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1년에, 피고인 B을 징역 9월에, 피고인 C, D을 각 징역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B, D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 A, B에 대한 업무상횡령의 점은 각 무죄.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2832
판결선고
2025. 8. 13.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해자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E(이하 '피해회사')는 농수산물 수출입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F(일명 G, 2023. 11. 2. 사망)은 피해회사의 주주임과 동시에 2016. 12. 7.경부터 실제 퇴사 시점인 2021년 1월경까지 피해회사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피해회사의 전체적인 업무를 총괄한 사람이며, 피고인 A는 피해회사의 주주임과 동시에 2014. 4. 15.경부터 실제 퇴사 시점인 2021년 1월경까지 피해회사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피해회사의 인사, 회계, 총무 등의 업무를 총괄한 사람이고, 피고인 B은 피해회사의 전신인 주식회사 H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피해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이후 2020. 3. 23.경부터 실제 퇴사 시점인 2021년 1월경까지 피해회사의 사내이사 겸 주주로 피해회사에서 농산물 및 인삼류 구매, 해외 수출업무 전반을 총괄한 사람이며, 피고인 C은 피해회사에 2018. 4. 2. 입사한 후 실제퇴사 시점인 2021년 1월경까지 과일 및 신선 농산물 수출업무 등을 담당한 직원이고, 피고인 D은 2017년 2월경부터 실제 퇴사 시점인 2021년 1월경까지 피고인 B의 지시하에 해외영업 업무 등을 담당한 직원이었다.
F과 피고인 A, C, D의 전자기록등손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F과 피고인 A는 피해회사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인 I와 피해회사의 경영 내용 및 방향 등에 대하여 다툼이 발생하자 I와 피해회사를 배제한 채 피해회사를 퇴직하여 피해회사와 같은 업종, 동종 방식의 영업을 하는 경쟁업체인 주식회사 J(이하 'J')을 설립한 후 기존에 피해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피고인 B, C, D과 함께 J에 입사하여 근무하기로 하고 F과 피고인 A가 기존 피해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던 거래업체와의 연락처를 비롯한 각종 영업 관련 자료, 영업용 이메일 계정 등을 폐기 또는 삭제하기로 모의하였고, F이 이러한 폐기 또는 삭제 절차를 지시하거나 직접 실행하는 등 주도하고 피고인 A, C, D은 F의 지시 또는 주도에 따라 폐기 또는 삭제할 메일 계정, 파일 목록 등에 대한 설명 및 제공, 해당 파일이 들어 있는 메일 계정이나 외장 하드디스크, 업무용 컴퓨터, 업무용 휴대폰에 대한 접속을 도와주거나 직접 접속하여 그곳에 있는 파일 등을 폐기 또는 삭제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C, D은 F의 지시에 따라 F이 자신들의 메일 계정을 삭제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F에게 제공하고 F은 2021. 1.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관리자 계정으로 설정되어 있는 자신의 계정으로 접속하여 피고인 C, D, B과 직원 K, L가 피해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메일 계정 5개를 삭제하고, 자신의 메일 계정에도 접속하여 2021년 2월 이전에 받은 편지함과 2021. 1. 21. 이전에 보낸 편지함에 있는 메일들을 삭제하고,
F은 2021년 1월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자신의 하드디스크에 접속하여 '퇴사자모임' 폴더 안에 있는 파일들 및 각 직원들 폴더안에 있는 2020년 11월경 이후 작성된 파일들을 삭제하고,
피고인 A는 2021년 1월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자신의 메일 계정에 접속하여 2020. 12. 22. 이전에 받은 편지함과 2020. 7. 1. 이전에 보낸 편지함의 메일들을 삭제하고,
피고인 C, D은 2021년 1월경 서울 강서구 M건물 9층 N호에 있는 피해회사 서울 사무실에서 각자 사용하고 있는 업무용 컴퓨터에 접속하여 각자 컴퓨터에 저장되어있는 업무 관련 한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문서 파일들 및 동영상, 사진 폴더 안에 있는 파일들을 삭제하였다.
이로써 F과 피고인 A, C, D은 공모하여 피해회사의 전자기록을 손괴함과 동시에 위력으로 피해회사의 농수산물 수출입 영업업무를 방해하였다.
F과 피고인들의 업무상배임
F과 피고인 A, B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 사내이사로, 피고인 C, D은 피해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하였고, F과 피고인들 모두 피해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상법상 이사의 비밀준수의무 또는 경업금지의무, 근로계약상 비밀준수 의무 및 신의칙에 따라 피해회사의 영업상 주요 자산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아야 하고 적법하게 외부로 유출한 경우라도 퇴직 시에는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F과 피고인들은 이러한 업무상 임무에 위반하여 자신들이 피해회사에서 근무할 때 작성하였던 거래처 현황, 거래명세표 등 단가 관련 자료, 거래계약서 등 영업상 주요자산을 피해회사에서 반출하여 별도로 설립한 피해회사의 경쟁업체인 J의 영업을 위해 사용하기로 모의하였다.
F과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모의에 따라 2021년 1월부터 2021년 2월경까지 사이에 피해회사 서울 사무실에서, 피해회사의 거래처 현황 등 영업상 주요 자산인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자료 및 파일들을 자신들이 2021. 1. 12. 새로 설립한 J의 사무실인 서울 강서구 O건물, P호로 반출하고, 자신들은 2021년 1월경부터 2021년 2월경까지 사이에 모두 피해회사에서 사실상 또는 법률상 퇴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피해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고 J의 컴퓨터 등에 보관하면서 이를 활용하여 J의 영업활동을 하였다.
이로써 F과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그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위 영업상 주요자료의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회사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의 각 진술 기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I, Q의 각 진술 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R의 진술 기재
I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I, Q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고소장 및 각 고소대리인 의견서
각 메일 계정, 문서 로그, 폴더 화면, 상가월세계약서
영업상 주요자산 특정 목록 1부
디지털증거분석 결과보고서(순번 136)
각 수사보고서(순번 33, 102, 161, 162, 164, 179, 233, 239, 258, 259, 261, 262,264, 265, 309, 313, 317, 331, 356, 362, 365)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C, D: 각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1항(업무상 배임의 점), 제366조(전자기록등손괴의 점), 제314조 제1항(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점), 제30조
피고인 B: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1항(업무상 배임의 점), 제30조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피고인 A, C, D의 각 전자기록등손괴의 점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점 사이,<1> 형이 더 무거운 업무방해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피고인 A, C, D)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집행유예
피고인들 각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판시 제1의 가, 다항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해당 피고인들이 이메일 계정을 삭제한 것은 전자기록이 아니므로 죄가 되지 아니하고, 이메일을 삭제하였더라도 '참조'로 표시한 사람들에게 이메일이 전달되거나 피해회사에 '백업'본이 남아있으므로 그 효용을 해치거나 업무방해의 위험이 존재하지 않고, 그 고의도 없었다.
판시 제1의 나항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F은 외장 하드디스크에 접속하여 파일들을 삭제하지 않았다.
판시 제1의 라항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 C, D은 외장 하드디스크에 백업이 되는 상태에서 파일을 삭제하거나, 보고서에 사용된 참조용 파일을 삭제한 데 불과하므로 전자기록의 효용을 해치거나 업무방해의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
판시 제2항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자료 및 파일들은 공개된 것으로 쉽게 입수 가능하고 경제적 가치가 없어 영업상 주요자산이라고 할 수 없고, F과 피고인들은 피해회사 측과의 법적 분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를 가지고 나온 데 불과하여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판시 제1항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형법 제366조의 전자기록등손괴죄는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 기록을 손괴하여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며, '타인의 전자기록'이란 행위자 이외의 자가 기록으로서의 효용을 지배관리하고 있는 전자기록을 뜻한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5816 판결 참조).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에 성립한다(형법 제366조). 여기에서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는 물질적인 파괴행위로 물건 등을 본래의 목적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경우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물건 등의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효용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9219 판결 참조).
재물손괴의 고의는 미필적인 것으로 충분하고, 이는 결과의 발생이 불확실한 경우 즉, 행위자에 있어서 그 결과 발생에 대한 확실한 예견은 없으나 그 가능성은 인정하는 것이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774 판결 참조).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고, 여기에서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유형·무형의 세력으로서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이 포함되며, 그러한 위력은 반드시 업무에 종사 중인 사람에게 직접 가 해지는 것이 아니더라도 일정한 물적 상태를 만들어 그 결과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롭고 정상적인 업무수행 활동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 참조).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며, 업무를 '방해한다'함은 업무의 집행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널리 업무의 경영을 저해하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도3231 판결 참조).
업무방해죄에서 업무방해의 범의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것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이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9410 판결, 대법원 2013. 1. 31. 선고 2012도347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이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판시 제1항 기재와 같이 F과 피고인 A, C, D이 피해회사의 전자기록을 손괴함과 동시에 위력으로 피해회사의 영업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되고, 위 피고인들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그 결과 내지 가능성을 인식, 용인하였다고 보아야 하며, 이에 대하여 어떠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해회사는 농수산물 및 그 가공품 수출입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임직원이 8명 정도인데, I가 주식회사 S(이하 'S')을 통하여 50%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이고, F은 주주이자 대표이사(회사 내 호칭: 본부장)로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업무를, 피고인 A는 주주이자 대표이사(회사 내 호칭: 이사)로 재무 및 총무 업무 등을, 피고인 B(회사 내 호칭: 팀장)은 주주이자 사내이사로 인삼류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관련 영업 업무를, 피고인 C, D은 정부기관 사업, 해외영업 등 제반 실무를 각 담당하였다.
F은 2019년경 피해회사의 사실상 대주주인 I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그와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였고, 이에 자신과 뜻을 함께 한 피고인 A, B과 2020년 말경부터 창업을 준비하여 피고인 B이 2021. 1. 12. 피해회사와 유사한 목적의 사업을 영위하는 J을 설립하고 피고인 A가 2021년 2월경 J의 사무실로 쓸 곳을 임차하자, F과 피고인 A, C, D은 2021. 1. 31.부터 2021. 2. 19.까지 모두 퇴사하여 곧바로 J에 입사한 다음 피해회사에서 하였던 업무와 유사한 업무를 하였다.
F과 피고인들이 퇴사할 움직임을 보이자 I는 2021년 1월 내지 2월 초순경T(본부장), Q(이사), U(대리) 등을 채용하여 업무에 관한 인수인계를 받고자 하였으나, F과 피고인들은 2021년 1월경 사실상 피해회사의 업무를 하지 않으면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고 퇴사하였다. 특히 F은 I 측에 관리자 계정을 넘기는 것조차 거부하였다.
그러던 중 F과 피고인 A, C, D은 판시 제1의 가, 나, 다, 라와 같이 이메일 계정을 삭제하거나, 이메일과 파일을 삭제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고, I 측은 삭제된 이메일 계정을 2021. 2. 8. 복구하였으나 이메일까지 복구하지는 못하였다.
피고인들은 이메일 계정을 삭제한 것은 전자기록을 손괴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전자기록이라 함은 일정한 물질적 매체에 전자적 방식으로 정보를 기록한 것으로서 이메일 계정을 전자기록으로 못 볼 바 아니다.
또한 피고인들은 이메일 계정 또는 파일을 삭제하였더라도 이메일에 참조로 되어 있는 피해회사의 사람들에게 이메일이 함께 전송되거나 백업 파일이 생성되었으므로 손괴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설령 피고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전자기록 등의 손괴란 매체에 기록된 정보를 삭제 또는 변경하는 경우로서 원본과 사본을 구별하기 어려운 전자기록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기록된 정보를 삭제하는 행위는 전자기록을 손괴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이메일과 파일 등을 삭제함에 있어 정기적인 업무나중복 파일의 정리 차원에서 이를 하였으므로 손괴나 업무방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변소하기도 하나, 위와 같은 분쟁에 이은 J의 설립, 피고인들의 집단 퇴사 및 J에의 입사 경위, 이 사건 삭제행위의 시점 등에 비추어보면, 그와 같은 변소 내용은 설득력이 없고, 적어도 해당 행위의 결과로 그 손괴 또는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들은 F이 외장 하드디스크의 파일들을 삭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해당 외장 하드디스크는 F이 관리해오던 피해회사의 공식적인 저장매체로서 퇴사 당시 F이 이를 I 또는 I의 지시를 받은 T에게 전달하였고, 해당 폴더 내 파일이 모두 삭제된 경위 및 그 시점 등에 비추어 다른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이상 F이 이를 삭제하였다고 봄이 자연스럽다.
판시 제2항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며,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참조).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 또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무단으로 자료를 반출한 행위를 업무상배임죄로 의율함에 있어서는, 그 자료가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자료의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는 해당할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도7962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도391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피고인들이 F과 함께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자료 및 파일들을 J 사무실로 반출하여 가고, 이를 반환하지 않은 것은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반출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것으로서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해회사는 농수산물 수출입업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농수산물의 특성 및 단가에 관한 정보(외국어로 번역된 정보 포함, 이하 같다), 그 구매 및 판매계약에 관한 정보, 구매처 및 판매처와 각 담당자에 관한 정보나 수출입 절차, 그밖에 마케팅과 관련된 지식, 노하우 등이 영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이고, 이와 같은 사정은 F과 피고인들이 설립하거나 입사한 J도 마찬가지이다.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자료 및 파일들은 피해회사가 피고인들에게 제공한 노트북 컴퓨터에 있는 파일 등으로서, F과 피고인들을 비롯한 피해회사의 임직원들이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작성하거나 수집한 것이다. 이는 전체적으로 피해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위와 같은 사항에 관한 정보이거나, 그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사업 전략 및 노하우를 담은 자료, 관련 정부기관 용역사업 자료, 관련 행사와 관계된 자료, 거래처와의 관련 계약서, 발주서, 견적서, 제안서, 상표 등으로 영업 업무와 직결되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피고인들은 이를 쉽게 입수가 가능한 것으로서 경제적 가치가 없어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실제 관계 양식이나 부분적 내용이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하였다고 보이기는 하나, 각 자료의 내용이 위와 같이 회사의 영업상 중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점, 부분적 내용이 공개되었더라도 이를 모아둔 총체적 정보가 쉽게 입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추단할 수 없는 점, F과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인수인계를 거부하면서 피해회사에서 자신들의 계정, 이메일, 파일 등을 삭제한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위와 같이 양식이나 부분적 내용이 공개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자료 및 파일들이 통상적인 입수가 가능한 것으로서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들은 피해회사와의 법적 분쟁에 대비하여 파일 등을 반출한 것이므로 배임의 고의나 불법이득의 의사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법적 분쟁에 대비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반출행위에 대하여 배임의 고의나 불법이득의 의사가 없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은 또한 계약서나 견적서 등에 기재된 농수산물의 단가 등 정보도 매년 작황 등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므로 가치 있는 정보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러한 과거의 가격 정보 역시 추후 피고인들이 구매처, 판매처와 계약조건에 관한 협상을 함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다.
피고인들은 반출한 위 각 자료 및 파일들을 실제 피해회사의 경쟁업체라고 할 수 있는 J의 영업 업무에 활용하였고, 이로 인하여 V, W, X, Y, Z 등 피해회사의 거래처 다수가 피해회사와의 관계를 끊고 J과 거래하게 되는 등 피해회사의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사실상 J이 승계한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였다.
피해회사의 근로계약서 양식 제11조에서는 근로자는 업무상 취득한 제조 기술, 문서, 영업 노하우 등을 회사 외의 자를 위하여 사용할 수 없고, 이를 외부에 반출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손해를 배상한다고 정하고 있다.<2>
양형의 이유
회사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였던 F과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회사는 2021년경부터 매출 및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영업상 커다란 손실을 보았고, 간이회생 정리절차 개시신청을 하는 등 존폐의 위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F과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에서 맡은 역할과 지위에 차이가 있고, F이 이 사건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모두 초범인 점, 피해회사의 대주주인 I가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였던 F과 피고인들에 대한 처우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 범행을 유발한 측면이 있는 점, 피해회사가 피고인들이 삭제한 이메일, 파일 등의 일부 복제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회사가 입은 손실의 규모 또한 회사 업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F과 피고인들의 이직 자체로 인하여 영향을 받은 바가 적지 않은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범행에의 관여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 D의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 B, D은 2021년 1월경 피해회사의 거래처인 파주시 AA 소재 주식회사W(이하 'W') 사무실에 방문하여 W 대표이사 AB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기존에 피고인들이 근무하던 'E'에서 하던 업무와 거래관계를 새롭게 설립한 'J'에서 승계하기로 하는 등 회사가 바뀌었으므로 앞으로는 J과 거래를 하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나 사실 'E'는 폐업한 사실도 없고, 'E'와 'J'은 전혀 별개의 법인으로 'J'이'E'의 거래관계를 승계한 사실이 없었으며, J은 피고인들이 피해회사를 배제하고 새로운 영업을 하기 위해 설립한 경쟁업체에 불과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B, D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피해회사의 농수산물 수출입 영업업무를 방해하였다.
피고인 A, B의 업무상횡령의 점
피고인 A, B은 피해회사의 이사로 재직한 사람으로 상법 및 피해회사 정관 규정에 따라 퇴직 시에 퇴직금을 받기 위해서는 주주총회의 의결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경쟁업체에서 일하기 위해 일방적인 방식으로 피해 회사에서 퇴직하면서 피고인 A가 회계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해회사의 계좌를 업무상 보관하는 점을 이용하여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퇴직금을 마음대로 수령하여 사용하기로 모의하였다.
피고인 A는 2021. 2. 5.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에서 퇴직하고, 피고인 B은 2021. 1. 31. 피해회사의 사내이사에서 퇴직한 후 이사회 결의 및 주주총회를 거치지 아니하고,
피고인 A는 피고인 B의 부탁을 받고 2020. 2. 3. 피해회사 AC은행 계좌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22,353,149원을 피고인 B의 AC은행 개인계좌로 이체하고,
피고인 A는 2020. 2. 4. 피해회사 AD은행 계좌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29,796,409원을 피고인 A의 AC은행 개인계좌로 이체하여 임의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회사를 위해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회사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다'고 함은 반드시 기본적 사실이 허위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비록 기본적 사실은 진실이더라도 이에 허위사실을 상당 정도 부가시킴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있는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고 단지 세부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는 정도에 불과하여 타인의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없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1580 판결 참조).
형법 제314조 제1항의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도 유포한 사실이 허위 사실인지와 허위의 점에 대한 인식 즉 범의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도494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피고인 B, D이 2021년 1월경 피해회사의 거래처인 W의 대표이사 AB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J이 피해회사의 거래관계를 승계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피해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B, D은 W의 AB 등 앞에서 "회사가 O으로 사무실을 옮겼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피해회사의 폐업 사실 내지 J의 거래관계 승계사실 등을 이야기하였다는 점은 부인하고 있다.
비록 위 피고인들의 의도가 거래처인 W으로 하여금 J과 거래를 유도하는데 있다고 보이기는 하나, "회사가 O으로 사무실을 옮겼다"는 취지의 말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회사의 폐업, J의 설립, 그리고 피해회사에서 J로의 거래관계 승계를 함축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W이 이 사건 이후 피해회사에서 J로 거래관계를 바꾼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위 피고인들이 영업을 담당한 관계로 상대 회사가 어디인지 여부보다 이들과의 인적 관계 내지 이들의 업무 능력을 중요시하여 거래관계를 변경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참고인 내지 증인들의 진술은 대부분 재전문에 해당하여 피고인들이 증거능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증거로 쓸 수 없고, AB는 증인으로 이 법원에 출석하여 증언하면서 위 피고인들이 당시 별개의 법인인 J을 언급하면서 피해회사와 사이의 거래관계를 J이 승계한다고 언급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하게 진술하였으며, 증인 AE도 2021년 3월경 I 등과 함께 W을 방문하였을 당시 AB가 위 피고인들에 관하여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말하였다는 내용에 불과하다.
W에 근무하였던 AF도 당시 피고인 B, D이 W에 찾아와 피해회사가 J로 바뀌었다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독립하여 따로 J이라는 회사를 차렸다고 이야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 내지 퇴직위로금도 그 재직 중의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다(대법원 1977. 11. 22. 선고 77다1742 판결 등 참조).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 그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회사나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피고인 A, B이 상법상 이사임에도 불구하고 정관의 규정이나 주주총회의 의결 없이 퇴직금을 마음대로 수령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 피고인들이 명목상 이사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업무집행권이 있는 이사 또는 실질적인 이사로서 위 상법 제388조가 적용됨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A, B은 각각 피해회사의 주주로서 대표이사, 사내이사로 등기되어있었으나, 실제 회사 내에서는 이사, 팀장으로 호칭되었고, 피해회사의 사업 전반을 총괄하던 F(본부장)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해회사와 S 사이에 체결된 영업 및 자산 양수도계약서에 피고인 A는 종업원으로 표시되어 있고, 피해회사가 피고인 A의 고용을 승계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 A가 피해회사에 고용승계된 후 수행한 업무는 S에서 수행하던 업무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은 2020. 3. 23.부터 피해회사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었는바, 그 이전에도 직원으로 근무하였는데, 위 등기 전후에 걸쳐 수행하던 업무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와 I가 주고받은 메시지 및 이메일의 내용을 보면 피고인 A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I로부터 구체적으로 업무지시 및 지휘를 받고 이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는 피해회사에서 근무하는 약 7년의 기간 동안 일정한 금액을 급여로 받았는데 대표이사가 된 뒤에도 급여가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근로소득세 및 4대보험금이 모두 원천징수된 급여를 지급받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각 무죄를 선고한다.
이유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공소사실 제1의 마항 관련)
피고인 A 또는 피고인 C은 2021년 1월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회사의 거래처 연락처를 비롯한 각종 영업 관련 데이터 및 파일들이 저장되어 있는 업무용 휴대폰에 접속하여 이를 사실상 초기화하는 방법으로 데이터와 파일들을 삭제하였다.
판단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의 증거는 형사소송법상 엄격한 증거이어야 하고 또 그 증명력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우월한 증명력을 가진 것이어야 하며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사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여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위 업무용 휴대폰은 평소 피해회사의 직원인 K이 보관하던 것으로서 K은 2020. 12. 29.경 퇴사함에 따라 이를 피고인 A, B에게 반납한 점, 피해회사의 직원들은 해외 판매처 담당자와의 연락 등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위 업무용 휴대폰을 번갈아 사용하였고, 피고인들의 퇴사 후에는 피고인 C의 책상 위에서 발견되었던 점, 이에 따라 업무용 휴대폰에 있던 영업 관련 데이터 및 파일이 삭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반드시 피고인 A 또는 피고인 C이 삭제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피해회사의 다른 직원이 이를 삭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동일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판시 범죄사실 제1항을 유죄로 인정하는 마당이므로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석
별지
각주1) 이메일 계정 및 이메일, 파일 등을 삭제한 1개의 행위로 전자기록등손괴죄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므로 두 죄는 상상적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각주2) 피고인 C, D의 경우 피해회사와 사이에 위와 같은 양식을 사용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들은 피해회사에 같은 내용의 보안서약서를 작성 ·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