연대활동이 반조직적 행위에 해당한다며 연대체를 해체하고, 조직 이름에 D단체의 명칭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 A노동조합 등이 설립하였던 J노동조합은 그 이전인 2021. 5. 27. 해산신고를 하였고, 을 제8 내지 10호증 등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A노동조합이 F노동조합과 함께 조직적으로 D단체의 명칭을 사용하여 집회에 참여하는 등의 연대활동을 계속하여 위와 같은 피고의 위와 같은 지시 ·명령에 불복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을 제12, 28, 29, 40호증 등의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2021. 10. 25. 세종시 N동 소재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집단폭행사건현장에 원고 A노동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집단폭행사건과 관련한 형사사건에서 F노동조합의 조합원들 및 O연맹 M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처벌받았을 뿐 원고 A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은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대전지방법원 2022고단861 판결, 2022고약 2054 판결), 위 집단폭행사건 현장에 있었던 원고 A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하였는지 알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원고가 2021. 10. 25. 조직간 물리적인 충돌(폭력행위) 행위를 하여 2020. 9. 17.자 서약서 또는 피고의 규약을 위반하거나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설령 원고 A노동조합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 A노동조합이 2021. 4. 16. 연합단체인 J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가 한달 남짓 만인 2021. 5. 27. 해산신고를 한 점, 원고 A노동조합이 해산신고 이후에도 J노동조합의 일원으로서 조직적으로 연대활동을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제명처분은 가맹조합의 자격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으로 징계대상자가 회원조합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이 회원조합의 존속 및 목적 달성이라는 관점에서 도저히 용납이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러야 할 수 있는 징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A노동조합에게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징계양정의 측면에서 과도하다고 판단된다.

나)

원고 B노동조합

(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원고 B노동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이 2020. 9. 17.자 서약서를 어기고 조합원이 없는 사업장에서 단체협약비를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는 피고의 지시, 명령에 불복하여 피고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위로서 규약 제11조 제1, 2호에 위반되고, 상벌규정 제8조 제1 내지 4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2)

징계 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 20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 B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소속 지역본부장들에게 발전기금 등의 명목으로 공사현장에서 금품을 수령하지 말 것을 지속적으로 지시하여 왔고, 일부 지부 조합원들의 금원수령사실이 적발되자 가장 피해가 큰건설사에 대한 피해 회복 조치와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한 것으로 미루어 위와 같은 불법금원 수령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원고 B노동조합은 2016. 8. 25. 설립되어 피고의 가맹노조로 활동해왔고, 이 사건 이전에 피고로부터 다른 징계처분을 받은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제명처분은 가맹조합의 자격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으로 징계대상자가 회원조합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이 회원조합의 존속 및 목적 달성이라는 관점에서 도저히 용납이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러야 할 수 있는 징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A노동조합에게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징계양정의 측면에서 과도하여 징계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 B노동조합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