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2. 10. 선고 2024가단232169 판결

임금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액표 중 각 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과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중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아래 각 기간 동안 피고의 대구지점에서 위임직 채권추심원으로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 퇴사한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과 피고는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된 지위에서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한 근로를 제공하다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가 2017. 11. 1. 위임직 채권추심인 운영개선안에 따라 위임직 채권추심인들에 대한 근로자성 지표를 제거한 후 위임계약을 체결한 자들로서,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위임업무를 수행한 수임인이지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3.

원고들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9다29577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제6, 7호증, 갑제9호증 내지 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갑제18 내지 26호증, 을제2 내지 16호증, 을제18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 대한 문서송부촉탁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피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채권추심업무라는 근로를 제공한 피고의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1)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들은 피고가 정하는 채권관리팀에 배정되어 피고가 배정해준 채권 회수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들 중 A, C, D, E은 G 주식회사(이하 'G'라고만 한다)의 채권추심업무를, 원고 B은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의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2)

원고들은 채무자들에 대한 소재파악과 재산조사, 변제독촉, 채무액 조정 및 감면업무, 채무자 사후관리, 법적 절차 진행 등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피고가 수시로 전달하는 공지사항과 안내사항에서 정한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 서류편철순서 등에 따라 통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처리 후에는 각 지사별 담당자와 관리자가 1차적으로 이를 검토하고, 본사에서 2차로 검토하여 서류누락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반려조치를 하는 등 사후적 업무감독체계가 수립되어 있었다. 피고는 채권추심을 의뢰한 고객사인 H과 G에서 전달받은 사무처리시 유의사항을 원고들에게 그대로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전달한 안내사항에 기속되어 원고들이 업무수행을 하고, 그 업무처리의 적절성에 대하여 피고의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고객사의 승인을 받는 구조로 법조치 등 업무처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때, 단순히 전달자에 불과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는 G채권 회수와 관련하여 고객사인 G채권에 업무보고를 하면서, 목표금액, 회수실적, 달성율, 인당 회수액, 목표대비 부진사유를 분석 보고하고, 만성적 부진 자 4명에 대한 해촉 완료 사실을 보고하는 한편, 채권회수 실적 상승을 위해 채권추심원들의 월별 예상실적을 기재하여 보고하고, 일정 실적 미달시 재계약을 불허하는 방법으로 상시 긴장감을 유지하며, 실적 상위자로 편성된 집중반과 실적 하위자로 편성된 육성반을 분리운영하여 축소인력이 보유한 채권은 집중반에 추가 배분하고, 분기별 마감실적을 평가하여 신상필벌, 반별 승강원칙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의 사업추진 전략을 밝히기도 하였다(갑제19호증). 피고는 위 갑제19호증은 고객사인 G에서 실적부진에 대한 압박이 있어 이를 면피하고자 업무보고를 하면서 허위로 문서를 작성한 것일뿐 실제로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에게 실적압박을 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준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나, 을제2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앞서 인정한 사실을 번복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피고는 개인별 월별 성과급표(실적현황표)를 작성하여 게시판에 게시하고, 월별 실적에 따라 배분등급을 나누어 추심대상 채권액을 배정하였으며, 채권추심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는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량과 수수료가 결정되는 채권배정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실적 부진자에 대한 위임계약을 해촉하기도 하였으며, 실적 우수자에게 이익을 제공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로서는 통상적인 수임인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처럼 원고들 스스로 업무량이나 수입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를 거절하기가 사실상 곤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 09:00경 출근하여,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에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피고의 내부용 채권관리시스템에 접속하여 추심대상 채권 및 채무자 관련 정보를 조회하고, 개인별 추심활동 내용을 입력하였으며, 3개월을 주기로 전체 관리건수에 대하여도 전산입력을 하였다.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에게 별도로 업무보고를 하거나 업무수행에 대하여 결재를 맡도록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피고는 전산시스템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출퇴근시간, 원고들이 한 업무의 양과 처리상황, 실적 등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들이 피고의 고객사가 직접 제공한 전산프로그램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들이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으로서 피고의 업무를 위하여 고객사의 전산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이어서, 이를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

6)

한편, 피고는 위임직 채권추심원 중 1인을 파트장으로 임명하고, 그 파트장에게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이 조퇴, 지각, 외출, 결근 등 근태에 관한 사항을 구두나 문자메시지로 보고하고, 추심 관련 사항 등 업무를 보고하도록 하여 원고들의 근태에 관한 상황에 대하여도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 있었다.

7)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무실 및 컴퓨터, 전화기등의 사무집기를 제공하였고, 우편물 발송비용, 서류발급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였다.

8)

피고는 원고들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하지는 않았으나, 채권추심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매월 월별로 계산하여 25일 무렵에 정기적으로 지급해왔는바, 이는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9)

피고는 2017. 11. 1. 위임직 채권추심인 및 전문영업직 운영방안 개선안의 시행을 통해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위임계약서 내용의 수정, 사무실 이용료의 징수, 위임직 채권추심인 운용과 관련한 관리직에 대한 교육 강화, 위임계약 준수여부에 대한 지사장, 팀장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 작성 등을 통해 근로자성을 징표하는 내용들을 제거하였고, 그에 따라 2019년 이후 위촉된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이 제기한 퇴직금 관련 진정사건은 모두 내사종결처분이 내려졌으므로, 원고들 또한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업무형태 변경 노력은 주로 근로관계를 표상하는 외양을 제거하는 데 집중되어 있을 뿐, 채권추심과정에 대한 피고의 엄격한 지휘·감독의 필요성과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의 업무환경이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바,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부인된다고 보기 어렵다.

10)

원고들에게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칙이 적용되지 않은 점, 원고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는 사정 등은 부차적이거나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들이어서,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에 영향이 없고, 원고들 중 일부가 근무기간 중 일부 겸직이나 겸업을 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 소득액의 정도, 겸업기간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전속성, 근로자성을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4.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각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하다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 및 지연손해금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그 퇴직금의 계산방법 및 액수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주문 기재 각 해당 금원과 각 이에 대하여 그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여부가 문제되는 이 사건의 경우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인 이 판결선고일까지는 근로기준법상의 지연손해금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의 근무형태가 전형적인 근로계약과 달라 피고와의 사용종속관계가 분명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미 원고들과 같은 위임직 채권추심원들과 피고 사이에 동종 유형의 선행소송이 다수 진행되었고, 그 근로자성을 인정한 선행판결들도 다수 존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 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