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피고가 2024. 10. 21. 개정한 교직원 복무규정 제13조 제1항, 제14조 제1항, 제1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 해외여행 신고제 적용확인 청구 부분을 각 각하한다.
피고가 2021. 12. 13. 개정한 교원 해외여행(출장)에 관한 규정 제4조는 효력이 없음을 확인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과 같은 판결 및 피고가 2024. 10. 21. 개정한 교직원 복무규정의 제13조 제1항, 제14조 제1항, 제1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은 효력이 없음을 확인한다. 원고에게는 방학 중 해외여행 신고제가 적용됨을 확인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2006. 9. 1. C대학교의 전임강사로 임용되어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
피고는 2018. 2. 1. '교원 해외여행(출장)에 관한 규정(이하 '해외여행 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2018. 6. 18. 기존에 직원들에게만 적용되던 '직원 복무규정'의 적용대상에 교원을 추가하여 '교직원 복무규정'으로 개정하였다. 피고의 해외여행 규정과교직원 복무규정은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해외여행 규정은 2021. 12. 13., 교직원 복무규정은 2024. 10. 21. 마지막으로 개정되었다.
이 사건과 관계된 피고의 정관시행세칙, 해외여행 규정, 교직원 복무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갑 제2, 6, 8,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 요지
현행 교직원 복무규정 제13조 제1항, 제14조 제1항, 제1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이하 '이 사건 교직원 복무규정'이라 한다)과 해외여행 규정 제4조(이하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이라 한다)는, ①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함에도 교원 과반수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② 정관시행세칙에 따라 이사장의 승인 내지는 이사회 심의·의결을 받지 않았으므로 효력이 없다. 특히 해외여행과 관련하여, 원고에게는 해외여행규정이 제정되기 이전까지 적용되던 신고제의 노동관행이 적용되어야 하는바 그 확인을 구한다.
이 사건 소 중 해외여행 신고제 적용 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직권판단
원고는 원고에게 방학 중 해외여행 신고제가 적용된다는 점에 관한 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1442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적용 여부에 관한 확인을 구하는 해외여행 신고제의 구체적인 내용이 불분명하여 원고의 청구가 인용되더라도 이에 관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분쟁이 일거에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는 재직 중 해외여행을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고 이를 통해 재직 중 해외여행과 관련하여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에게 방학 중 해외여행 신고제가 적용된다는 점에 관한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해외여행 신고제 적용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교직원 복무규정 및 해외여행 규정의 효력에 관하여도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이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것이고(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355 판결 참조), 확인의 소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한 것이어야 하므로 확인의 소로써 일반적, 추상적인 법령 또는 법규 자체의 효력 유무의 확인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2. 22. 선고 93다6156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은 교원으로 재직하는 중 해외여행을 하는 것을 제한하면서 부득이한 개인사유로 인한 해외여행 등에 관하여 총장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제6조에 따라 해임 등 징계처분의 대상이 되는바, 원고를 포함한 교원들의 근로조건을 구체적으로 규율하는 규정에 해당한다. 또한 갑 제15,17, 21, 28, 29, 32, 34, 47, 4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원고가 재직 중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 피고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고 해외여행 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한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등으로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과 유사한 규정들의 효력을 다투어 왔고, 피고는 현재까지도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며 원고로 하여금 해외여행에 관하여 사전에 신고를 하거나 허가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에 따라 구체적인 근무지시를 하거나 그 위반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할 때까지 기다려 그 효력을 다투도록 하는 것이 소송경제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의 무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원고가 재직 중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 피고에 대하여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예상되는 분쟁을 일거에 직접적이고도 획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는 확인의 이익이 존재한다.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면 이 사건 교직원 복무규정의 경우, 원고를 포함한 교원들의 근무일수, 근무시간, 휴가에 관한 내용을 직접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규정들이기는 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무일수, 근무시간, 휴가에 관하여 구체적인 분쟁이 발생하였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것이라고 볼만한 정황이 없고, 사전에 위 복무규정의 효력 유무를 다투어야만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다. 그렇다면 위 규정으로 인하여 원고의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보더라도 이 사건 교직원복무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그러한 불안·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교직원 복무규정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본안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전임강사로 임용된 2006. 9. 1.부터 피고가 해외여행 규정을 제정한 2018. 2. 1. 이전까지 해외여행을 제한하는 내용의 취업규칙이 없었기 때문에 C대학교의 교원들은 연가를 사용하면 재직 중에도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② 피고는 2018. 2. 1. 해외여행 규정을 제정하여 제4조에서 개인사유로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 해외여행 기간을 학기 중에는 7일 이내, 방학 중에는 20일 미만으로 정하여 해외여행 15일 전까지 승인을 받도록 하였고<1>, 제6조에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 징계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2> C대학교의 교원들은 연가를 사용하더라도 제한된 기간 내에서, 피고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된 점, ③ 위와 같이 해외여행 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C대학교의 교원들이 연가 사용과 관련하여 저하된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적용받게 됨에 따라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 있었다고 보임에도 피고는 이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위 해외여행 규정 제4조는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개정된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이 피고가 당초 제정한 위 해외여행 규정 제4조를 교원들에게 다소 유리한 내용으로 개정한 것이라 하더라도 종전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교원들의 해외여행을 제한하는 내용인 이상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피고가 현재까지도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에 관하여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위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을 무효로 판단하는 이상, 위 규정이 이사장의 승인 또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않아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교직원 복무규정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 해외여행 신고제 적용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 각하하고, 원고의 이 사건 해외여행 규정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각주1) 제4조(허가)
총장은 여행 목적과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교원의 해외여행을 허가할 수 있으며 해외여행 15일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각주2) 1. 제1종 여행: 방학기간이 아닌 학기 중에는 통산 12일을 초과할 수 없고 1회에 7일을 초과할수 없다. 단, 총장이 인정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해외여행을 한 경우 연구년 신청을 제한하며, 전임교원 업적평가 시 본직 충실도 평가에 반영한다.
각주3) 2. 제2종 여행: 학기 중(방학기간 제외)에는 학기당 통산 7일 이내로 허가한다. 단, 총장이 인정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각주4) 3. 제3종 여행: 학기 중의 해외여행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며, 방학기간의 해외여행의 경우 20일 미만으로 허가할 수 있다. 단 적정한 사유가 있을 시 30일 미만의 범위에서 기간연장을 허가할 수 있다.
각주5) 제6조(위반에 대한 조치)
교원이 이 규정을 위반하여 해외여행(출장)을 한 경우에는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조치를 취할 수 있다.② 허가기간이 경과 후 귀임하지 않은 교원은 해임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