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사건정보
사건
2023고정953 업무방해
피고인
A
검사
함재원(기소), 김규영(공판)
변호인
변호사 신나희(국선)
판결선고
2024. 7. 2.
범죄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B 운영의 C D지점과 위탁 계약을 체결한 특수고용직 택배 배송 기사로서, 피고인이 소속된 노조가 택배 배송을 거부하는 동안 피해자가 대체 배송 기사를 투입하여 피고인의 담당 구역에 택배를 배송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21. 6. 10. 06:00경 피고인의 담당 구역인 서울 강서구 E아파트 F동에 찾아가 G호, H호, I호, J호 현관문 앞에 배송된 택배 5개를 현관문 옆 배관함에 넣어두어, 택배가 배송되지 않은 것으로 오인한 고객들이 피해자에게 항의하게 하고, 피고인 대신 택배를 배송한 대체 배송 기사들이 위 고객들의 집에 방문하여 택배를 찾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택배 배송에 관한 업무를 방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계로써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K, B(제1회, 제2회)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B의 고소장
각 수사보고서
배관함 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14조 제1항, 벌금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등을 참작)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는 경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H호, I호 택배에 대해서는 범행 증거가 없다.
E아파트의 택배 집배송은 피고인의 업무이고, 설령 피해자의 업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속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중 피해자가 대체 배송기사를 고용한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43조 1항에 위반한 것으로 보호가치 있는 정당한 업무라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아침까지 택배를 집에 들이지 않은 일부 세대의 택배 분실이 우려되어 기존 관행대로 배전함에 넣어둔 것이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G호, H호, I호, J호 현관문 앞에 배송된 택배 각 현관문 옆 배관함에 넣어둔 행위는 피해자로 하여금 택배 배송업무에 관한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는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고,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유죄로 인정된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는 C D지점 집배점의 점장으로 C 주식회사와 C 택배집배점 계약을 체결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D지점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들(피고인 포함)과 사이에 각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을 체결하여 집배송 업무 및 소속 택배기사들을 관리하여 왔으므로, 택배 집배송 업무는 피고인 및 피해자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L노동조합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문제에 대해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면서 2021. 6. 7.부터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 방식으로 쟁의행위를 시작하였고, 피고인은 조합원으로서 위 쟁의행위에 동참하고 있었는데,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이 완료하지 못한 택배 물량 배송을 위해 C M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로 하여금 2021. 6. 9. 및 2021. 6. 10. 피고인 담당 구역의 일부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노조법 제43조 제1항은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와 ‘당해 사업’을 구별하고 있고, C은 지역을 구분하여 각 구역의 집배점주들로 하여금 각 집배점 소속 배송기사들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고, 각 집배점 소속 배송기사들은 업무 편의상 구역을 할당받아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다른 집배점 소속 배송기사는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이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피해자의 대체 배송기사 사용이 노조법 제43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대체 배송기사 사용행위가 노조법 제43조 제1항에 위반되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개인적인 판단 하에 대체근로의 결과로서 고객의 현관문 앞에 배송이 완료된 택배상자를 취거하여 숨겨놓는 행위는 정당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법한 대체근로에 대한 정당한 항의 방법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배송장소에 관하여 고객과 사전 합의가 있는 경우에 배송방법으로서 배전함에 택배를 두는 것이 가능하나, 이 사건에서 그러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고(고객들은 택배가 배송되지 않았다는 항의 연락을 하였다), 피고인은 대체근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으로 피고인의 고의 또한 인정되며, 달리 배전함 배송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양형의 이유
사안이 경미하고, 대체 배송기사가 배전함에서 곧바로 택배를 발견하여 고객에게 전달된 점, 당시 택배 배송기사의 장시간 근무 개선을 위한 전국적인 쟁의행위가 진행되고 있었고 피고인은 위 쟁의행위에 가담하고 있었는바,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은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되, 벌금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판사 이효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