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9. 24. 선고 2023노128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인에 대한 부분 중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나.죄 및 제4.죄, 2022고단1047 사건의 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원심판결 중 공동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은 위 공동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나.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판결이 확정된 위증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가.죄에 대하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나머지 죄에 대하여 징역 8개월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실형 선고를 받은 위 나머지 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고, 검사는 항소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아니한 위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가.죄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다.

결국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의 피고인에 대한 부분 중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나.죄 및 제4.죄, 2022고단1047 사건의 죄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아래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1)

2021고단1108 사건 중 판시 제3의 나.죄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2021. 9. 9. 판결이 확정된 강제집행면탈죄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면소가 선고되어야 한다.

2)

2022고단1047 사건의 죄에 관하여, 이 사건 현장의 공사자재 납품계약은 피고인과 AA 사이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그 납품이 완료될 때까지 피고인은 피해자 V와 공사에 대한 협의조차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AA을 기망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해자 V를 기망했다고 할 수는 없다. 가사 피고인이 피해자 V에게 하도급을 했다고 하더라도, 하도급 당시에는 원청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모두 수령하여 하도급 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변제능력 및 변제의사가 있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2021고단1108 사건 중 판시 제3의 나.죄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비록 동일한 당사자가 동일한 외관에 기인하여 한 행위이고 피해법익이 동일하다 할지라도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받은 행위와 그 지급에 갈음하여 대물변제 받기로 한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마친 행위는 그 면탈의 방법이 다름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시기도 2014년과 2018년으로 약 4년의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여, 도저히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행하여진 것이라 볼 수 없고, 따라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

당심의 판단

가)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여러 개의 행위 혹은 연속된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하에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나,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범행방법 및 장소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각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20도135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덧붙여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판결이 확정된 강제집행면탈죄는 포괄일죄의 관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에 대하여 2021. 9. 9.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범죄사실의 첫머리 기재 강제집행면탈죄의 범죄사실은 ‘피고인과 B가 2014. 3. 20.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사실은 계속해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C가 J아파트 전기공사(이하 ’이 사건 전기공사‘라고 한다)를 진행함에도, 마치 B가 운영하는 E이 위 공사를 양수하여 공사를 진행하는 것처럼 E 명의의 건설공사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하고, B가 공사대금 명목으로 2014. 3. 21. P으로부터 6,000만 원, 2014. 9. 12. AY로부터 1,000만 원, 합계 7,000만 원을 송금받는 방법으로 공사대금을 은닉하였다’는 것이다.

②

그런데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과 B가 이 사건 전기공사 도급계약의 대물변제 목적물을 J아파트 K호, L호에서 같은 아파트 S호, T호 2세대로 변경한 다음, 2018. 7. 25.경 위 S호, T호에 관하여 B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경료함으로써,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대물변제 목적물인 J아파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등 권리관계를 불분명하게 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은닉하였다’는 것이어서, 위 확정판결의 공사대금채권 회수행위와 범행방법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③

수개의 행위태양이 동일한 법익을 침해하는 일련의 행위로서 각 행위 간 필연적 관련성이 당연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도6090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B 명의로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행위와 공사대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대물변제받기로 한 부동산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마친 행위 사이에 필연적 관련성이 당연히 예상된다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인은 범행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있음에도 포괄일죄의 성립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3도6738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도753 판결)을 들면서, 4년이라는 기간만으로 포괄일죄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위 확정판결의 공사대금채권 회수 행위와 이 사건 가등기경료 행위 사이에 약 4년의 시간적 간격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공사대금채권 회수 행위는 이 사건 전기공사 계약 명의를 B로 변경한 직후인 2014년경 이루어진 반면, 이 사건 가등기 경료 행위는 채권자 M의 관련 추심금 소송 승소판결이 확정된 이후인 2018. 7. 25.경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면, 각 행위 간에는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유지된다고 보기도 어려워서, 이 사건에서 위 대법원 판결을 원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2022고단1047 사건의 죄

1)

피해자 V에 대한 기망 여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덧붙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V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 AA이 피고인의 이메일로 이 사건 미아동 현장 등에 관한 견적서를 보내왔고, ㉡ 피고인의 직원인 AF이 AA에게 이 사건 용인시 상현동 현장에 납품할 내용을 기재한 메모 등을 문자메시지로 보냈으며, ㉢ AA이 피고인에게 공사대금을 독촉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에 비추어 보면, AA의 원심법정에서의 ‘피고인에게 피해자 V를 소개해주긴 하였으나, 자신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여한 바 없다’는 진술은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증인 AA은 당심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미아동 현장 등에 관한 견적서를 제출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에게 피해자 V를 소개해줬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바, AA으로서는 원심법정에서 자신이 직접 납품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여한 바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이는 점, ㉡ AA이 AF으로부터 납품 요청을 받고 피해자 V를 소개해주는 과정에서 납품내용이 기재된 메모를 받았을 수 있는 점, ㉢ 증인 AA은 당심법정에서 “그 전에 피고인과는 납품한 것이 많다. 현재 제가 피고인에게 2천만 원 조금 넘게 미수금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AA은 피고인에게 별건의 미수금을 독촉하거나 피해자 V의 부탁을 받고 독촉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AA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②

증인 AA은 당심법정에서 자신은 2017년경부터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고, 이 사건 현장의 전기자재 납품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AE(이하 ‘AE’이라 한다)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실제로 AA이 AE 앞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고, 피해자 V가 AE에게 발행한 각 세금계산서만 제출되었을 뿐이다.

③

피고인은, 피해자 V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것은 물품을 납품한 이후이므로 그로 인해 피해자 V가 기망을 당했다고 할 수는 없고, AA으로부터 세금계산서는 다른 사람 명의로 발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피해자 V는 피고인에게 전기자재를 납품할 당시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면 물품대금을 지급할 것이라 믿고 납품하였고, 납품 완료 후 물품대금을 지급받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것이므로, 단순히 세금계산서 발행 절차가 납품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V가 기망당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없는 점, ㉡ AA과 피해자 V는 원심법정에서 AA이 아닌 피해자 V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의 전기자재를 납품하였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여 그 진술이 일치하는 점, ㉢ AA이 실제로 이 사건 현장에 전기자재를 공급하였다면, 굳이 피해자 V가 위증 및 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피고인을 사기죄로 고소하면서까지 허위로 진술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2)

변제능력 및 변제의사 유무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덧붙여 살펴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전기자재를 납품받을 당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회사인 AE에서 일하던 AF은 원심법정에서 AE이 2020. 2.경부터 직원들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 V로부터 전기자재를 납품받을 무렵 공사현장의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았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변제능력 및 변제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당심에 AE의 공사실적증명서, 표준재무제표증명 등을 제출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제출한 공사실적증명서를 살펴보더라도 2007. 1.경부터 2018. 5.경까지의 공사내역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고, 이 부분 범행 무렵인 2020년 상반기에도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위 표준재무제표증명은 사업연도 2018년도에 관한 것이어서 이 부분 범행 당시의 AE의 매출 등 재무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

③

피해자 V는 2020. 10. 21.경 피고인이 운영하는 AE을 상대로 물품대금 지급명령을 받았고, 위 지급명령은 2020. 11. 10. 확정되었는데, 피고인은 그 이후에도 피해자 V에게 물품대금 중 일부라도 지급하지 않았다.

④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AE 명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 및 AZ조합 계좌(계좌번호 2 생략)의 2020년도 거래내역을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이 이 부분 범행 무렵에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면 인건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4개 현장의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을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당시 AE의 직원들 및 공사현장의 근로자들에게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위 공사대금을 수령하여 피해자 V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능력이나 변제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은 대물변제 목적물의 권리 관계를 불분명하게 하여 채권자를 해하고, 재산명시기일에 거짓의 재산목록을 제출했으며, 4차례에 걸쳐 전기분전반 등을 편취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내용에 상응하는 수준의 처벌이 필요하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사기 범행에 관하여 부인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V에게 자재대금 65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른 경위, 범행의 내용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의 피고인에 대한 부분 중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나.죄 및 제4.죄, 2022고단1047 사건의 죄 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