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피고는 원고에게 151,148,773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1.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및 관계
피고는 국가기간방송으로 국내외에 대한 방송의 실시와 방송문화의 보급 및 이에 수반하는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공법인이다.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피고의 방송제작 지원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4. 2. 1.부터 2015. 10. 31.까지 뉴스제작부에서 뉴스PD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의 위탁계약 등 체결 피고는 C과 'B 방송프로그램 제작업무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위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 사건 위탁계약은 매년 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그 내용도 연도별로 다소 달라졌으나 주요 내용은 변경되지 않았으므로, 이하에서는 2014년도의 계약 내용을 기준으로 기재한다). <생략> 다. 노동청의 근로감독 결과 1) 원고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하 '노동청'이라 약칭한다)에 C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에 불법파견되었다는 내용으로 근로감독을 청원하였다.
노동청은 2019. 6. 5. 근로감독 결과, C 소속 근로자들 중 1 뉴스진행, 뉴스영상편집, 스포츠중계, SNG밴 운용, 오디오녹음, 지역보도CG, NLE, 편성CG 업무 등을 담당하는 근로자 192명에 대하여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른 실질적 파견관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2019. 7. 10.까지 위 근로자들을 직접고용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하였고, 2 특수영상제작 및 사운드디자인 업무 담당자들에 대하여는 파견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시정지시를 하지 않았다.
피고의 직접고용
피고는 노동청에 직접고용에 관한 근로조건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2차례에 걸쳐 시정기한 연장을 요청하였고, 노동청은 피고에게 시정기한을 2019. 9. 23.까지 연장해주었다.
피고는 2019. 9.경 위 시정지시에 따라 직접고용대상자 192명 중 피고에 직접고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비동의 확인서를 제출한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89명을 특정직으로 고용하였다.
관련사건의 경과
C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가 자신들을 불법파견을 통하여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2019. 7. 17. 이 법원 2019가합109729 사건으로 소를 제기하여, 피고를 상대로 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것과 피고 소속 근로자와의 근로조건 등을 차별한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 법원은 2022. 9. 23. 위 근로자들 중 사운드디자인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을 제외하고는 피고와의 근로자파견관계가 있다고 판단하는 한편 피고에게 해당 근로자들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고 피고 소속 7직급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기준으로 계산한 임금차액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2026. 1. 28. 위 판결의 항소심인 2022나2041288 사건에서 위 근로자들 중 사운드디자인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을 제외하고는 피고와의 근로자파견관계가 있어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면서도, 뉴스진행 등의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을 피고 소속의 4직급 또는 7직급 근로자들과 동종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위 근로자들의 임금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사이에 차별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임금 차액분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청구는 기각하였다(이하위 근로자들에 대한 이 법원의 1심 판결과 서울고등법원의 2심 판결을 '선행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이 사건 위탁계약은 실질적으로 파견법 제2조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피고의 지휘 · 명령을 받으며 피고를 위한 근로를 제공하였으나, 피고는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불법으로 C으로부터 원고의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고, 피고 내 원고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에 따라 산정된 임금으로서 피고가 원고를 직접고용하였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 중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부분(2022. 1.부터 2025. 8.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C 소속 근로자로서 C의 지휘 · 감독을 받아 근무하였고,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인 C이 일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한 점, 피고가 원고에게 업무상 요구를 하였더라도 이는 도급인의 지시권을 행사한 것이고,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지휘 · 감독권을 행사하거나 직접적인 불이익을 준 적이 없는 점,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C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기능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므로 원고는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 C은 독자적으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 징계권을 행사하고 교육 및 훈련시켰으며, 작업시간, 휴게시간, 휴가 등을 결정하고 근무태도를 점검하는 등 독립적인 기업조직을 갖추어 피고와 무관한 외주업무를 수주받아 수익사업을 진행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위탁계약은 파견법에서 정하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고용의사표시 청구는 기각되어야 하고, 원고가 파견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청구 역시 모두 이유 없다.
판단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여부
관련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1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 · 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2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3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4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5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에 갑 제3 내지 27호증, 을 제3 내지 39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C의 설립 경위 등
피고는 본사와 지역국의 영상편집 등 방송제작 지원 업무와 관련된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영상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2009. 8. 24. C이 피고의 자회사로 설립되었다.
C이 설립될 당시 피고는 C의 구성과 조직, 체계 및 근로자수 등을 결정하였고, 피고 소속 연봉계약직 근로자 등이 C 소속으로 이전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C의 조직 및 운영
피고의 각 부서나 지역국 등은 프로그램 신설 등을 이유로 신규 인력의 충원이 필요하게 된 경우 본사에 C 인력의 증원을 요청하였고, C 소속 인력이 증원될 경우 피고가 C 측에 지급하는 위탁수수료가 증가하게 되므로, 피고의 본사는 증원의 필요성 등을 검토한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하였다. 피고의 승인이 이루어지면 이에 따라 C에서 신규 인원을 충원하였고, 이 사건 위탁계약에 대한 위탁수수료의 조정 절차가 이루어졌다.
C은 결원이 발생할 경우 자체적으로 채용계획을 세워 구인공고를 하고 서류전형, 필기 및 실기, 면접 등을 통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였고, 신규 채용한 근로자들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소속 직원들에 대한 인사발령 및 승진, 전보배치 등을 결정하였다.
다만, C이 설립된 비교적 초창기에는 영상편집팀, 특수영상팀 등의 신규 채용 과정에 피고 소속 직원이 실기 및 면접 평가자로 직접 참여하여 관여한 사실이 있다.
C은 소속 직원들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를 실시하여 평가결과에 따라 임금인상률을 차등 적용하였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직무교육 및 법정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징계 및 포상을 하였다.
C은 전산시스템을 통해 소속 직원들에 대한 연장근로 및 휴가, 출장 등 근태상황을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C은 소속 직원들이 수행하는 업무 전반에 관하여 자체적인 업무 매뉴얼을 작성하여 운용하고 있다.
위탁수수료의 지급 방식
이 사건 위탁계약에서는 매년 위탁수수료를 직접경비(사무실 임차료, 기계장치 임차료, 정보시스템 임차료 등) 및 그 외의 경비로 구분하여 산정하였고, C은 매월 직접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위탁수수료에 대하여 위탁 업무별로 수행한 인원수를 명시하여 피고 측에 청구하여 왔다.
C은 D빌딩 사무실 외에는 기본적으로 피고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장비들을 피고로부터 임차하여 사용하였는데, 이에 소요되는 임차료는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위탁수수료의 직접경비에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피고는 위탁업무와 관련하여 C 소속 직원이 해외출장을 가게 될 경우이 사건 위탁계약에서 정하는 위탁수수료와 별도로 국외여비를 지급하였다.
원고의 업무 및 수행방식
업무의 개요
뉴스진행 업무는 큐시트(방송의 연출 과정을 상세하게 적어 놓은 일정표)및 단신 뉴스의 자막, 밴드 이펙트(화면 하단 또는 좌우측 상단에 표시되는 자막), 스크롤(화면 하단에 우측에서 좌측으로 지나가는 자막), 헤드라인(뉴스 시작 시 주요 뉴스를 소개하는 영상), 예고 등을 작성하여 뉴스를 준비하고 방송을 진행하는 업무로, 통상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뉴스PD'로 부른다.
뉴스진행 업무의 과정은, 뉴스의 아이템이 선정되면 C의 뉴스진행 담당자들이 뉴스의 라인업(방송 계획)에 따라 보도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큐시트를 작성하고, 데스크(방송국의 편집부에서 기사의 취재와 편집을 지휘하는 직위로 통상 보도국의 팀장급 기자를 의미함) 측의 수정 요청이 있을 경우 새로운 뉴스를 추가하고 순서를 변경하는 등 방송 전까지 큐시트를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이에 대한 데스크의 승인을 받는다. C의 뉴스진행 담당자들은 뉴스 영상의 자막이나 밴드 이펙트, 스크롤 등을 작성하여 피고 데스크의 승인을 받은 후 피고의 보도그래픽 담당자에게 제작을 의뢰하였고, 보도그래픽 담당자가 뉴스 방송 시 자막 송출이 가능하도록 이를 제작 및 입력하여 인계하면, 피고의 자막 담당자가 생방송 시 자막 송출 업무를 담당하는 구조였다. 또한 뉴스진행 담당자들은 예고에 나갈 아이템을 선정하여 원고를 작성하였고, 뉴스 방송 전 자막 및 영상 등에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검수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뉴스 방송이 진행될 때에는 부조정실에서 앵커, 카메라 감독, 비디오 담당자, 자막 담당자 등에게 큐사인을 주고, 큐시트에 맞게 뉴스가 진행되고 종료될 수 있도록 시간을 관리하는 등 전체적인 뉴스의 진행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원고의 근무 형태 등
원고를 비롯한 C의 근로자들은 피고의 보도정보시스템 계정을 부여받았고, 피고 담당자로부터 위 전산시스템을 통해 승인 및 수정지시를 받기도 하였지만, 뉴스 업무의 특성상 방송시간에 임박하여 새로운 뉴스가 추가되거나 내용이 변경되는 등 빈번하고 신속한 수정이 필요하였으므로 구두 또는 카카오톡으로도 수정지시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담당자는 원고를 비롯한 뉴스PD 등의 일별 업무를 카카오톡으로 공지하였고 업무 관련 회의가 개최될 경우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참석하도록 되어 있었으며, 뉴스제작부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도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는 피고에서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배정받았고, 담당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정해졌다. 특히 아침이나 저녁, 심야 시간대 프로그램을 담당하게 되는 경우 야간근로를 하기도 하였고, 뉴스 특보가 발생할 경우에는 평소보다 뉴스 방송시간이 늘어나므로 연장근로를 하게 되었다. 피고의 담당 팀장은 원고에게 출근시간을 지켜달라는 부장님의 당부사항을 전달하며 일찍 출근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주말에도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C 소속 근로자들이 근무표를 작성하여 휴일근로를 분담하였고, 원고가 주말 뉴스를 담당할 때에는 뉴스 진행을 위해 휴일에도 출근하였다.
C의 뉴스진행 담당자들은 피고의 뉴스제작부 내에서 소속 근로자들과 같은 사무공간에서 근무하였고, 뉴스를 진행할 경우에도 부조정실 내에서 피고 소속 기자, 카메라 감독, 자막 담당자 등과 혼재하여 근무하였다. 피고의 부서별 자리배치도와 비상연락망에는 C 소속 뉴스진행 담당 근로자들이 함께 기재되어 있다.
C의 뉴스진행 담당자들은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 사전에 피고의 팀장 등에게 휴가 일정을 알렸고, 피고의 팀장 등은 C 소속 근로자들에게 '5월 말에 휴가를갈 생각이니 이때는 가급적 대휴를 피해주세요'라고 전달하거나 '브렉시트 및 신공항 발표 특보로 이번주 대휴는 목, 금은 피하는 게 좋을 듯. 브렉시트 또는 신공항 발표특보 예정.'이라는 메시지를 보내 사전에 휴가일정을 조율하기도 하였다.
피고의 업무분장 내역을 보면, 뉴스PD 업무에 대하여 C 소속 근로자들 외에 피고의 정규직 직원인 기자가 이를 분담하여 수행하는 경우가 있었고, 뉴스의 자막 작성 업무의 대하여도 피고의 기자가 작성하거나 C 소속 뉴스진행 담당자가 작성하는 경우도 있었다.
피고는 방송사고가 발생할 경우 즉시 보고하도록 하고, 방송사고에 대하여 보도본부 및 각 지역국별로 사고의 경위와 원인, 후속 조치 등을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C 소속 근로자의 사고 관련 기록에 대하여는 C 경영진에게 분기별로 전달하도록 관리하였다. 또한 피고는 심의지적평정위원회를 개최하여 해당 방송사고와 관련된 피고 소속 근로자뿐만 아니라 C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도 직접 '주의' 등 처분을 하였고, 그 결과를 C 측에 통보하였다.
한편, C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에서 주최하는 체육대회에 함께 참석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뉴스제작 2부', 'EPD'라는 소속과 직함이 적힌 피고의 명함을 발급 및 사용하기도 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뉴스진행 업무를 담당한 원고의 근로관계의 실질은 C에 고용된 후 피고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휘 · 명령에 따라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상당한 지휘 · 명령 행사 여부
뉴스진행 업무는 피고의 핵심 영역인 뉴스 제작을 위해 필수적인 업무로, 원고는 그 업무의 특성상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의 관리 · 감독이나 통제 하에서 피고가 요구하는 작업방법이나 내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재량의 여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뉴스진행에 필요한 큐시트와 단신뉴스 자막, 밴드 이펙트, 스크롤 등을 작성한 후 피고 소속 팀장 등의 결재를 받는 과정을 거치는 등 기본적으로 업무 수행 결과에 대하여 피고의 승인을 받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큐시트 등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로부터 수시로 업무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피고 측의 업무지시는 도급인으로서 완성된 일의 결과에 대하여 검수 및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였다기 보다는, 진행 중인 작업 과정에 직접 관여하여 세부적인 지시 · 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반면, 원고가 뉴스진행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C 측으로부터 직접적인 지시를 받은 것은 없어 보인다.
위와 같이 피고는 C의 뉴스진행 담당 원고에 대하여 직 · 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였다.
피고의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원고는 피고의 뉴스 제작을 위해 큐시트와 자막 등을 작성하고 뉴스를 진행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였는데, 이와 같은 업무는 피고가 뉴스를 제작 및 방송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업무 영역에 해당한다. 뉴스 제작 과정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C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가 유기적이고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이를 기능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어렵고,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결과는 결국 피고가 방송하는 뉴스의 내용 및 결과, 작업시간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와 같이 원고가 수행하는 뉴스진행 업무는 뉴스의 제작 및 현출이라는 단일한 목적 아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밀접하게 연계하여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뉴스 제작 과정에서 취재기자들이 뉴스 아이템을 발제하여 취재를 마치면, 원고가 이를 기초로 큐시트와 자막, 예고 등을 작성하고, 취재 영상물에 대한 편집 작업과 자막 등에 대한 그래픽 작업 등이 이루어지며, 최종적으로 앵커와 카메라 감독, 자막 및 그래픽 담당자 등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여 뉴스가 방송되는데 이러한 뉴스의 제작 과정은 전체적으로 연동되어 있고, 그 업무의 특성상 작업내용이나 작업량, 작업방법, 작업시간 등이 역할별로 독립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작업방법, 작업시간, 작업장소, 작업속도 등에 관하여 뉴스 제작 과정의 흐름과 연동되는 범위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일의 결과를 완성하도록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재량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수행하는 뉴스진행 업무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는뉴스 제작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원고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분 업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뉴스를 제작하는 업무를 공동으로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고, 피고로서는 뉴스 프로그램을 효율적이고 적합한 방법으로 제작하기 위하여 C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 · 감독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었다.
원고는 뉴스를 진행할 때는 부조정실에서 피고의 앵커, 카메라 감독 등 근로자들과 함께 근무하였고, 평소에는 피고의 뉴스제작부 등 사무공간을 함께 사용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업무분장이나 비상연락망에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기재되어있고, 피고의 뉴스제작부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도 포함되어 있으며, 뉴스 제작 관련 회의를 할 때는 원고 역시 회의에 참석하도록 되어 있었는바, 원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혼재하여 근무하고 있었다.
위와 같이 원고의 업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되고,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며, 공동의 목적 아래 분업적인 협업관계를 통하여 이루어졌고 장소적으로도 혼재되어 근무하였으므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근로조건 등에 대한 독자적 권한 행사 여부
C은 직접 소속 근로자들을 채용하였고, 자체 계획과 기준에 따라 교육 및 근무평가를 실시해왔으며, 복무에 관한 취업규칙 등을 제정하고 인사관리와 조퇴, 휴가, 징계 등의 근태관리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등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조건의 결정 등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재량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견법 제2조 제3호에서 정하는 '파견사업주'의 개념은 이미 사업주로서 어느 정도의 대외적인 독립성과 대내적인 자율성을 갖추고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인사권 등의 권한을 행사하는 존재를 상정하고 있고,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문제와 같이 파견사업주가 사실상 도급인의 노무대행기관과 같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존재에 불과하여 실체가 없다는 요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즉, 파견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하면 소속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해고하며, 임금을 지급하고 휴가를 부여하는 주체는 원칙적으로 파견사업주이고(파견법 제34조 제1, 3항, 근로기준법 제23, 43, 46, 48, 56, 60조등), 파견법상 파견사업주는 소속 근로자들을 위해 교육훈련 기회를 확보하고, 근로조건의 향상 등을 도모할 의무를 부담한다(파견법 제23조). 따라서 C에게 위와 같은 실체와 인사권에 관한 재량 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자파견관계를 부인할 수는 없고, 이러한 사정은 뉴스진행 업무 외에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다른 업무 영역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C이 설립될 당시 피고에 의해 그 구성과 조직, 체계 및 근로자수 등이 결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뉴스진행 업무는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배당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되므로 피고의 프로그램 계획이나 신설 등에 따라 C 소속뉴스진행 담당자들의 인원수가 증감되거나 조직이 개편되게 된다.
원고를 비롯한 뉴스PD들은 담당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에 따라 시차제 출근을 하게 되므로 원고의 시업시각과 종업시각은 결국 피고의 일정에 따라 자동적으로 정해질 수밖에 없었고, C이 독자적으로 원고의 출퇴근 시간을 지정할 수는 없었다.
원고를 비롯한 뉴스PD들은 담당 프로그램에 따라 야간근로를 하거나 주말뉴스의 진행을 위하여 순번제로 휴일근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뉴스 특보가 발생할 경우에는 피고 측의 요구로 통상의 뉴스시간 외에도 연장근로를 하게 되었다.
C 소속 근로자들은 휴가 등을 사용하기 전 피고의 팀장 등에게 일정을 보고하였고, 피고의 팀장 등이 먼저 휴가 일정을 잡거나 뉴스 특보 일정이 잡힐 경우 등에는 피고 측의 사정에 따라 휴가 사용이 제한되기도 하였다.
피고는 방송사고가 발생할 경우 심의지적평정위원회를 개최하여 C 소속 뉴스PD에 대하여도 '주의' 등 처분을 하고 이를 C 측에 통보하였는데, 이를 C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징계처분으로 볼 수는 없더라도, C 소속 근로자는 결국 피고의 방송 프로그램을 배정받아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고, C은 피고의 위와 같은 통보에 따라 내부적으로 해당 근로자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양형을 결정하게 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 과정에서 간접적으로는 관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이 원고의 근무시간과 연장 및 야간근로 등 근무형태, 휴가일정은 모두 피고의 뉴스 일정에 좌우되었고, C이 피고의 방송 일정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근무계획을 수립할 수 없었으며, 피고는 원고의 구체적인 근태현황을 관리하고 휴가 일정 등을 통제하였는바, 사실상 피고가 C 소속 뉴스진행 담당 원고의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주도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담당한 업무의 특정성 · 구별성 및 전문성 여부
이 사건 위탁계약 체결 당시에 C 소속 뉴스진행 담당자들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범위와 작업량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뉴스진행 업무의 대략적인내용과 업무의 방법 등은 정해져 있었으나, 원고가 담당하는 뉴스진행 업무는 피고 측의 뉴스 프로그램 진행 계획과 그때그때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결정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위탁계약 당시에 구체적인 업무의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위탁계약에 의하면, C이 매월 지급받는 위탁수수료는 직접경비를 제외하고는 일의 결과가 아니라 C에서 투입한 근로자의 인원, 근로시간 등을 기초로 산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은 뉴스진행 업무 외에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다른 업무 영역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피고 내부에 C의 뉴스진행 담당자들과 완전히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피고는 뉴스PD 업무에 대하여 피고 소속 기자와 C 소속 뉴스진행 담당자들을 시간대별로 나누어 배정하였고, 자막 작성 업무등을 피고의 기자가 직접 진행하거나 원고가 수행하는 경우도 있었는바, 원고의 뉴스 진행 업무의 범위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는 않았다.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에 비하여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성이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업무 중 일부 업무는 피고 근로자가 담당하기도 하였던 점은 결국 그 업무가 전문성이나 기술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의 구비 여부
원고는 뉴스진행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설비 등을 모두 피고로부터 제공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와 관련하여 C이 고유의 기술이나 특별한 자본을 투입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
원고는 피고의 사내전산망인 보도정보시스템을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의 사무실과 부조정실 내부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원고가 뉴스진행 업무를 수행하면서 핵심적으로 필요했던 시설이나 장비, 작업도구 등은 모두 피고의 소유였다.
C은 매년 피고에 사무실과 기계장치에 대한 임차료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나, 이 사건 위탁계약에 의하면 피고가 지급하는 위탁수수료의 직접경비 부분에 위 임차료 등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피고는 C 측에 업무에 필요한 사무실과 장비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였다고 보인다.
피고에 대한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구 파견법<2>은 제6조의2 제1항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여야 한다."라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 파견법 하에서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위 규정에 의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다. 또한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은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제1호)와 '사용사업주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한테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경우'(제5호) 각각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의 취지와 내용 등을 고려하면, 위 규정에 해당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등 참조).
고용의무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고, 원고가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파견법 시행일 이후에 C에 고용된 뒤 피고에 파견근로를 제공하였으며, C이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않았다. 위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위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3>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에 피고에 대하여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발생하였다. 결국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인 2014. 2. 1.에 원고를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직접고용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피고의 최초 고용일로서 직접고용의무의 발생일인 2014. 2. 1.부터 진행되어야 한다.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24. 12. 23.에야 제기되었으므로 고용 의사표시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청구권은 파견근로자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에는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고, 해당 업체에서 퇴사한 날로부터 진행된다고 봄이 타당한바, 원고는 C 퇴사일인 2015. 10. 31.로부터 10년 이내<4>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의 직접고용의무는 파견법에 따라 직접고용의무가 최초 발생한 시점 이후에도 원고가 피고에게 연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에는 같은 법률에 따른 파견법위반 상태가 지속되어 직접고용의무가 계속적으로 발생 · 유지되고, 이에 상응하여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원고의 직접고용청구권도 같은 기간 동안 일체로서 존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청구권이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무 최초 요건 충족 시 1회적으로만 발생하는 권리임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서,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하여 직접고용청구권이 소멸하게 되나, 다만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파견근로자는 그때부터 새로 발생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례 법리(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1다229601 판결 참조)를 고려하면,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청구권은 최초 직접고용의무 발생 시 1회적으로만 발생하는 권리로 해석할 것은 아니며, 파견법 위반 상태가 인정되는 경우 계속적으로 발생되는 권리로 보아야 한다.
피고 주장과 같이 직접고용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그 최초 발생일로 보고 그때부터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본다면 10년 이상 근무한 파견근로자의 경우 직접고용할 의무를 발생시키는 위법한 파견근로관계가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사용사업주는 고용의무를 면하게 되고 파견근로자는 직접고용청구권을 상실하는 결과가 되는바, 이는 파견법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해석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오랜 기간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상태에 대한 채무자의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 중 하나로서,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 기간 동안은 피고의 파견법 위반행위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원고는 언제라도 피고를 상대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와 같은 근로제공 기간 동안에는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가 있다는 점에 대한 법률관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지 않아 피고에게 원고가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되었다거나 그러한 신뢰가 보호가치 있다고 할 수도 없다(다만, 원고가 C에 퇴사한 시점부터는 원고의 직접고용청구권 행사 여부가 불확정적인 상태에 놓여 있게 되므로그 퇴사일부터는 직접고용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실효의 원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5. 10. 31. 자로 C에 퇴사한 이후
제공하고 있는 기간 동안은 피고의 파견법 위반행위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원고는 언제라도 피고를 상대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와 같은 근로제공 기간 동안에는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가 있다는 점에 대한 법률관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지 않아 피고에게 원고가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되었다거나 그러한 신뢰가 보호가치 있다고 할 수도 없다(다만, 원고가 C에 퇴사한 시점부터는 원고의 직접고용청구권 행사 여부가 불확정적인 상태에 놓여 있게 되므로그 퇴사일부터는 직접고용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실효의 원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5. 10. 31. 자로 C에 퇴사한 이후 약 9년 2개월이 지난 2024. 12. 23.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위 기간 동안 피고를 상대로 충분히 직접고용청구권 등을 행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장기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피고로 하여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신뢰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세삼스럽게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실효의 원칙에 위반된다.
관련법리 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파생한 법원칙으로서, 본래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무자인 상대방이 이미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믿을 정당한 사유가 있게 됨으로써 새삼스럽게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결과가 될때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1. 20. 선고 2024다26914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사직 · 해고 등에 의한 C과의 근로관계 종료는 C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에 관한 것에 불과하여 그로써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근로관계 단절등에 관한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어떠한 쟁점에 대한 노동법상 확립된 견해나 법원의 확립된 입장이 없는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상당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법적 권리행사를 해태하였다고 하여 신의칙이나 실효의 원칙을 폭넓게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부당하거나 가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청구가 실효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원고가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았을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다.
한편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의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고(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등 참조),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로부터 사직하는 등으로 근로 제공을 중단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했더라도 파견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사용사업주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파견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파견근로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참조).
그리고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채권자 또는 피해자 등이 동일한 원인에 의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인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1361 판결 등 참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 다른 회사로부터 받은 임금이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4. 2. 1.에 원고를 직접고용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위 고용의무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2. 1.부터 2025. 8.까지의 기간 동안 피고에 직접고용되었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에서 원고가 별도로 태양광 사업 등을 영위하며 얻은 사업소득 등 중간수입액을 공제한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5>.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개정 파견법 제6조의2<6>는 제1항에서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등 일정한 경우에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직접고용하는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제3항에서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이하 '동종 · 유사 업무 근로자'라 한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르고(제1호), 동종 · 유사 업무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저하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호). 개정 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는데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동종 · 유사 업무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기존 근로조건을 하회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자치적으로 근로조건을 형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관계를 부인하는 등으로 인하여 자치적으로 근로조건을 형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법원은 개별적인 사안에서 근로의 내용과 가치, 사용사업주의 근로조건 체계(고용형태나 직군에 따른 임금체계 등), 파견법의 입법 목적, 공평의 관념,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한 다른 파견근로자가 있다면 그 근로자에게 적용한 근로조건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합리적으로 정하였을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이와 같이 파견근로자 에게 적용될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은 본래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자치적으로 형성했어야 하는 근로조건을 법원이 정하는 것이므로 한쪽 당사자가 의도하지 아니하는 근로조건을 불합리하게 강요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1다24819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소속 근로자 중 뉴스진행 업무에 대한 동종 · 유사 업무 근로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기존 근로조건을 하회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원고와 피고가 합리적으로 정하였을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 피고가 원고를 직접고용하였더라면 원고가 구하는 2022. 1. 1.부터 2025. 8. 31.까지 지급받았을 임금액이 203,909,856원이고, 원고가 위 기간 동안 별도의 태양광 사업 등을 통하여 얻은 중간수입이 52,761,083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피고의 2025. 11.18. 자 준비서면 제12면 및 제3회 변론기일에서의 원고 진술 참조). 그렇다면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위 기간 동안 원고에게 발생한 임금 상당의 손해는 151,148,773원(= 203,909,856원 - 52,761,083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고,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서 151,148,77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2025. 11. 10. 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5. 11.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