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된 사실관계
피고는 'C'라는 상호로 건설업을 영위하는 사람으로, 2022. 6. 24.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로부터 원주시 E에 있는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 내 식용유소포장 설비 배관 설치공사를 도급 받았다.
원고는 2022. 7. 5. 피고에게 일용근로자로 채용되었다. 원고는 같은 날 16:00경이 사건 공장 2층 천장 판넬 위(이하 '이 사건 작업 장소'라 한다)에 올라가 지붕과 천장 판넬 사이에서 배관 용접 작업을 한 후 판넬(이하 '이 사건 판넬'이라 한다)을 통해 이동하던 중 해당 판넬의 피스가 분리되어 판넬이 무너짐에 따라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좌측 내측측부인대의 파열, 좌측 내측반달연골의 찢김,좌측 어깨관절의 염좌 및 긴장, 요추부 염좌, 제5요추-제1천추간 추간판탈출증(좌측 파열성) 등의 상해를 입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4,005,217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7. 5.부터 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소속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하여야 함에도 원고에 대하여 안전보건교육을 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인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작업발판이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지 않았고, 안전대를 지급하여 착용하게 하거나 안전대를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지도 않았다. 이와 같은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채무불이행책임에 기초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에 대하여 손해 44,005,217원(= 치료비 8,907,769원 + 일실수입5,097,348원 + 위자료 30,000,100원)의 배상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는 현장소장으로부터 비계를 통해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올라가 배관 용접 작업을 한 후 위 비계를 통해 1층으로 내려오라는 작업 지시를 받았음에도, 작업 지시에 따르지 않은 채 2명의 인부가 작업 중인 이 사건 판넬로 이동하였고, 이로 인해 판넬이 3명의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게 되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안전대를 교부하고 안전보건교육을 하였고,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안전대를 걸 수 있는 철제 파이프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원고가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음에 따라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성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른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다278286 판결 등 참조). 다만 이 경우 근로자로서는 구체적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 사실을 주장 ·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다47302 판결 등 참조).
관계 규정의 내용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하여야 하고(제1항), 근로자를 채용할 때 해당 작업에 필요한 안전보건교육을 하여야 하며(제2항),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에 채용하는 때 해당 작업에 필요한 안전보건교육을 추가로 하여야 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제1호는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8조 제4항의 위임을 받은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22. 10. 18. 고용노동부령 제3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사업주는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하고, 작업발판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여야 하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42조 제1, 2항), 근로자가 높이 2미터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경우안전대를 지급하여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고(제32조 제1항 제2호) 이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제44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사실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D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F 및 피고 측 G은 2022. 7. 5. 원고에게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였는데, 교육 내용에는 안전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작업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공장에는 이 사건 작업 장소로 연결되는 비계가 설치되어 있었고, 이 사건 공장 내부에는 천장 판넬을 고정하는 전산볼트와 천장 구조물(철제 빔)이 다수 설치된 상태였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전제사실과 위 인정사실, 이 법원의 D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안전보건교육을 하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작업발판 ·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여야 함에도 설치하지 않았다거나, 안전대를 지급하지 않은데다 안전대를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도 설치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피고가 어떠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책임에 기초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가 안전보건교육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D 및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에게 안전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작업을 실시하라는 내용의 안전보건교육을 하였으므로, 피고가 안전보건교육을 하지 않음으로써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원고는 교육 참석 확인표(을 제3호증)에 스스로 서명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단지 형식적으로 서명하였을 뿐 실제로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형식적으로 서명하였을 뿐 교육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자료 또는 정황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 안전보건교육을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인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작업발판이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구 산업안전보건규칙이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작업발판 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도록 하면서도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작업 장소가 작업발판 ·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하지 않음에도 피고가 이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가 작업발판 · 추락방호망을 반드시 설치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D 및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에게 안전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작업하도록 교육하였고, D가 사실조회에 대해 '당시 안전대를 착용하고 작업할 것을 교육하였다'고 회신하였으며, 실제로 원고가 안전대를 교부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작업발판 ·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나아가 당시 원고가 이 사건 판넬을 통해 다른 장소로 이동할 것을 피고가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판넬이 아닌 비계를 통해 출입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가 이 사건 판넬에 작업발판 ·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작업 장소에서 추락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판넬을 통해 이동하던 중 추락한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작업발판 ·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지 않은 것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3)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안전대를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공장 내부에는 천장 판넬을 고정하는 전산볼트와 천장 구조물(철제 빔)이 다수 설치된 상태여서 원고로서는 안전대를 전산볼트 · 철제 빔에 거는 방법으로 안전대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안전대를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원고는 용접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동할 때마다 안전대를 전산볼트나 철제 빔에 거는 것이 현실적으로 용이하지 않고 안전대를 걸 설비가 항상 작업 장소 근방에 있다고 보장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의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동 시마다 안전대를 설비에 거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을뿐더러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안전대를걸 설비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 지 않는다).
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작업 장소가 아닌 이 사건 판넬에서 추락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작업 장소에 안전대를 걸 설비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그와 같은 보호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작업 장소로 연결되는 비계가 설치되어 있었던 점, D가 사실조회에 대해 '비계를 통해 출입하도록 교육하였고, 하중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인 이상 하나의 판넬을 밟지 말도록 지시하였다'고 회신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비계로 출입하라는 작업 지시에 반하여 다른 작업자들이 작업 중인 이 사건 판넬을 통해 이동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지용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가단245141
판결선고
2026. 6. 2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