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4. 3.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8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2023. 6.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047,5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의 가.항 기재 지연손해금에 2023. 6. 1.부터 소장 송달일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더하여 구하는 외에는 주문과 같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수질정화장치 설비 및 용역업, 무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2023. 2. 9. 아래와 같은 내용의 채용공고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고 한다).
원고는 위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지원을 한 후 면접을 거쳐 2023. 3. 27.부터 피고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다만 그 과정에서 서면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는 아니하였다(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피고는 2023. 4. 3. 원고에게 100만 원을 지급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하였고(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원고는 위 100만 원을 수령하면서 지출결의서에 자필 서명을 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3. 4. 6. 피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6. 2.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고, 피고의 해고는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2023. 7. 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30.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피고는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4. 9. 5. 기각판결을 받았고(서울행정법원 2024. 9. 5. 선고 2023구합81770 판결), 이에 피고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4누58519호).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7,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운전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사직을 권고하였고, 원고 또한 자신의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하여 그에 동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채용공고에는 ‘운전가능자’가 우대사항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 운전능력이 근로계약의 조건임을 나타내는 내용이 없는 데다가 원고는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어 그 우대사항에 해당되는 점, 위 채용공고에는 ‘무역업무 보조, 수출입관련업무, 문서작성, 통관서류관리’와 같은 서류업무가 채용예정자의 담당업무로 기재되어 있어서 원고가 피고 주장과 같이 ‘지방에 위치한 거래처를 운전하여 다닐 정도의 운전실력’이 있어야 업무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고 입사지원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채용공고에서 요구하는 업무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의 운전능력이 피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채용공고에 기재되어 있지도 아니하였던 요건의 부족을 이유로 근로계약 해지에 쉽게 동의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통보 당시 즉각적으로 피고에게 항의하거나 이의 제기를 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그 직후인 2023. 4. 4. 법무법인을 찾아가 부당해고구제신청 관련 사건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이러한 원고의 대응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통보를 피고의 해고의사로 받아들였을 뿐이고, 이와 달리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에 합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통보 이후 피고로부터 100만 원을 수령하기는 하였으나, 위 돈은 기존 근무에 대한 급여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상여금을 제외한 월 급여는 270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2023. 3. 27.부터 2023. 4. 3.까지 근무하였다), 근로에 대한 정당한 급여를 수령하였다는 사정이 근로계약 합의해지에 동의한 사정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정당한 사유에 기한 해고가 이루어지는 경우라도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예고수당을 수령할 수 있는 것인데, 원고가 단지 위와 같은 금액의 수령만을 조건으로 근로계약 종료에 동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가 서명한 지출결의서에도 돈을 수령한다는 취지의 기재만 존재할 뿐,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 합의한다는 취지의 기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통보 이후 지출결의서 내용에 대하여 문의하였을 뿐,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출근의사를 표명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에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통보 직후 구제신청을 함으로써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다투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이 사건 통보에도 불구하고 피고에게 명시적으로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점 역시 원고가 근로계약 해지에 합의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통보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통지한 것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구두로 이 사건 통보, 즉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을 뿐 그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하여 위법하다(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수습기간을 예정하고 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임금청구권의 발생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해고 다음날인 2023 4. 4.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가 피고 근로자로서 정상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청구권의 범위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는 그 기간 중에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였더라도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에 근로자가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있을 때에는 같은 법 제53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사용자에게 상환할 의무가 있는데,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수입은 근로제공의 의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위의 이익(이른바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46조는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당해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의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경우에도 위 휴업수당에 관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해고기간 중의 임금액 중 위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중간수입 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그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 범위에서만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3,600만 원 ~ 4,000만 원, 면접 후 결정’이라고 급여 연봉을 기재하여 이 사건 채용공고를 하였고, 면접을 거쳐 원고에 대한 연봉을 3,510만 원으로 정하여 채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원고는 2023. 6. 1.경부터 다른 직장에 취업하여 급여를 지급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고, 위 취업일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상당액의 70%를 초과하는 금액을 한도로 중간수입을 공제한 금액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위 기간에 대하여는 휴업수당 초과금액 전부인 월 877,500원(= 원고의 월 급여 2,925,000원<1> × 30%)을 공제한 2,047,500원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을 산정한다.
이와 같은 원고의 중간수입 공제를 반영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임금을 계산하면 그 구체적인 내역은 아래와 같다.
2023. 3. 27.부터 2023. 5. 31.까지의 임금 중 원고가 구하는 금액 : 4,850,000원(= 2,925,000원 × 2개월 – 기지급받은 1,000,000원)
2023. 6. 1.부터의 임금 : 월 2,047,500원(= 2,925,000원 - 877,500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3. 3. 27.부터 2023. 5. 31.까지의 미지급 임금으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4,8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3. 8.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임금의 경우 약정된 지급기일이 있다면 그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질 수 있으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약정된 지급기일에 관하여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으므로, 위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2023. 6. 1.부터 소장 송달일까지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023. 6.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임금 상당액인 월 2,047,5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소송비용 부담에 관하여는 원고 패소 부분이 근소한 점을 고려하여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를 적용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이진희 박창현
각주1) 연봉 3,510만 원을 월급여로 환산하면 월 2,925,000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