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피고인은 차용금 명목으로 이 사건 금원을 교부받지 않았고, 일시 자금조달 목적으로 교부받았으나 차후 회사 사정이 좋아지면 투자금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피고인은 2019년 후반기 이후 코로나 사태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변제를 하지 못하였고, 처음부터 피해자를 속일 생각이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어야 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 받아들이지 않음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심의 판단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피면,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다. 또한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직장 동료인 E을 통하여 ‘일시적으로 운영자금이 필요하다. 빠르면 일주일이고, 아무리 늦어도 2개월이다.’는 취지로 전해 들었고, 그러한 조건이라면 은행 보통예금보다 피고인에게 단기간 차용해 주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1억 2,000만 원을 빌려준 점, ② 피해자는 B나 C에 투자할 의향이 없었고, 이 사건 무렵 B나 C의 경영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던 점, ③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2개월 이내에 갚기로 하고 1억 2,000만 원을 빌린 시점은 2019. 3.경인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9년 하반기 이후이므로,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경영 악화를 탓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무렵인 2019. 3.경 2개월 이내에 1억 2,000만 원을 변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최소한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소결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 받아들임
피고인은 이종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포함하여 5회 이상 형사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편취한 액수가 1억 2,000만 원의 거액이다. 피해자는 거듭 변제 요청을 하였으나, 피고인은 5년 이상 변제를 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이면서 미루기만 하였을 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범죄전력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는 2024. 11. 18.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액 1억 2,000만 원 중 6,000만 원을 지급받았고, 나머지 금액은 피고인 석방 후에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으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원활한 피해회복을 위하여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한다. 위와 같은 사정변경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유로 새롭게 양형에 참작한다.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인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