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스포츠용구 제조 관련 중소기업의 건전한 발전과 조합원 상호간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C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이고, 원고는 2021. 10. 27.경부터 피고의 전무이사로 선임·등기되어 재직한 자이다.
피고는 2022. 7. 1.경 원고의 사무실 출입문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그날부터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으며, 근로복지공단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원고의 피보험자격 상실을 신고하면서 그 사유로 '경영상 필요 및 회사불황으로 인한 인원감축 등에 따른 퇴사(해고, 권고사직, 명예퇴직 포함)'를 기재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피고가 2022. 7. 1.경 원고를 업무에서 배제한 조치를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피고는 원고의 해임 안건을 결의하기 위해 2022. 9. 15. 임시총회를 개최하였고, 총 조합원 107명 중 과반인 84명(현장 출석 조합원 9명, 대리인 출석 1명, 서면결의서를 송부한 조합원 74명)이 출석하여 개회한 뒤 찬성 70표, 반대 11표, 기권 5표로 위 안건을 가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1, 12, 17 내지 23호증, 을 제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에 실질적으로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 해임은 총회 결의나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게 보장된 3년의 임기를 침해하여 이루어진 부당해고이므로 무효이다.
피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등기임원이므로 피고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고, 이 사건 해임은 원고와 피고 상호합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며 2022. 9. 15. 자 임시총회 결의로 추인되기까지 하였으므로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관련 법리
상법상 이사와 감사는 주주총회의 선임 결의를 거쳐 임명하고(상법 제382조 제1항, 제409조 제1항) 그 등기를 하여야 하며, 이사와 감사의 법정 권한은 위와 같이 적법하게 선임된 이사와 감사만이 행사할 수 있을 뿐이고 그러한 선임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다만 회사로부터 이사라는 직함을 형식적·명목적으로 부여받은 것에 불과한 자는 상법상 이사로서의 직무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매월 급여를 수령한 사실, 원고에 대하여 4대 보험이 가입되어 있었던 사실, 피고의 처무규정 및 인사규정에 따르면 원고와 같은 전무이사도 복무규정을 준수하여야 하며 인사규정에 의한 징계 대상이 되는 사실이 각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의 등기된 이사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외 원고가 피고에 종속되어 그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만을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으며,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13, 24, 25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D중앙회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는 등기된 전무이사로서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수행한 임원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① 원고는 지인의 소개로 피고에 재직하게 되었는데, 전무이사로 선임되기 약 2개월 전인 2021. 9. 1.경 먼저 피고와 사이에 전국체전 관련 현장 지원 인력 위촉 계약서를 작성하고 전국체전 관련 업무를 시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해당 계약서 제6조 제1항 제2호에는 "조합과 업무 지원인은 근로관계에 있지 않으며, 따라서 퇴직금은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후 원고는 별다른 근로계약서의 작성 없이 2021. 10. 27.경부터 전무이사로 선임되어 등기되었다(원고는 그 과정에서 새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C법은 제50조(임원) 제1항에서 "조합에는 임원으로 이사장 1명, 이사 5명 이상, 상근 이사 1명과 감사 2명 이하를 둔다. 이 경우 상근 이사의 명칭에 관하여는 정관으로 정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2022년 당시 피고의 정관(갑 제4호증)을 살펴보면 제40조(임원의 정수) 제1항에서 "조합의 임원으로 이사장 1인, 이사 5인 이상 10인 이내, 전무이사 1인과 감사 2인 이내를 둔다."라고 하여 위 C법상 상근 이사의 지위및 명칭을 전무이사로 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상근하는 전무이사였던 원고의 지위는 C법상 임원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피고의 직제규정(갑 제8호증)에 따르면, 전무이사는 이사장과 함께 다른 직원들에게 업무를 명할 수 있는 지위에 있고(제4조 중 "이사장 또는 전무이사의 명을 받았을 경우 전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수명사무를 처리한다."), 이사장 유고 시에 직무를 대리하게 된다. 즉, 전무이사는 이사장 바로 다음 직급으로서 다른 직원들에게 자율적으로 업무를 명할 수 있는 자이므로 피고의 지휘·감독하에 부여받은 업무만을 수행한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 역시 원고가 이 사건 해임과 관련하여 제기한 진정에 대해 "진정인은 일반 직원과 달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의 구속 정도도 약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회신하며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진정사건을 종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결론
이상과 같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들, 예컨대 근로기준법상 해고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거나 피고의 인사규정상 해고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주장 등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해임의 절차적 위법성 여부
원고는, (설령 본인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이 임원 해임에 필요한 적법한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피고의 정관에 위배되고 원고의 임기(3년)를 침해하여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2022년 당시 유효하였던 피고의 정관(갑 제4호증) 제29조(총회의 의결사항) 제1항 제8호에 따르면 임원의 해임에는 총회의 의결이 필요한 점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내지 7, 15, 16호증, 을 제9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정관 제33조 제2항에서는 "조합원은 의결권 또는 선거권을 출석하여 행사한다. 다만 출석이 불가능한 경우 제28조의 규정에 따라 미리 통지한 사항에 관한 의결권은 전자문서 또는 대리인을 통하여 행사할 수 있고 선거권은 대리인을 통하여 행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던 점, ② 2022. 9. 15. 자 임시총회는 총회일약 2주 전에 안건, 회의일시 및 장소를 기재한 서면('개최 안내')으로 적법하게 소집되었고,<1> 해당 서면에는 "정관 제33조에 따라 '서면(의결서)'를 팩스로 송부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던 점, ③ 2022년 중순경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가 완전히 소강되기 전으로 D중앙회의 지침에 따르더라도 서면의결서를 개회 성원과 의결에 활용할 수 있었던 점, ④ 피고는 이미 2016년경부터 정관 제33조 제2항 단서의 '전자문서'에 팩스가 포함된다는 해석하에 서면의결서를 활용해왔던 점, ⑤ 피고는 위 임시총회 당일까지 원고에게 해임에 대한 의견을 밝힐 기회도 주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해임은 2022. 9. 15. 자 임시총회를 통해 적법하게 추인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외 이 사건 해임에 절차적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볼 만한 별다른 근거나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진암(재판장) 김종완 신주영
1피고의 정관 제28조 제1항에 따르면 총회의 소집은 회의일의 7일 전에 회의의 목적사항과 회의일시 및 장소를 기재한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