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금원과 각 이 에 대하여 같은 표 중 각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각 2025. 5. 28. 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아래의 각 근무기간 동안 피고의 광주지점에서 위임직 채권추심원으로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과 피고와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된 지위에서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위탁한 업무를 수행한 수임인으로서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들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네~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9다295773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제3 내지 1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피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채권추심업무라는 근로를 제공한 피고의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채권추심업무는 신용정보사인 피고의 핵심적 업무인데, 업무수행은 대부분 채권추심원들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을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 필요하였다. 또한 채권추심업무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법 등 관계 법령과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 등 금융감독원의 강한 규제를 받으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원들의 적정한 업무수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들을 지휘·감독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다.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채권추심 등 업무처리를 위탁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계약 내용 및 계약에 편입된 개인정보취급·위탁계약 특약서에는 업무수행방법, 수수료 지급기준, 해고사유와 유사한 내용의 계약해지 사유 등 복무규율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어 위 계약서는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갈음하는 문서로 볼 여지가 있다. 또한, 피고는 위임계약 당시 원고들로부터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한 업무수행에 있어 관련 법규·규준·지침·윤리강령 등 제규정 및 내부통제기준을 철저히 숙 지하여 이를 성실히 이행하겠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어떠한 처분도 이의 없이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준법서약서 및 '피고의 개인정보보호지침을 준수하고, 이를 이행하지않을 경우 회사의 사규나 관련 규정에 따른 징계조치 등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보안서약서를 징구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들은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가 정한 내부기준을 따를 의무가 있었고, 피고는 원고들이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계약해지, 손해배상 등 제재를 가할 수 있었는바, 이를 통해 원고들의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관한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① 원고들이 추심할 채권은 피고에 의해 배정되었고,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신용회복 부동의 운영절차, 형사고소 법조치 신청 기준, 채무자에게 통지하는 문서의 양식 등을 안내하였으며, 채권추심을 위임한 피고의 거래처로부터 일정한 업무처리 방식을 요구받을 경우 그 내용을 원고들에게 주지시켜 그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였다(원고들은 채권추심 업무 외에 피고의 거래처인 G 주식회사가 피고에게 요청한 배당금 교부, 보관금 출급과 같은 업무도 피고의 지시하에 수행한 바 있다). ② 또한, 피고는 원고들로 하여금 매일 당일의 수행업무 및 실적 등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 등록하게 하였고, 이를 통하여 각 지점별·개인별 실적을 분석, 관리하였다. ③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일정기한까지 채무자별 내용증명 발송여부, 고소여부, 특이사항 등을 조사하여 회신하라거나, 채무자의 자동차 연식 및 분납 등 자료를 조사하여 보고하라는 등 기간 및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지시하여 이를 수행하도록 하였고, 채권의 유형별로 세분화된 업무수행 지침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① 피고는 매월 직원별 실적을 사무실 게시판에 게시하거나 회보의 방식으로 직원들의 실적을 관리하고, 원고들에게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지급하면서 실적목표 달성을 유도하였는데, 수수료 지급기준이나 그 변경은 원고들과 협의된 것이 아니라 피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었다. ② 또한, 피고는 매월 지점별로 업무 수행실적 통계를 작성하고, 카드 상각채권 회수 목표달성을 위한 회수금액 증대를 위하여 지점별 회수율 상위 20% 대상인원에 대해 포상금을 지급하거나, 추심사 단위로 목표달성율 또는 현금회수율 상위 30%에 대하여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지점별 성과 달성을 독려하였다. 위와 같은 수수료 및 포상금 지급기준, 지점별 평가체계로 인해 원고들은 피고의 채권 회수를 위한 독려나 업무지시 등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지점장 등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지점별 실적향상을 위해 원고들과 같은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하는 유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① 원고들은 모두 피고의 광주지점에서 근무하는 자들로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로 출퇴근하였고, 출퇴근시 아이디 카드를 출입구 시정장치에 대거나 또는 지문 인식의 방법으로 출입하였다. ② 또한 원고들은 사무실에 출근 후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에 개인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내부용 채권관리시스템에 접속하여 채권추심과정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업무수행을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전산시스템을 통해 원고의 출퇴근, 활동 및 실적을 파악하고, 관리 및 통제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6) 피고는 원고들에게 개인책상, 의자, 컴퓨터, 전화기, 서랍장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여 왔고(피고는 그의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이 제기한 퇴직금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한 후 2020. 1. 1.부터는 사용료 명목으로 월 3만 원씩을 수수료에서 차감하고 있으나 원고들은 모두 그 이전부터 근무를 시작한 자들이다), 채무자에 대한 법적조치비용, 추심업무를 위한 우편물 발송비용, 장거리 출장시 소요되는 유류비 등도 피고가 부담하였다.
원고들은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하면서 최소 5년 이상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여왔고, 다른 업무를 겸업으로 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업무의 계속성 및 전속성이 인정된다. 또한, 피고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추심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채권추심원들이 제3자에게 추심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에게는 정규직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았고, 원고들이 채권회수업무수행을 위하여 자신이 제공한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관계없이 그가 회수한 채권액에 따라 그 일정 비율에 상당하는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며, 위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원고들이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 4대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원고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피고는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건전한 위임계약을 유지하고 근로자로 오인될 수 있는 행위를 제거하기 위하여 2020년 이후 위임계약서의 내용을 수정하고, '위임직 운영 관련 유의사항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매월 채권추심업무 담당부서, 지점으로부터 해당 리스트 내용을 점검하여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임직 채권추심원의 업무수행방법, 업무와 관련된 피고의 지휘·감독의 실질적 내용이 달라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한편, 원고들과 비슷한 시기인 '2016. 12. 2.부터 2022. 1. 31.까지' 같은 광주지점에 소속되어 위임직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했던 H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선행소송(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가단261750)에서도 이 사건과 동일하게 위임직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문제가 되었으나, 위 법원은 H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서울남부지방법원 2023나68461)도 동일하게 위 임직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으나(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인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 보아서는 위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을 달리 판단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위에서 본 근무기간과 같이 각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산정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간 피고로부터 수령한 금액, 1일 평균임금의 액수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들의 총재직일수가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총재직일수란 기재와 같은 점은 역수상 명백하며, 위 각 돈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임금에 원고들이 계속근로연수를 곱하여 계산한 원고들의 퇴직금액수는 위 퇴직금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와 같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퇴직금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하여 위 표의 각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를 다투어 퇴직금의 존부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5. 2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은 위 퇴직금 산정표 중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은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여부가 문제되는 사건으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인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근로기준법의 이율적용을 배제하기로 한다).
결 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되,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