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102,266,672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4. 1.부터, 원고 B에게186,666,676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20.부터, 각 2025. 12. 19.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엑소좀'이라는 신물질을 기초로 생물학적 제제, 세포치료제, 화장품 등의 연구개발 및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비상장회사로, 2017. 1. 3. 대표이사 D의 주도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원고들은 D의 제안에 따라 피고의 설립에 참여하여 지분을 인수한 공동창업자들로, 총 7명이었던 공동창업자들은 피고의 설립 직후인 2017. 1. 13.경 주주간 계약서를 체결하여 각자의 직위 및 책임 등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하였다.
위와 같이 공동창업자들 간 협의된 바에 따라 원고 A은 아래 표와 같이 2017. 1. 3. 피고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고, 2020. 3. 31. 중임되었다. 원고 B은 2017. 7. 21. 피고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고, 2020. 7. 21. 임기만료 이후 2020. 8. 19. 사내이사로 재 선임되었다. 그러나 원고들 모두 두 번째 사내이사 임기(피고 정관상 이사의 임기는 3년이다)를 다 마치지 못한 채 원고 A은 2021. 3. 31. 자 주주총회결의로, 원고 B은 2022. 3. 22. 자 주주총회결의로 각 해임되었다(이하 '이 사건 각 해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4호증, 을 제1, 2, 4, 31, 32, 43 내지 4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소가 이 사건 각 해임으로부터 약 2~3년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실효의 원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관련 법리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0118 판결,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다31048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의 경우 피고도 인정하고 있듯이 피고의 대표이사 D은 이 사건 각 해임 직후 원고들을 상대로 주식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원고들과 갈등·분쟁을 지속하고 있고, 이에 원고들로서는 D과의 갈등·분쟁 양상에 따라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사건 소를 제기할 것인지 여부를 숙고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한 원고들은 여전히 피고의 주주로 남아있었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피고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원고들의 사회적 평가에 대한 고민 역시 선행될 필요가 있었다.
이처럼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해임 직후 이 사건 소를 바로 제기하지 않은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며 피고 역시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해임으로부터 약 2~3년 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에게 더 이상 권리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그 외에 원고들의 권리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거나 원고들이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권리가 실효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 내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에게, 주위적으로는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각 해임의 무효 확인 및 미지급 임금 지급을 구하며, 예비적으로는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각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서 잔여 임기의 보수 상당액을 구한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상법상 이사와 감사는 주주총회의 선임 결의를 거쳐 임명하고(상법 제382조 제1항, 제409조 제1항) 그 등기를 하여야 하며, 이사와 감사의 법정 권한은 위와 같이 적법하게 선임된 이사와 감사만이 행사할 수 있을 뿐이고 그러한 선임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다만 회사로부터 이사라는 직함을 형식적·명목적으로 부여받은 것에 불과한 자는 상법상 이사로서의 직무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위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원고들은 피고의 대표이사 D이 단독으로 경영권·업무집행권을 행사하고 있어 그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만을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나, D이 원고들의 업무를 관리·감독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형식적·명목적으로 임원의 지위를 유지한 채 오로지 D으로부터 요구받은 노무만을 담당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내지 7, 11, 12, 16 내지 90호증, 을 제3, 5 내지 25, 33, 34, 47 내지 190호증의 각 기재·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들은 피고에 재직하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등기된 사내이사로서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수행한 임원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의 지위·직책 및 수행한 업무
원고들은 피고의 설립 당시 지분을 나눠 인수한 공동창업자 7명 중 2명으로서, 앞서 본 주주간 계약서에 합의된 대로 피고 내에서 주어진 역할·책임을 수행할 예정이었고, 실제 재직하는 기간 동안 그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D의 일방적 지시에 의해 원고들의 업무가 아래 표와 같이 계속 변동되었다고 주장하나, 그 범위는 애초에 주주간 계약서에서 예정하고 있었던 역할·책임(즉, 원고 A의 경우 기술·연구개발, 원고 B의 경우 재무·회계 및 경영지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생략>
아울러 원고들은 위와 같이 주주간 계약서에 예정되어 있었던 업무를 수행하면서 담당 업무에 대해서는 대표이사 D 또는 E 부사장 바로 다음으로 높은 결재권을 행사하였다(갑 제26, 27, 53호증 등). 다만 원고 B의 경우 첫 번째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직후인 2020. 8.경 D으로부터 부장으로 강등된다는 통보를 받았고, 2021. 3. 1.경에는 피고와 연봉계약서(갑 제3호증)를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긴 하나, 원고 B은 위 강등 통보 이후 2020. 8. 19.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어 대외적으로 CFO의 지위를 유지하였으며 업무 역시 연속적이었다고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 B이 임원의 지위를 박탈당하였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이 D의 지휘·감독에 종속되어 있었는지 여부
원고들은 피고에 재직할 당시 D으로부터 상시적 지시를 받고 매일 업무일지를 작성하는 등 엄격한 지휘·감독하에 노무를 제공하였고, D의 의사결정이 없으면 어떠한 업무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D은 원고들에게 업무일지를 작성하여 퇴근 시 제출하라는 요구를 하였고, 원고들은 한동안 이러한 지시에 따라 본인의 업무를 보고 한 것으로 확인되기는 한다. 또한 D은 전화, 이메일, 텔레그램 등을 통해 원고들에게 업무시간 외에도 계속해서 업무 지시를 하고 수시로 시말서를 요구해왔으며 원고들은 위와 같은 D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주말, 야간 근무를 반복해온 사실도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D의 업무 지시가 부적절하다는 점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와 같은 D과 원고들의 업무 관계는 (i) 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피고의 경영권·업무집행권을 행사하였던 D의 지위, (ii) 대표이사임에도 세세한 것까지 모두 관여하려는 D의 업무 스타일, (iii) 대표이사를 조력해야 하는 사내이사로서 원고들에게 부여·기대되었던 역할, (iv) 인력이 부족하여 임원들까지 모두 현업에 참여하여야 하는 스타트업의 업무환경 등에서 비롯된 것이지, 단순히 원고들이 D에 종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단적으로, 뒤에서도 언급할 것과 같이 원고들은 2021. 4.경 위와 같은 업무 방식을 바꿔보고자 다른 기관투자자들에게 D과의 합의안을 제시하였는데, 이를 보더라도 원고들이 D에 종속되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의 보수, 성과 보상 등 사내이사로서의 대우
원고들은 피고에 재직할 당시 주주총회결의에서 정한 한도 내의 보수를 지급받았으며, 원고들에게 지급된 보수액은 매년 주주총회에 보고·승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원고 A의 경우 연 9,000만 원~1억 원, 원고 B의 경우 연 8,000만 원~1억 원 정도를 수령하였는데, 이는 대표이사인 D보다 다소 낮지만 다른 비임원 직원들의 평균 연봉(2019년 기준 평균 약 3,596만 원)보다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특히 피고가 설립된 지 10년도채 되지 않은 신생 스타트업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참고로 비임원 직원들 중 가장 높은 급인 부장의 연봉은 2019년 기준 7,000만 원대였는데, 같은 해 원고 A은 약 9,000만 원, 원고 B은 약 8,000만 원을 각 연봉으로 수령하였다.<2>
게다가 원고들은 피고의 설립 당시 인수한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향후 피고의 경영 성과나 상장 여부에 따라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비임원 직원들의 경우 극히 일부만 주주총회결의에 따라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을 뿐이다. 이를 고려할 때 원고들은 성과 보상의 측면에서도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매월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받는 형식으로 보수를 받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기도 하였으나 이는 다른 임원들도 마찬가지였으므로 이를 원고들의 근로자성 판단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한편, 업무 환경 측면에서도 원고들에게는 비임원 직원들과 구별되는 개별 집무실이 주어졌다. 그와 달리 일반 직원들은 파티션으로 구분되어 있는 공간에 여럿이 모여 업무를 하였다. 또한 원고 A은 재직 초기 준대형 그랜저 차량을 제공받아 이를 출퇴근용법인차량으로 사용한 적이 있고, 렌트 비용과 차량유지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모두 회사가 부담하기도 하는 등 사내 임원으로서 혜택을 받았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원고들은 대내적인 측면에서 임원 대우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원고들에 대한 대외적 인식
원고들은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사내이사들이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도 피고의 경영진으로 인식되었다. 예컨대 주주인 기관투자자들은 D을 비롯하여 원고들을 모두C-Level의 임원<3>으로 파악하고 그 이력·경력을 고려하여 투자를 결정하였으며, 투자계
약서에 원고들이 이해관계자로 서명·날인하도록 요구하였다. 또한 피고가 2020. 4.경 'I'을 수상할 때에도 대표이사 D과 원고 A이 함께 참석하여 상을 받았으며, 원고 B은 사내이사로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특히 원고 B은 원고들을 비롯한 다른 사내이사들과 D 사이의 갈등이 점점 심해지자 2021. 4.경 기관투자자들을 찾아가 D과의 합의안을 제시하면서 조율을 요청하였는데, 이 역시 원고 B이 본인을 임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만약 원고 B이 대내외적으로 한 명의 근로자에 불과하였다면 위와 같은 시도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실제 당시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원고 B의 요청을 받아들여 원고들과 D 사이를 조율하기도 하였는바, 이를 보더라도 기관투자자들은 D 뿐만 아니라 원고들까지 모두 피고의 경영진으로 인식했던 것이라 판단된다.
소결론
이상의 내용을 종합할 때 원고들은 등기된 사내이사로서 대내외적으로 피고의 임원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되며, 단순히 일정한 보수를 목표로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만을 제공한 근로자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상법 제385조 제1항에 의하면, 이사는 언제든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해임할 수 있으나,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이사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여
기에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등 참조). 한편위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참조).
이 사건 각 해임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내지 10, 13, 15, 91 내지 159호증의 각 기재·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각 해임은 D이 원고들에게 욕설·폭언 등 강압적 언사를 지속해오면서 결국 원고들과 갈등이 생겨 주관적 신뢰관계가 상실되자, 원고들이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는 등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에 장해가 될 만한 객관적 상황을 발생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창업자이자 주주인 원고들을 축출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
D은 피고 설립 당시부터 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경영권·업무집행권을 행사해오면서 권위적인 업무 스타일을 구축하여 왔고, 공동창업자인 원고들에 대해서도 전화, 이메일, 텔레그램 등을 통해 밤낮없이 세부적인 업무지시를 해왔다. 이로 인해 원고들은 사소한 업무에 관해서도 D에게 사전 보고를 하고 확인을 받는 식으로 일하게 되었고, 2020년 말경에는 업무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대화방만 200개가 넘을 정도였다. 또한 그 과정에서 D은 원고들에게 매일 업무일지를 작성하라는 요구도 하였고, 마음에 들지 않는 업무에 대해서는 수시로 시말서를 작성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D은 위와 같은 업무 과정에서 원고들에게 '수령하는 연봉이나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에 비해 업무 역량이 떨어진다.'는 등의 비아냥을 일삼아왔고, 심지어 욕설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일례로 D은 원고들에게 "토요일 일요일에 놀더니 어제도일언반구도 없었다가 이제 보라고?? 이런 쓰레기들이 있나.", "A B 당신들은 회사 위기나 똥만 만들고 한 번도 나서서 제대로 치운 적이 없습니다.", "주식으로는 연 50프로 복리로 수익 남기려고 하고, 일은 연 5프로만 하고, B이나 E이나 말만 많은 놈들이죠."라고 하였다. 그 외에도 정당한 업무상 지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조롱과 폭언이 상당히 많았으며, 원고 B에게는 1시간이 넘는 회의 내내 심한 욕설을 하고 그 가족을 모욕한 적도 있었다(갑 제149호증).
반면 위와 같은 정황들이 현출된 원고 제출 증거들을 보면 원고들은 D의 강압적인 언사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D의 비판에 수긍하거나 사과하며 지적받은 사항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실제 원고들의 업무일지나 업무 내용, 출퇴근시간 등을 확인해보면 원고들은 주말, 야간에 상관없이 업무에 매진해온 것으로 보이고, D의 지시가 있을 때면 그 지시가 불분명하거나 매우 촉박한 경우에도 최대한 그에 맞춰 업무를 수행하고자 하였다. 특히 피고가 상장 준비를 시작하였던 2020년경에는 D의 업무 지시강도가 더욱 심해지면서 원고들의 과로 상황도 악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업무상 스트레스와 과로가 지속되자 원고 A은 건강에 문제가 생겨2020. 5.경 1개월간 병가를 거친 후 다시 복귀하여 상장 준비에 협조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D의 원고 A에 대한 태도는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원고 A은 2020. 11.경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대해 D은 상장 준비 중 사직하는 것이 피고에 누를 끼치는 행동이라며 원고 A을 질책하였고, 내용증명을 통해 공동창업자 간 계약을 위반하였다며 주식을 몰취하고 위약벌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원고 A은 위와 같은 D의 압박에 못 이겨 추후 주식을 몰취당하더라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갑 제15호증)까지 작성하며 사직 의사를 철회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하였다.
이후 이루어진 상장 업무의 진행 과정을 보더라도 원고 A이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다거나 상장이 실패하게 된 근본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 A은 피고 설립 초기부터 그래왔듯이 '엑소좀' 전문가로서 본인의 담당 업무인 연구개발 등에 정진하였으며, D 역시 이를 인정하기도 하였다(갑 제158호증 텔레그램 대화 내역 중 "엑소좀 원료 파트 개발에 A 상무 공헌이 크니 A 박사로 합시다."). 또한 애초에 원고 A이 피고에 필요하지 않은 인력이었다면 D이 피고 설립 당시 공동창업을 제안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상장에 앞서 사직을 원하는 원고 A을 억지로 복귀시키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D은 2021년에 목표했던 상장이 실패하자 이를 원고 A의 탓으로 돌리며 2021. 3. 31. 자 주주총회에서 원고 A의 해임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2021년경 피고의 상장이 실패한 이유는 외부 전문가로부터 피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하였기 때문으로, 굳이 그 원인을 찾자면 이는 D을 비롯하여 피고에 재직하고 있는 모두의 잘못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D은 상장 실패 직후 바로 원고 A을 해임하고 얼마 뒤 그에게 받아두었던 확약서(갑 제15호증)를 기초로 주식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바, 이러한 경위에 비춰볼 때 D은 상장 실패를 기회로 공동창업자이자 주주인 원고 A을 피고에서 배제시키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 B의 경우 2020. 8.경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D으로부터 "오늘부로부장으로 강등합니다. 대외적으로 회사 필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등기임원입니다만 (중략) 지난 3년 이상 수백 번 가르치고 가르쳤습니다만 안 되는 놈은 안 되는군요."라는 말을 듣고 사내에서 부장급 대우를 받게 되면서 D과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이후 원고 B은 위와 같은 갈등 상황을 봉합하고자 2021. 4. 9.경 오후 반차를 내고 주주인 다른 기관투자자들을 찾아가 D과의 합의안을 제시하면서 조율을 요청하였다.
D은 원고 B의 위와 같은 시도를 알게 되자 2021. 4. 11. 즉시 원고 B의 사내 이메일 계정 비밀번호를 변경하였고, 그다음 날인 12일경에는 피고 건물의 출입권한을 말소시켰다. 이에 원고 B은 2021. 4. 16.까지 휴가를 사용한 뒤 19일경 다시 피고에 출근하여 복귀를 시도하였으나 피고 측에서 기존 업무용 노트북을 회수하고 재택근무용 노트북을 주면서 추후 지시받는 업무만을 수행하라고 하였다(갑 제23호증). 그러나 이후 원고 B에게는 어떠한 업무도 부여되지 않았고, 별다른 통보 없이 급여도 지급되지 않았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결국 D은 원고 B이 다른 주주들과 접촉을 시도 한 것을 알고 바로 업무에서 배제시킨 것이라고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D은 원고 B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것이므로 해임이 당연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 B이 제안하였다는 합의안의 요지는 공동창업자들 간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D에게 기존의 부당한 대우를 사과하고 위약벌을 지급하라는 취지여서 이를 경영권 탈취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백보 양보하여 원고 B의 위 합의안 제시로 인해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되었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음은 앞서 본 법리와 같다.
원고들의 업무 역량에 관한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6 내지 29, 35 내지 42, 191 내지260호증의 각 기재·영상 등을 근거로 원고들의 업무 역량이 부족하여 피고의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 외 여러 비위행위 등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결국 원고들을 해임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A의 경우 피고가 주장하고 있는 해임 사유, 즉 (1) 업무 역량 부족, (2) 조직관리 실패, (3) 네트워크 및 대인관계능력 부재, (4) 건강 문제 등은 D의 주관적 평가에 따른 것으로서 믿기 어렵고, 이를 두고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다거나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는 등과 같이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에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 볼 수도 없다. 또한 그와 관련하여 원고 A이 2021. 3. 31. 갑자기 해임되었어야 할 만한 구체적인 사건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구체적으로, 피고가 원고 A의 업무 역량 부족 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출한 탄원서 등은 D의 지시하에 작성된 것으로 보여 신뢰하기 어렵고, 원고들은 위 탄원서 등과 상반되는 의견을 밝힌 직원들의 진술서 등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가 원고 A의 조직관리 실패 근거라고 제출한 텔레그램 대화들(을 제74, 77, 191호증 등)을 보더라도 원고 A이 소속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해온 방식은 D이 원고 A에게 지시하였던 방식보다 훨씬 합리적이고 업무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는 원고 A의 개발 성과나 업무달성률이 1~20%로 매우 저조한 반면 D의 기여율은 70~100%라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이 역시 D의 주도로 임의 평가된 내용에 불과하여 믿기 어렵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오히려 D은 원고 A이 근무할 때에는 그의 역량을 칭찬하기도 하였고, 원고 A은 학력이나 경력, 논문 성과, 특허 등록 내역, 해외 네트워크 등 여러 관점에서 보아도 '엑소좀' 연구개발 및 관련 제조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인 피고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인원이었다고 사료된다. 건강 문제 역시 병가 후 복귀하여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해임이 필요한 정도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한편 원고 B의 경우, 피고는 직접적인 업무 배제의 계기가 된 2021. 4. 9.경 기관투자자들 접촉 사건 이외에도 (1) 투자유치 역량 부족, (2) 2018. 10.경 J의 자료 유출 방조, (3) 2019년경 재고자산감모손실 발생, (4) 2020. 7.경 영업비밀 무단 유출 등이 해임 사유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1) 내지 (4) 사항은 대부분 원고 B이 해임되기 한참 전에 있었던 일일 뿐만 아니라 아래 후술할 것과 같이 비위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어서 원고 B이 2022. 3. 22. 해임되어야 할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구체적으로, 피고는 원고 B이 CFO로서 투자를 유치해오지 않았다고 지적하나, 애초에 주주간 계약서상 원고 B의 역할·책임에 투자 유치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설령 원고 B이 직접 투자를 유치해온 내역이 D에 비해 저조하다 하더라도 경영지원 및 회계·재무를 담당하며 D의 투자 유치 과정을 충분히 조력하였으므로 본인의 업무를 해태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또한 피고가 뒤늦게 지적하고 있는 2018. 10.경 J의 자료 유출방조와 관련하여서도 원고 B은 그 당시 내부 협의를 통해 J에게 자료 삭제를 요구하고 보안서약서를 징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러한 조치에 크게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는 원고 B이 2019년경 재고자산감모손실을 발생시켜 피고에 손해를 끼쳤다고도 주장하나, 피고의 주장과 그 제출 증거만으로는 위 감모손실이 어떠한 경위로 발생한 것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어서 이를 원고 B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아울러2020. 7.경 영업비밀 유출의 경우 피고의 기술성 평가를 외부에 의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서 원고 B은 D의 지시하에 주요 정보를 가리는 등 보안이 강화된 자료를 전달하였으므로 역시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피고가 언급한 사항들을 살펴보더라도 원고 B이 피고에 대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고의로 위법행위등을 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해임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는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원고들에게 잔여 임기에 대한 보수 상당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102,266,672원(= 해임 직전 3개월 간 보수 합산액 12,783,334원 × 해임 후 잔여 임기 24개월 ÷ 3개월)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의 임기 만료 다음 날인 2023. 4. 1.부터, 원고 B에게 186,666,676원[= 2021. 3. 1. 자 연봉계약서상 월 급여 6,666,667원 × (임기 중 급여를 받지 못한 23개월 + 해임 후 잔여 임기 5개월)]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의 임기 만료 다음 날인 2023. 8. 20.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2.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는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발생한 법정채무로서 상법 제54조의 상행위로 인한 채무 또는 그에 준하는 채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지연손해금에 대하여 민사법정이율을 적용한다. 결국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예비적 청구를 일부 기각하게 되므로,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은 이 판결 선고 다음 날부터 적용한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진암(재판장) 김종완 신주영
1원고 B은 2024. 11. 12.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손해배상 원금 "273,083,333원"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원인에 비추어 보면 이는 "273,083,533원"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2원고들은 2019년 당시 D에 의해 일방적으로 감봉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다른 임원들에게도 모두 적용된 것이었다.
3직함이 'Chief'로 시작하는 최고경영자(CEO, 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CFO, 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 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ons Officer), 최고기술책임자(CTO, Chief Technology Officer) 등의 최고 직급 임원들을 지¦
칭하는 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