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1. 18. 선고 2022나5297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이 법원에서 추가된 청구를 포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 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 A은 2008. 3. 1., 원고 B은 2006. 8. 1. 각 피고에 고용되어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이다.<1>

나.

원고들은 1일 2교대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피고와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일정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2>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라.

피고는 2006년부터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으로 정하여 오다가, 2016. 3. 7.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주 36시간으로 단축하는 한편, 근로자들의 요청으로 사납금을 1일 10,000원 감액하였다. 2016년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②

운수사업법 및 교통법규위반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을 경우 처분 금액만큼 공제한다(상

마.

피고는 2017. 11. 14.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주 30시간으로 단축하는 한편, 기존 1일 10,000원 감액된 사납금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017년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별도로 기재하지 않은 항목은 2016년 임금협정과 동일하다).

바.

원고들은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피고에게 사납금을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임금산정내역표에 따른 금원 등을 임금으로 지급받았다.

사.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6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7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으로 단축시켰는데, 이는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음에도,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2017. 7.경부터 2019. 12.경까지의 근무와 관련하여서는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이, 2020. 1.경부터 2020. 12.경 근무와 관련하여서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이 각 적용되어야 하는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각 표 기재와 같이 위 각 정당한 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산정된 최저임금에서 원고들이 기 지급받은 비교대상임금을 공제한 최저임금 미지급액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위 정당한 최저임금에 기초하여 산정된 통상시급에 따른 야간근로수당과 원고들이 기 지급받은 야간근로수당의 차액인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2016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주 36시간으로 단축하고, 2017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주 30시간으로 재차 단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7년 소정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 사건 특례조항 등 강행법규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2017년 임금협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여 왔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②

이 사건 특례조항에 의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으로 산정할 경우 피고로서는 수익구조에 의한 경영상 어려움에 대비하여 1일 사납금 기준액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는 사납금 상승으로 인해 실제 수입이 오히려 감소할 것을 우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려에서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6년 임금협정 당시 노사 양측의 이익을 고려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주 36시간으로 단축하는 대신 사납금을 1일 10,000원 감액하였고, 2017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기존 감액된 사납금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주 30시간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③

서울 지역의 택시 기본요금이 2013. 10. 12.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종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되고, 할증요금의 변경거리와 시간이 144m당 100원에서 142m당 100원으로 변경되는 한편, 승차거부 완화를 위해 서울을 벗어나는 모든 지역에 대해 시지역 외 할증(이른바 시계외 할증) 20%를 적용하였고, 2015년경부터는 택시호출서비스가 보편화됨으로써 택시영업 형태가 기존 ‘순항배회형’에서 ‘순항배회형 + 호출형’으로 변화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대기 운행시간이 줄어드는 등 근무환경에 여러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사정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서울특별시가 E에 의뢰하여 2017. 3.경 작성된 ‘택시운송원가 분석 및 요금체계 개선 학술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서울 지역 법인택시 일평균 운송수입금은 2013년 대비 일평균 22,055원 증가하고, 일일 대당 운행시간은 평균 18시간 40분에서 평균 17시간 20분으로 1시간 20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④

피고는 2009. 7. 1.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후 약 6년 8개월이 경과한 2016. 3. 7. 2016년 임금협정을, 그로부터 다시 1년 1년 8개월이 경과한 2017. 11. 14. 2017년 임금협정을 각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는바, 피고가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과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고, 그 기간 동안 앞서 본 바와 같이 서울 지역의 택시요금이 인상되는 등 원고들의 택시운행형태나 근무여건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임금협정에서 정한 월정액급여 중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 임금에 적어도 기본급, 승무수당, 근속수당, 운행숙달보조금, 상여금이 포함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016년 임금협정에 따라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월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위 비교대상 임금의 합은 1,192,897원[= 기본급 735,639원 + 승무수당 305,711원 + 운행숙달보조금 20,000원 + 상여금(만근시기준) 131,547원]인데, 이를 그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월 172.22시간<3>)을 기준으로 시급을 환산하면 6,926원(= 1,192,897원 ÷ 172.22,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으로, 2016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6,030원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2017년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6,470원도 상회한다.

또한 2017년 임금협정에 따라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월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위 비교대상 임금의 합 역시 1,192,897원[= 기본급 735,639원 + 승무수당 305,711원 + 운행숙달보조금 20,000원 + 상여금(만근시 기준) 131,547원]인데, 이를 종전 근로시간인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월 155시간)<4>을 기준으로 시급을 환산하면 7,696원(= 1,192,897원 ÷ 155)으로, 2017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6,470원을 크게 상회하고, 피고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전의 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월 172.22 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을 환산하더라도 6,926원(= 1,192,897원 ÷ 172.22)으로 2017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6,470원을 상회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이 법원에서 추가된 청구를 포함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고종영 장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