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5. 14. 선고 2024가합10087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화장품용 외 플라스틱 용기 제조 및 도소매업, 앰플 외 유리용기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중국 국적의 요업·세라믹 기술자로서, 2019. 2. 1.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의 초청으로 2019. 3. 7. 특정활동(E-7)<1> 체류자격을 발급받아 2019. 4. 24.경 한국에 입국하였고, 그로부터 약 3년 8개월 동안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다.

원고는 2023. 1. 5. 피고 회사에서의 근무를 종료하였고, 2023. 1. 18. 그동안의 급여를 정산 받고 피고 회사가 제공한 숙소에서 퇴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에 대한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의 요지

원고의 대한민국 체류자격이 2023년 4월경까지로 소급하여 만료되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소가 인용되어도 원고가 피고 회사와 적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근로자 지위를 회복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그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관련 법리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가 2023. 1. 5.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가 위 시기에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다투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인 원고가 대한민국에서 취업하려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아 지정된 근무처에서 근무하여야 하고(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1항, 제2항), 체류기간을 초과하여 체류하려면 체류기간이 끝나기 전에 위 체류자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시 심사받아 법무부장관의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받아야 한다(출입국관리법 제25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31조의2 제3호). 이에 원고는 피고 회사의 초청으로 2019. 3. 7. 특정활동 체류자격을 받아 2023. 1. 5.경까지 지정된 근무처인 피고 회사에 계속하여 근무하면서 체류기간을 연장하여 왔다.

만약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2023. 1. 5. 정당한 이유 없이 서면통지에 의하지 아니하고 원고를 해고하였고, 원고가 이러한 해고의 무효를 확인하여 종전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면, 원고가 이를 전제로 출입국관리법령에 따른 체류기간을 적법하게 연장할 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원고의 체류자격이 2023년 4월경으로 소급하여 만료된 것은 원고와 피고 회사의 근로관계가 2023. 1. 5. 해고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이러한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위 해고의 무효를 확인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원고의 근로계약상의 지위 존부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분쟁이 존재하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한 상태이며,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위 부분에 대한 판결이 분쟁의 해결에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으로 보이므로,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피고 회사는 2023. 1. 5. 원고에게 “화장품 수요가 줄어들어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는데, 이는 원고에 대한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기준법에 정한 해고절차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 효력이 없다.

2)

피고

피고는 2022. 12. 3.경 원고에게 동종업체로 이직할 것을 제안하였고, 원고가 이에 동의하여 2023. 1. 5. 권고사직으로 퇴사하기로 합의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관계 종료는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해당하고, 이를 해고로 볼 수 없다.

나.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2023. 1. 5.경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의사표시, 즉 해고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원고는 2023. 1. 5. 피고 회사에서의 근무를 종료하고 2023. 1. 18. 급여 정산을 마친 다음 피고 회사가 제공한 숙소에서 퇴거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그 사이의 시점인 2023. 1. 16.경 피고 회사의 동종업체인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 채용을 위한 면접을 보러 갔고, 당시 피고 회사의 이사와 통역 담당 직원이 이에 동행하였으나, 원고가 C 입사를 희망하지 않아 채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 회사와의 사이에 2023. 1. 5.경 사직하기로 합의한 다음, 사직을 전제로 피고 회사의 협조를 받아 이직할 업체를 알아보았으나, 결과적으로 D로 이직하지 않게 되어 2023. 1. 18. 최종적으로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는 피고 회사가 자신을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는 2023. 1. 5.로부터 약 1년이 지난 2024. 1. 2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원고가 그동안 이에 관하여 피고 회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별도의 권리구제절차를 거쳤다고 볼 사정이 없다. 원고의 피고 회사에서의 근무가 2023년 1월경 종료되었으므로, 원고는 그 무렵 출입국관리법 제21조 제1항, 제25조 제1항에 따라 새로운 근무처를 찾아 근무처 변경허가를 신청하거나 체류자격을 구직(D-10)<2> 체류자격 등으로 변경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피고 회사가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다면 원고로서는 자신의 체류자격 유지와 직결되는 피고 회사의 ‘해고’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자연스러움에도, 원고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각주1) 대한민국 내의 공공기관·민간단체 등과의 계약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특별히 지정하는 활동에 종사하려는 사람을 말한다(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 1의 2]).

각주2) 교수(E-1)부터 특정활동(E-7)까지의 체류자격[예술흥행(E-6) 체류자격 중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공연업소의 종사자는 제외한다]에 해당하는 분야에 취업하기 위하여 연수나 구직활동 등을 하려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을 말한다(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 1의 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