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10. 11. 선고 2023나60658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 및 가지급물반환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가지급물반환신청 비용 포함)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설비자재 도매업 등을 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철구조물 공사업, 전문건설기계설비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나.

피고는 2020. 11. 26. C 주식회사 등으로부터 ‘D’ 신축공사 중 기계·소방설비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1,540,000,000원에 하도급받았다.

다.

피고는 2020. 12. 1. 전문건설업체 E과 사이에 ‘기술제공용역 계약서’를 작성하며, E에게 이 사건 공사 중 덕트공사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공사를 1,210,000,000원에 재하도급하였다. E의 실질적인 대표이사인 F은 위 ‘기술제공용역 계약서’에 ‘하수급인 연대보증인’으로서 서명하였다.

라.

원고는 2020. 12.경부터 2021. 9.경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소장인 G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될 건설물품(배관 등 잡자재, 이하 ‘이 사건 물품’이라 한다)에 대한 주문을 받아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이 사건 물품을 공급하였다(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의 상대방에 대해 다툼이 있는바, 아래 3.항에서 이에 대해 판단한다).

마.

이 사건 물품 공급은 G이 원고에게 피고 명의가 기재된 자재발주서를 송부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위 물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이 사건 물품대금 지급은 원고가 피고의 공용 이메일 주소로 거래당사자가 피고로 기재된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를 송부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원고가 피고에게 발행한 세금계산서의 내역은 다음과 같다.

바.

위 세금계산서에 따라 피고는 2021. 3. 31.부터 2021. 8. 30.까지 원고에게 2021년 12월분부터 2021년 6월분까지의 이 사건 물품대금 합계 306,571,267원을 지급하였다.

사.

한편, 원고는 피고에게 2021년 7월분 69,176,892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021년 8월분 14,609,247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021년 9월분 12,467,687원과 800,140원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로부터 2021년 7월분부터 2021년 9월분까지의 이 사건 물품대금 합계 97,053,966원[=2021년 7월분 69,176,892원+2021년 8월분 14,609,247원+2021년 9월분 13,267,827원(=12,467,687원+800,140원)], 이하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7, 8호증, 제16, 26호증, 을 제2, 3호증,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주위적 주장

G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한 사람으로, 피고의 대리인인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상업사용인이다. 피고는 G을 통하여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의 계약당사자로서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 97,053,9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제1 예비적 주장

가사 G이 피고가 아닌 E의 현장소장이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G에게 ‘건설현장의 소장’이라는 직함이 명시된 명함을 교부하는 등 G이 피고의 적법한 대리인이라는 외관을 작출한바,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G은 피고를 대리할 권한이 있는 자임을 표시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125조에 따른 표현대리책임으로서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 97,053,9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제2 예비적 주장

설령 G이 피고가 아닌 E의 현장소장이라고 하더라도, E의 현장소장 G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 명의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원고와 사이에 피고의 상호가 명시된 명함을 사용하여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는바 피고는 E에게 사업자명의를 대여하여 원고로 하여금 피고를 영업주로 오인하게 하였으므로 명의대여자의 책임을 진다. 따라서 피고는 명의대여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7, 11호증,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제1심법원의 근로복지공단이사장에 대한 2022. 7. 12.자, 2022. 8. 1.자 각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G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의 현장소장 명함을 사용하였고, G이 피고의 현장대리인으로 기재된 근로계약서 샘플을 보관하며 인부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G이 2021. 7.경부터 2021. 10.경까지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건강·장기요양보험료를 납부한 사실, 피고가 2021. 6.경부터 2022. 1.경까지 G에게 매달 4,500,000원씩 송금한 사실, G이 제1심에서 ‘피고가 G에게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증언을 한 사실, G이 E 소속으로 고용·산재보험을 가입한 이력이 없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4, 12호증, 제15, 제18호증, 제22, 25호증, 제27,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G은 피고가 아닌 E의 현장소장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이 사건 공사 수주에 도움을 준 H의 요구로 H가 소개한 E과 재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F은 H에게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확약서’(을 제18호증의 2)와 ‘특약사항’(을 제18호증의 3)을 작성하였는데, G은 F과 함께 위 ‘확약서’ 및 ‘특약사항’에 공사진행자 또는 현장소장으로서 지장을 찍었다. 이에 비추어 보면, G은 F과 함께 재하도급 공사를 진행하였거나 그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②

F이 E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여 이 사건 공사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자, 피고는 2021. 6. 1. F과의 회의를 거쳐 G을 포함한 E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재하도급 금액 범위 내에서 피고가 직불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2021. 6.부터 2021. 1.까지 G에게 매달 4,500,000원씩 송금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G이 2021. 7.경부터 2021. 10.경까지 피고 소속으로서 건강·장기요양보험료를 납부한 것으로 처리된 점을 들어 G이 피고의 근로자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G에게 피고의 현장소장 명함을 사용하도록 허락하였으나 피고의 임직원으로 볼 수 없음이 명백한 H와 F도 피고의 부사장 또는 관리이사 명함을 사용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금지하는 재하도급 사실을 감추려는 의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마련한 근로계약서 양식(갑 제11호증의 1)의 피고 명의 부분에 ‘현장대리인 G’이라고 기재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G이 피고의 근로자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G은 2021. 11. 20.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자재 구입대금으로 피고로부터 3,000,000원을 차용하면서 피고에게 차용증(을 제12호증)을 작성해주었는데, 위 차용증에는 “E D 현장소장”이라는 기재가 있다. G을 피고 소속 현장소장이라고 본다면 피고가 지급할 자재대금을 피고의 직원인 G이 피고로부터 빌려서 지급하고 이를 피고에게 갚기로 하는 차용증까지 작성해주었다는 것이 되므로 상식에 맞지 않는다. 오히려 G은 ‘F으로부터 업무용 신용카드를 받아 사용하였는데, 한도초과로 더는 사용할 수 없어 피고에게 돈을 빌리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바(증인 G의 증언), 이러한 점 역시 G이 피고가 아니라 E의 직원이었다는 점에 부합한다. 더욱이, 피고가 작성한 기안서(을 제15호증)에도 “E 현장소장 G”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⑤

G 등에 대한 임금미지급을 이유로 한 근로기준법 위반 형사사건에서 F은 G 등에 대한 임금 미지급 사실을 자백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의 대표자 I도 ‘직상수급인으로서 하수급인(F)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입건되었으나, 처벌불원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한편 G은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신청(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차794호)을 하면서 그 신청서에 ‘직상사업자로서의 연대책임에 기하여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한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피고는 위 지급명령신청에 따른 지급명령에 이의하여 같은 법원 2022가소10516호로 소송절차가 개시되었으며, 위 법원에서는 “피고는 F(E)과 이 사건 건설공사에 관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직상 수급인이고, G은 2020. 12. 2.부터 2022. 1. 18.까지 F의 피용자로 근무한 사람으로, 임금 17,012,903원, 퇴직금 4,981,090원 합계 21,993,993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보아 G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현재 피고의 항소로 수원지방법원 2023나87440호로 계속중인바, 위와 같은 사정들도 G이 피고와 직접 근로관계가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⑥

‘임금채권 대지급금 지급(상환) 증명원‘(을 제33호증)에 따르면 G은 2022. 10. 13. E 소속 근로자로서 임금과 퇴직금 합계 10,000,000원을 수령하였다.

나.

제1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민법 제125조가 규정하는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는 본인과 대리행위를 한 자 사이의 기본적인 법률관계의 성질이나 그 효력의 유무와는 관계가 없이 어떤 자가 본인을 대리하여 제3자와 법률행위를 함에 있어 본인이 그 자에게 대리권을 수여하였다는 표시를 제3자에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인바(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31264 판결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G이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G이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제2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1)

명의대여자 책임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상법 제24조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명의를 대여한 자를 영업의 주체로 오인하고 거래한 상대방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명의대여자로 하여금 명의차용자가 영업거래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4274 판결 참조).

건설회사 현장소장은 일반적으로 특정된 건설현장에서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업무만을 담당하는 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4조 소정의 본점 또는 지점의 영업주임 기타 유사한 명칭을 가진 사용인 즉 이른바 표현지배인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단지 상법 제15조 소정의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으로서 그 업무에 관하여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건설현장의 현장소장의 통상적인 업무의 범위는 그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자재, 노무관리 외에 그에 관련된 하도급계약 계약체결 및 그 공사대금지급, 공사에 투입되는 중기 등의 임대차계약체결 및 그 임대료의 지급 등에 관한 모든 행위이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884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가 G에게 피고의 현장소장 명함을 사용하도록 허락한 것 외에 G은 원고에게 피고 명의가 기재된 자재발주서를 이메일로 송부하는 방식으로 자재공급을 요청하였고, 위 요청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물품을 공급한 사실과 원고가 공급받는 자를 피고로 기재한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를 피고의 공용 이메일 주소로 송부하였으며 피고가 원고에게 2021년 12월분부터 2021년 6월분까지의 이 사건 물품대금 합계 306,571,267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G을 피고의 현장소장으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오인하여 이 사건 물품을 공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에 대하여 명의대여자 책임을 부담한다.

2)

피고의 악의 또는 중과실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G이 E의 현장소장이었음을 알고 있었고, 가사 이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이를 모르는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명의대여자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리

상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명의대여자 책임은 명의자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거래 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바, 이때 거래의 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한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면책을 주장하는 명의대여자들이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10512 판결 참조).

다)

구체적 판단

피고가 작성한 기안서(을 제15호증)에 “E 현장소장 G”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G이 피고에게 ’E D 현장소장‘으로서 3,000,000원을 차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4, 7, 8호증 제9,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작성한 회의록에는 “J 결제금액에서 3,300,000원 이월시켜 다음달 합산 결제”라고 기재된 사실, 원고는 K와 L식당과 사이에 직불동의서를 작성한 사실, F은 피고의 총괄이사 M과의 전화통화에서 ’원고는 E의 재하도급 사실을 알고 있었고, 원고의 대표이사 N는 이 사건 물품공급을 위하여 E의 사무실에 방문하였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 원고는 2020. 12.경부터 E을 공급받는자로 하여 2021. 1. 7.자 2,755,196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021. 2. 1.자 2,138,336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021. 3. 2.자 2,363,171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021. 3. 8.자 550,000원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각 발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G이 E의 현장소장이었음을 알고 있었고, 가사 이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이를 모르는데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6, 23, 26호증, 을 제4, 7호증, 제8, 12호증, 제14, 15호증,제3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G이 E의 현장소장이었음을 알지 못하였고, E이 아닌 피고를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의 당사자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는 G의 요구에 따라 E을 공급받는자로 정하여 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으나, E에 대한 위 세금계산서 중 2021. 3. 8.자 세금계산서를 제외한 나머지 세금계산서의 발행을 각 취소하고, 사전에 교부받은 피고의 사업자등록증을 바탕으로 공급받는자를 피고로 변경하여 2021. 2. 28.자 2,205,196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138,336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363,171원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각 발행하였으며, 이후의 물품공급내역에 대하여도 피고에게 세금계산서를 계속해서 발행하였다.

②

원고가 E에게 발행한 2021. 3. 8.자 550,000원에 대한 세금계산서는, 원고가 E에게 공급한 550,000원 상당의 ’팽창탱크 100LIT‘에 대한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

③

원고가 2020년 12월분부터 2021년 6월분까지의 이 사건 물품 공급에 대하여 피고를 공급받는자로 기재하여 거래명세표 및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 피고는 위 세금계산서에 따라 원고에게 위 공급분에 대한 이 사건 물품대금 306,571,267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F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을 제34호증)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물품 공급을 위하여 E의 사무실을 방문 할 당시 F과 G은 원고에게 E의 재하도급 사실을 숨기기 위해 피고의 명함을 제시하였다.

④

피고의 회의록(을 제4호증), 직불동의서(을 제7, 8호증), G이 피고와 사이에 작성한 차용증(을 제12호증), 피고가 작성한 기안서(을 제15호증)는 모두 원고의 인식과는 무관한 사정들에 불과하다.

⑤

더욱이, 피고는 원고에게 2020년 12월분부터 2021년 6월분까지의 이 사건 물품대금 306,571,267원을 지급하면서, 원고와 사이에 ’직불합의서‘ 내지는 ’직불동의서‘와 같은 서류를 작성하지도 않았다.

라.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의 범위

1)

판단

원고가 피고에게 2021년 7월분 69,176,892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021년 8월분 14,609,247원에 대한 세금계산서, 2021년 9월분 12,467,687원과 800,140원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각 발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 97,053,9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대금 적정성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가 E에게 이 사건 공사에 대한 재하도급을 줄 당시 책정한 위 공사 진행에 따라 소요될 예상 자재비용은 200,000,000원 가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1. 8. 30.까지 총 306,571,267원을 수령한 것 외에 이 사건 청구로 추가 물품대금 97,053,966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더욱이 2021년 7월분부터 2021년 9월분까지의 이 사건 물품 공급과 관련하여 G이 원고에게 메일로 송부한 자주발주내역서와 원고가 작성한 거래명세표 및 세금계산서상의 남품 내역이 일치하지 않고, 위 거래명세표 중 다수는 인수자의 서명이 누락되었는바,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은 과다하게 산정되었다.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물품 공급 방식에 대하여 G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물품에 대하여 피고 명의가 기재된 자재발주서를 전자우편으로 송부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위 주문받은 물품을 공급하면서 거래당사자가 피고로 기재된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4, 25호증, 제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공급한 이 사건 물품의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여 당초 피고가 E에게 재하도급을 당시 책정한 예상 자재비용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비록 거래명세표와 전자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물품내역이 상이하다고 볼 수는 있으나, 2021년 7월분에 대한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물품대금은 각 68,852,228원, 69,176,892원이고, 2021년 8월분에 대한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물품대금은 모두 14,609,247원이며, 2021년 9월분에 대한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물품대금은 모두 13,267,827원으로 기재된 물품대금의 액수가 일치하거나 큰 차이가 없는 점, ③ 이 사건 물품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물품은 공사현장의 필요에 따라 공급되므로 사전에 공급수량을 미리 예측할 수 없고, 공급자가 확보한 물량에 따라 가액이 수시로 변동되는 점, ④ 위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이 사건 물품의 공급은 발주자재서에 의하지 않고 구두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은 점, ⑤ 피고는 원고가 발행한 2020년 12월분부터 2021년 6월분까지의 세금계산서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 없이 원고에게 물품대금 306,571,267원을 지급하였고, 위 세금계산서를 바탕으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였던 점, ⑥ 원고가 발행한 2021년 7월분부터 2021년 9월분까지의 세금계산서에 대하여도 피고는 부가가치세 신고를 완료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2021년 7월분부터 2021년 9월분에 대한 이 사건 물품대금이 원고 주장대로 97,053,966원에 이른다고 인정할 수 있고, 자재발주서, 거래명세표,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내역이 일치하지 않고 원고가 작성한 거래명세표(갑 제21호증)에 인수자의 서명이 다수 날인되지 않았으며,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공급하였다는 총 물품대금이 당초 피고의 예상액을 상당히 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만으로 위 인정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명의대여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미지급 물품대금 97,053,966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공급일 다음날인 2021. 10.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3. 6. 2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바.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가집행선고부 제1심판결에 따라 2023. 7. 12. 44,373,500원, 2023. 7. 28. 28,101,500원, 2023. 10. 30.경 36,231,456원 합계 108,706,456원(= 44,373,500원+28,101,5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108,706,45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구체적 판단

가지급물반환신청은 본안판결의 취소‧변경을 조건으로 하는 예비적 반소에 해당하는데, 이 법원에서 피고의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 제1심판결의 가집행선고가 실효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와 가지급물반환신청은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일승(재판장) 송승훈 이종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