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0. 1. 선고 2024가합11460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11. 5. 3. 피고에 정규직 근로자로 입사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2020. 12. 말경 전문(계약)직으로 직군전환을 신청하였고, 2020. 12. 31. 피고와 사이에 그 다음날부터 2022. 2. 28.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전문(계약)직으로 직군이 전환되어 기업금융팀의 책임매니저로 근무하였으며, 이후 2022. 3. 2.과 2023. 2. 24. 재차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2020. 12. 31.부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하고,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에는 계약체결일 순으로 '이 사건 제○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24. 1. 31. 원고에게 "귀하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최종 퇴직일자가 2024. 2. 29.로 확정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퇴직 안내 메일을 발송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4. 2. 29.자로 피고에서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 요지

가.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형식적으로 직군전환 신청서 및 직군전환 동의서를 제출하고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으로, 2021. 1. 1. 이후에도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그렇다면 피고가 일방적으로 퇴직일자를 안내하고 2024. 2. 29.자로 원고를 퇴직처리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 처분에 해당하나, 근로기준법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정당한 해고 사유도 없으므로 효력이 없다.

나.

원고가 2021. 1. 1.자로 정규직 근로자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일방적인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원고의 계약 갱신기대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

3.

판단

가.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법리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며,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두24361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원고와 피고가 2020. 12. 31.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2022. 3. 2. 과 2023. 2. 24. 재차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계약기간을 연장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고,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원고가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직군전환 신청서의 '담당업무' 부분과 '향후 계획' 부분에 기재된 업무의 내용이 기업 자금 조달 및 자문, 기업 직접 투자, 회사채 발행 업무등으로 대부분 동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5호증, 을 제3, 6, 7, 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2021. 1. 1. 직군이 전환된 이후로 원고의 연봉이 8,260만 원에서 9,060만 원으로 인상되었고, 실적에 따라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받을 가능성이 생기게 된 점, ② 피고의 인사규정 및 계약직 직원 관리규정은 정규직 직원인 종합직, 사무전담직 근로자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계약직 근로자를 분명히 구분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의 근로자들 중 상당수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원고와 같이 직군전환을 신청하여 전문(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된 것은 사실이나 일부 근로자들은 여전히 직군전환 신청 없이 정규직 고용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 ④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정규직으로부터 계약기간이 정해진전문계약직으로 직군전환 하는 것에 동의한다", "과거 근로관계는 2020. 12. 31.까지 유효하게 단절되었음을 확인한다", "직군전환으로 인한 제반 근로조건(고용형태 및 임금등) 변화에 대해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이 동의서를 작성하며···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직군전환 동의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바 자신에 대한 고용형태가 변경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에게 직군전환 신청서 및 직군전환 동의서의 작성, 제출을 강요하였다고 볼만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형식적으로 체결되었을 뿐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사실상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원고가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는지 여부

1)

관련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원고와 피고가 2020. 12. 31. 이 사건 제1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제2, 3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원고가 전문(계약)직으로 전환된 2021. 1. 1.부터 퇴직처리된 2024. 2. 29.까지 약 3년간 근로기간의 단절 없이 연속하여 근무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별도의 통보가 없는 한 기간 만료시 계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도 두고 있지 않은 점, ② 피고의 계약직 관리규정을 살펴보더라도 계약직 근로자들의 계약갱신에 관한 기대권이나 피고의 재계약 체결 의무에 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원고는 전문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평균적으로 4회 이상 근로계약의 갱신이 이루어지는 등 근로계약의 갱신 관행이 존재하여 왔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직군전환 이후 2차례 계약기간을 연장하여약 3년간 근로기간의 단절 없이 연속해서 근무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피고의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가정적 판단)

설령 원고가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하여 기대권을 가진다고 보더라도, 을 제14, 15,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23년 인사평가에서 "현부서 저성과 지속, 전문성 결여", "향후 딜소싱 등 수익기여도 낮을 것으로 판단" 등을 이유로 D등급을 부여받은 점, ② 피고는 평가T/O 배분 후 자기평가, 소속 팀장 평가, 대표이사 보고, 피드백 및 피평가자 결과열람 · 이의제기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받아 인사평가 등급을 확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의 자기평가 결과지(을 제15호증)를 살펴보더라도 일부 항목에서 목표수준에 비하여 원고의 주요 추진실적이 크게 미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점, ④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D등급을 부여한 것이 자의적이거나 객관성을 결여한 인사평가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