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의류 등의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23. 4. 3.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3. 4. 25. 피고에게 사이닝보너스 명목으로 17,000,000원(이하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라 한다)을 지급하였으며, 2023. 5. 3. 피고와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에 관하여 합의(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3. 4. 3.부터 원고 회사에 재직하다가 2023. 10. 3. 퇴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는 2년의 의무재직기간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지급받은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 중 약정근무기간을 준수하지 못했던 기간만큼 월할 계산한 금액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는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는 이직에 따른 보상이나 근로계약 등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을 가지므로, 피고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를 시작함으로써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가 예정하는 대가적 관계에 있는 반대급부는 이행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원고가 약속한 '신규 해외사업 전담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에 배치하는 등 약정을 불이행하였기 때문에, 비자발적으로 퇴사하게 된 것이다.
피고가 2년의 근로 기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 지급받은 사이닝보너스를 반환하기로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이 사건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근로계약서 작성 후 한 달 뒤에 이 사건 약정서가 작성되었으므로 절차적 흠결 이 있다.
피고의 퇴사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2년의 의무재직기간을 충족하지 못하고 중도에 퇴사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 17,000,000원 중 근속기간인 2023. 4. 3.부터 2023. 10.3.까지 6개월에 비례하여 월할 계산된 금액인 8,500,000원(= 17,000,000원 × 6/12)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4. 3. 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4. 7.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가 예정하는 반대급부를 이행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기업이 경력 있는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근로계약 등을 체결하면서 일회성의 인센티브 명목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사이닝보너스가 이직에 따른 보상이나 근로계약 등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지, 더 나아가 의무근무기간 동안의 이직금지 내지 전속근무 약속에 대한 대가 및 임금 선급으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지는지는 해당 계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계약서에 특정 기간의 전속근무를 조건으로 사이닝보너스를 지급한다거나 그 기간의 중간에 퇴직하거나 이직할 경우 이를 반환한다는 등의 문언이 기재되어 있는지 및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2다5551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이 사건 약정서(갑 제3호증)에는 '의무재직기간 동안의 이직 금지, 전속 근무 약정에 대한 대가'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구체적으로 피고에게 2023. 4. 3.부터 2025. 4. 2.까지 2년간의 재직을 조건으로 사이닝보너스를 지급하며, 피고가 약정 근무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하였을 경우 지급받은 금액에서 근속기간에 비례하여 월할 계산된 금액을 회사에 반환한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점, 이직에 따른 보상이나 근로계약 등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을 가진다면 근로계약 체결 시에 전액을 지급하는 것이 통상적인 것으로 보임에도, 이 사건 약정에는 사이닝보너스를 2년에 걸쳐 나누어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는 적어도 근로계약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 외에 의무재직기간 동안의 전속근무 약속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비자발적인 퇴사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을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신규 해외사업 전담 업무'에 배치하겠다고 약속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그밖에 피고의 퇴사 사유가 원고에게 존재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사직사유를 '개인사유'로 기재한 사직원을 제출한 사실, 퇴직면담서에는 피고가 타사 이직을 위해 퇴사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가 자발적으로 원고를 퇴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 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위 규정의 취지가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일정한 금전을 지급하면서 의무근로기간을 설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기로 약정한 경우, 의무근로기간의 설정 양상, 반환 대상인 금전의 법적 성격 및 규모·액수, 반환 약정을 체결한 목적이나 경위 등을 종합할 때 그러한 반환 약정이 해당 금전을 지급받은 근로자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그 의사에 반하는 근로의 계속을 부당하게 강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 지하는 약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202272 판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인정 사실 및 인정 근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의 근로계약기간은 이 사건 약정상 의무재직기간과 무관하게 별도로 설정되어 있어 피고가 2년의 의무재직기간을 지키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계약의 불이행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약정서에는 이 사건 약정이 근로기준법상 임금 지급에 관한 계약이 아님을 명시되어 있는바,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는 임금이나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피고의 의무재직기간 약정에 대한 대가로 추가적으로 지급된 것이어서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의무재직기간을 충족하지 못하여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를 반환하여야 하는 것이 마땅히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반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추가적인 위약의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약정으로 인해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는다거나 그 의사에 반하는 근로의 계속을 부당하게 강요받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약정서 작성의 절차적 흠결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약정서가 근로계약서 작성 후에 작성되었다거나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 지급 후에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약정의 효력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퇴직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의 반환을 구하는 이상 피고는 원고의 손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춘수(재판장) 김익환 임수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