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공연 등 이벤트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행사기획사의 의뢰를 받아 공연현장에 영상장비를 설치 및 운영하고, 해체하는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는 2018. 5.경부터 2020. 2.경까지 피고의 요청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공연등 행사가 있으면 공연현장에 가서 영상장비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 대표이사 C은 원고를 포함하여 공연현장에서 영상장비 설치작업을 한 일용직 작업자들(이하 '일용직 작업자들'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연장·야간근로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2230, 2021고단6410(병합)호로 기소되었는데, 위 법원은 2025. 7. 24.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다만, 함께 기소된 사기죄및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은 유죄로 판단되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위 판결에 대하여는 검사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노2305)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 고용된 근로자로서 2018. 5.부터 2020. 2.까지 피고에게 연장·야간근로를 포함하여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기재와 같이 연장·야간근로수당 9,412,783원과, 퇴직금 5,281,695원 합계 14,694,47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13, 14, 22, 24호증, 갑 제25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와 피고는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근로시간, 휴게시간등 근로조건을 논의하였다는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일용직 작업자들의 인사관리를 위한 근로자 명부, 인사기록카드, 출근부 등 인사관리체계가 갖춰져 있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업무관리를 위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도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출근일수나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아니하였고, 피고도 출근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기본적인 근태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 측의 출근요청이 있으면 원고의 선택에 따라 출근 여부가 결정되었고(다른 일용직 작업자들도 몸이 아프거나 피로하거나 늦잠을 자는 경우 자발적으로 출근을 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절차가 없어 휴무 역시 스스로의 판단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었으며, 출근요청을 받고 출근하지 않더라도 징계 등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일용직 작업자들은 작업지까지의 이동시간, 식사시간, 휴게시간, 대기시간에 대한 명확한 구분 없이 이를 근무시간에 포함하여 보수를 신청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피고 측의 엄격한 확인이나 관리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원고가 임금 청구의 근거로 제시하는 갑 제22호증(작업일지)에 관하여도 피고가 이를 확인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위 작업일지에 의하더라도 한 달에 출근일이 9일, 11~12일에 그친 경우도 있어 출근 여부가 불규칙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겸직이 금지되어 있지 아니하였고, 실제로 피고의 작업의뢰를 받고 작업을 하는 기간 동안 다른 업무를 한 일용직 작업자들도 있었다. 일용직 작업자들은 행사에 필요한 인원을 구해달라는 피고 측의 요청이 있으면 다른 작업자들을 모집해주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공연현장으로 출근하여 각종 공연장에 영상장비를 설치하고 영상이 문제없이 송출되도록 운영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기본적인 업무내용에 관한 합의서 등이 작성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내용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객관적인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피고는 원고와 같은 일용직 작업자들 외에 기본급과 소정근로시간이 정해져 있는 정규직 근로자를 별도로 고용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일용직 작업자들은 작업자들이 주장하는 근로시간에 최저시급을 곱한 금액의 보수를 지급받았는데, 원고 측이 산정한 근로시간에는 이동시간, 휴게 및 식사시간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시급 수준은 정규직 근로자의 시급 수준을 상회할 여지도 있었던 것 으로 보인다.
원고 등 일용직 작업자들에 대하여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진 바 없었고, 피고는 원고 등이 주장하는 근로시간을 기초로 산정한 보수에서 3.3%의 세금을 원천징수한 후 지급하였다. 원고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소결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경아(재판장) 김기홍 최항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