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 C]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동 건조물침입으로 인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정30
판결선고
2022. 7. 13.
범죄사실
피고인 C 및 공동피고인 A, B는 D노동조합 서울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간부들로 서울 E건물에서 일했던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면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F지청(이하 'F지청'이라 한다) 등지에서 관련 집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피고인 C와 공동피고인 A, B는 2021. 4. 15. 10:30경 노조원 등 20여명과 함께 서울 G에 있는 F지청 앞 노상에서 H그룹 측에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며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강제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같은 날 11:10경 노조원들과 함께 F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청사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중, F지청 소속 직원들이 시위대의 무단 침입을 막기 위해 정문 출입문을 시정하고 철재 보안셔터를 내리자, 피고인 C는 발로 그 보안셔터를 수회 걷어 차 보안셔터 하단바<1>의 중앙이 휘어지게 하는 등 F지청에서 사용하는 공용물인 보안셔터를 수리비 2,233,000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C의 법정진술
I, J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수사보고서(정문 보안셔터 보수견적서 등 첨부), 수사보고서(경비과 채증 영상에 대한 사진첩 첨부)
견적서(주간기준)
사진첩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C: 형법 제141조 제1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피고인 C: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 C: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무죄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들로 서울 E건물에서 일했던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면서 F지청 등지에서 관련 집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피고인들은 2021. 4. 15. 10:30경 노조원 등 20여명과 함께 서울 G에 있는 F지청 앞 노상에서 H그룹 측에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며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강제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던 중, 같은 날 11:10경 노조원들과 함께 F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청사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청사 정문 출입문 앞으로 이동한 다음 피고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미리 시정해 놓은 출입문과 철재 보안셔터를 잡고 강하게 흔드는 등 약 50분간 피해자 F지청장 및 시설 관리 직원들이 점유, 관리하는 청사 내 침입을 시도하였으나, 사전에 시설보호요청을 받고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관들에 의해 제지되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건조물인 F지청 청사 안으로 침입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판단
건조물침입죄는 관리자의 명시적, 묵시적 의사에 반하여 건조물에 들어가는 경우에 성립한다. 관공서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건물은 관리자의 명시적인 승낙이 없더라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고, 관리자가 건물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그 출입을 금지 또는 제한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개방된 건물에 출입하는 행위는 건조물침입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수사기관에 대하여 적절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하여 수사기관에 출입하는 행위는 이를 제한할 필요성이 명백히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허용되어야 할 것이고, 수사기관 청사 관리자의 의사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이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F지청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 행위가 청사관리자의 명시적, 묵시적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건조물침입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들에게 건조물침입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F지청은 각종 노동법 관련 민원을 접수하여 처리하고,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도 담당하는 행정청이다. F지청의 청사는 민원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고, F지청 소속 직원들은 평소 출입하는 민원인들의 인적 사항이나 출입목적 등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청사 관리자가 청사관리의 필요성을 이유로 근무시간 중 민원인들의 출입을 특별히 제한하지도 않았다.
한편 주식회사 K는 E건물의 자산관리 및 건물경영관리 업무를 100% 자회사인 주식회사 L(이하 'L'라 한다)에 위탁하였고, L는 그 중 청소 및 시설관리 업무를 주식회사 M(이하 'M'라 한다)에 수의계약형식으로 재 위탁하였고, 이러한 방식은 10년 이상 계속되었다. M에 고용된 청소근로자들이 2019. 10.경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N분회(이하 '분회'라고 한다)를 결성하였고, 그에 따라 M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 등이 체결되지 않고 있었는데, M는 2020. 11. 27.경 L와의 용역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이유로 청소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종료를 통보하였다(증 제26호). 그 후 L가 새로운 청소용역업체로 O 주식회사(이하 'O'이라 한다)를 선정하였으나, O은 기존 청소근로자들의 고용승계를 거절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사측이 노조파괴 의도를 가지고 청소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으로 판단하고, 2021. 1. 6. F지청에 L, M, O을 노동조합법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고소 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수사에 진척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2021. 3. 초순경에는 4명의 조합원이, 2021. 4. 초순경에도 4명의 조합원이 M로부터 2,000만 원을 받고 쟁의행위로부터 이탈하는 일까지 발생하자(증 제38, 39호),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1. 4. 13. F지청에 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증 제40호의 1). 위 면담 요구에 대하여 F지청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아니하자,<2> 피고인들은 2021. 4. 15. 10:00경부터 이 사건 노동조합 상근자들, 분회 소속 조합원들과 함께 F지청 정문 현관 앞 계단 밑에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였고, 이어 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F지청 현관을 통하여 1층으로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F지청의 시설보호요청을 받고 미리 출동한 경찰관들이 현관문을 막고 보안셔터를 내려 결국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였다.
피고인들은 지청장과의 면담을 통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하여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였고, 피고인들이 어떠한 범죄를 목적으로 청사에 출입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F지청의 업무가 방해되리라는 것이 명백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인들 및 함께 기자회견 장소에 있었던 조합원들이 점거농성이나 기물파괴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식량, 침구, 도구 등을 소지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F지청은 이 사건 노동조합 및 피고인들의 지청장 면담요구에 대하여 기자회견 전까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아니하였고, 기자회견에 이어 지청장의 면담을 요구받은 상황에서 면담인원 등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청장과의 면담을 허용하거나 지청장이 면담을 할 수 없는 경우 적어도 근로감독관 등과의 면담 등을 허용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조치를 하는 대신 사전에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하고 현관문을 잠그고 보안셔터를 내려 피고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청사 관리자의 이러한 출입제한조치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의문이다.
청사 관리자가 피고인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결과적으로 그 출입이 청사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는 결과가 되었다고 하여 폭넓게 건조물침입죄를 인정한다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유권과 국민의 법적 안정성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 있다.
피고인들과 조합원들이 출입문과 보안셔터를 잡고 강하게 흔들기는 하였으나, 이미 F지청 청사 관리자가 피고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하여 출입문을 잠그고 보안셔터를 내린 상태였으므로 위와 같은 행위는 출입제한조치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보일 뿐 침입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근수
각주1) 막대기 모양의 철재 구조물을 지칭한다.
각주2) 피고인 A은 아래와 같이 기자회견을 하는 사이에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지청장을 만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