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서울 강동구 C에 소재한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대표원장이다.
피고는 2016.경부터 수술을 마친 입원환자들의 간병을 위해 무료간병인 서비스를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2016. 9.경부터 2024. 6.경까지 위 서비스가 실시되는 이 사건 병원의 5인실 병동 609호에서 위 병동 입원환자들의 공동간병인으로 일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간병인 일을 그만둔 후, 2024. 7. 22.과 2023. 10. 23. 2차례에 걸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등의 미지급을 이유로 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위 각 진정사건은 노동관계법 등의 법 적용제외 대상이라는 이유로 각 행정종결처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6호증, 을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간병인으로 고용되어 근무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33,211,000원,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주휴수당 등 미지급임금 57,924,000원, 연차수당 5,236,800원 등 합계 96,371,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개인사업자로서 피고로부터 위탁받은 간병업무를 수행한 자에 해당하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각 증거를 통해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비롯하여 서면계약서는 별도로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매달 10.자에 원고에게 원고의 근무일수에 일당을 곱하여 산정된 금액에서 원천징수한 사업소득세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여 왔고, 그에 따라 원고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이 사건 병원을 사업장으로 한 고용보험 등 4대보험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 등을 지급받은 바 없고, 근무일수에 따라 정해진 보수만을 지급받았다.
업무의 내용이나 수행방법에 대하여 피고가 정한 업무매뉴얼이나 지침 등은따로 존재하지 않았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간병의 방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교육을 실시한 바도 없다. 원고는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환자를 진료실이나 검사실로 이동시키고, 환자의 퇴원시 침대보를 갈거나 환자에게 환자복을 가져다 주는등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진료나 검사 등 의료행위가 필요한 환자에 대한 간병업무라는 업무수행의 특성과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병원 측의 요청에 응하거나 협조하여야 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볼 것이지, 그러한 지시가 있었다고 하여 피고가 원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간호사나 병원의 일반직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복리후생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피고는 원고가 알려준 근무일수에 따라 원고의 보수를 정산하여 주었을뿐, 별도의 출근부를 작성하거나 원고의 출퇴근, 결근 등 근태를 관리한 사실이 없다. 또한 원고의 지각, 결근, 무단이탈 등 근태불량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규율하거나 제재하는 내용의 약정이나 피고의 내부규정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실제로 근태에 대하여 제재를 가한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5) 원고는 스스로 간병을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자신의 의사에 따라 대체 간병인을 둘 수 있었고, 대체 간병인에 대한 비용은 원고가 지급하였다.
원고의 간병장소가 이 사건 병원 609호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로부터 위탁받은 간병사무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는 간병대상 환자로부터 별도의 간병비를 지급받고 머리 감겨주기 등 추가 간병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제지하거나 제재를 가한 사실이 없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