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7. 22. 선고 2022나5154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8,179,280원 및 그 중 별지 표 ‘미지급 임금’란 기재 각 해당 금원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2022. 7. 22.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항소심은 당사자의 불복신청범위 내에서 제1심 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수 있을 뿐이므로, 설령 제1심 판결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판결을 불복당사자의 불이익으로 변경하는 것은 당사자가 신청한 불복의 한도를 넘어 제1심 판결의 당부를 판단하는 것이 되어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제1심 판결이 원고가 청구한 채권의 발생을 인정한 후 피고가 한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원고 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만이 항소한 경우에 항소심이 제1심과는 다르게 원고가 청구한 채권의 발생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것은 항소심의 심판범위를 벗어나 항소인인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제1심 판결을 변경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1205 판결,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20다272486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원고는 제1심에서 ① 8,179,280원 상당의 미지급임금 청구 및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위 미지급 임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으로 하고, ② 위자료로 3,000,000원의 지급을 구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원고가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주장한 미지급 임금채권 8,179,280원의 발생을 인정한 다음, 피고의원고에 대한 소송비용상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피고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미지 급 임금 청구 중 일부 금액만을 인용하고, 위자료 청구를 포함하여 나머지 청구를 기 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제1심 판결에 대해 원고만이 불복하여 자신의 패소 부분에 대해 항소하였으므로, 제1심에서 인정된 청구원인 채권 즉, 미지급 임금채권 8,179,280원의 발생 여부는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고,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피고의 상계항변과 원고의 위자료 청구의 당부로 한정된다.

2.

기초사실

가.

피고는 청소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서울 종로구 C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관리단대표위원회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위․수탁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위 건물의 청소용역 업무 등을 수행하여 왔다.

나.

원고는 피고와 2018. 5. 1. 이 사건 건물의 내부 및 외부 등의 청소, 분리수거 등의 업무에 관하여 근로계약기간을 2018. 5. 1.부터 2018. 12. 31.까지로, 임금을 매월 2,044,820원(= 기본급 1,994,820원 + 식대 50,000원)으로, 임금지급일을 익월 10일로 각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미화반장으로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8년 5월, 6월, 7월, 8월분 임금을 지급받았다.

라.

피고는 2018. 9. 6.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를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하였다.

1)

원고는 2018. 5.말경 여성 미화원 D에게 “젖살이 빠지지 않아 통통해서 이뻐보인다.”라고 말하여 D을 성희롱하였다.

2)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원고는 휴식을 위하여 이동하는 여성 미화원 E을 승강기에서 만나 E으로부터 E이 휴게실로 휴식을 취하러 간다는 말을 듣고 E에게 “나도 같이 쉬어도 되는데.”라고 성희롱을 하였다.

마.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위법․무효임을 이유로 위 징계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가합1965, 이하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고, 제1심 법원은 2019. 8. 23.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는 이유로 ’피고가 2018. 9. 6. 원고에게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는 위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서울고등법원 2019나2041813)은 2020. 9. 4. ‘이 사건 징계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것으로서 확인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회복할 지위나 신분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어서 그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소를 각하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항소심 판결은 2020. 9. 25. 확정되었다.

바.

한편,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신청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소송의 소송비용액확정사건(서울남부지방법원 2021카확10184)에서 2021. 4. 22. 원고가 피고에게 상환하여야 할 소송비용액이 8,070,882원으로 결정되었고, 위 결정은 2021. 5. 4.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5, 15,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신청한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카확10184 소송비용액확정 사건에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소송의 소송비용액이 8,070,882원으로 확정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소송비용액확정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권 또는 미지급 임금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를 얻어 상계하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만 위와 같은 상계가 허용되는 것인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상계항변이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를 얻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등 상계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소송비용액확정채무와의 상계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021. 8.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2면 참조). 따라서 피고의 위 상계항변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합계 8,179,280원 및 그 중 별지 표 ‘미지급임금’란 기재 각 해당 금원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2. 7. 22.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1)

원고

이 사건 징계해고는 피고가 원고를 피고의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위법한 해고로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3,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에서 적시한 바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있고, 설령 당시 원고에게 동료 여직원을 성희롱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은 피고의 취업규칙 제57조 제9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판단

1)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불이익처분 사유를내세우거나 만들어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불이익처분의 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불이익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불이익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불이익처분에 나아간 경우와 같이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불이익처분은 재량 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2)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한 사실,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는 이유로, 위 징계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제1심 판결이 선고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6, 7,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동료 여성 근로자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실제로 한 점, ②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소송의 항소심에서,『원고가 동료 여성 근로자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비록 당시 원고가 한 말의 정확한 내용이 다소 불분명하고 원고에게 성희롱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행위를 암시하는 것 같은 농담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는 말을 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은 직장 질서를 해치는 행위로서 피고의 취업규칙 제57조 제9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인격모독, 성희롱, 폭행, 구타, 가혹행위 등 근무분위기를 저해한 자)에 해당된다 할 것이며, 원고의 발언 내용과 여성인력을 많이 사용하는 피고 사업장의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평가할 수 없는 점,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피고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계약 갱신 여부는, 현장 인력의 수급 현황이나 근로자의 근무태도 등에 관한 현장소장의 의견을 존중하여 피고가 그 재량에 따라 결정하여 왔는데, 이 사건 건물의 현장소장인 F가 원고에 대해 근로계약을 갱신할 의사가 없었음을 분명히 진술하고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해고에 해당하는 사유라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계약 갱신을 거절할 사유로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할 만한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원고를 피고의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징계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하였다거나, 이 사건 징계해고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불법행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하기로 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고종영 장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