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D은 향후 위원회 승인을 얻거나 업무대행사가 선정되어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을 때까지 호의로 업무를 도와주겠다고 제안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승낙하였을 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D이 사무장의 지위에 있었던 이상 근로계약서에 도장을 언제든지 날인할 수 있었으므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과 D 사이 실제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직원 채용및 그 급여 산정은 이사회 또는 총회 의결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상 피고인이 임의로 D과 급여를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다. 나아가 D이 주장하는 계약서 작성 시기인 2023. 7. 17.경 피고인은 이미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대표직에서 해임되었으므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권한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이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원심은, "각 근로계약서에 실제 도장이 날인된 인영이 존재하는 점, 피고인은 조합원들이 있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D을 추진위원회의 '사무장'으로 소개하고, 여러 차례 조합 설립및 업무대행사 선정과 관계된 업무 지시를 하여 D이 관련 업무를 수행한 점, 피고인은 추진위원장에서 물러난 다음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D에게 현재 추진위원회에게 달라고 하라는 취지로 답변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추진위원회의 대표자로서 D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C일대지역주택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이 사건 추진위원회'라 한다)의 대표자로서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이고, D이 피고인에게 사용종속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D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2024. 7. 17.경부터 2024. 9. 16.경까지 근무시간 10시부터 18시까지, 월 급여 600만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사무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업무대행사 선정 업무, 사업계획서 및 업무보고서 작성등 대외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다. 근로계약서 작성이 지연되다가 피고인이 근로 개시일을 소급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구체적이고 주요한 부분에서 일관되게 진술한다.
이 사건 추진위원회 명의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증거목록 순번 28번)는 근로기간, 급여액, 근로시간 등에서 D의 위 구체적 진술과 대부분 부합한다.
한편, 피고인은 D이 사무장의 지위에서 근로계약서에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도장을 언제든지 날인할 수 있었다면서 위조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원심에서 D에게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도장을 맡긴 사실이 없고, 도장 사진을 이메일로 보낸 적이 있어서 D이 이를 복제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던 점, 이에 따라 원심은 근로계약서 원본에 대한 감정을 실시하였으나 근로계약서상의 이 사건 추진위원회 인영은 컬러 출력된 인영이 아닌 도장으로 날인된 인영이라고 판단된 점, 달리 위 근로계약서가 위조되었다고 볼 사정은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직원 채용 및 그 급여 산정은 이사회 또는 총회 의결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므로, 피고인이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일대지역주택사업 조합규약(수사기록 2권 29-35면)<1>에 의하더라도 조합장은 조합의 인사규정(행정업무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유급직원을 임명할 권한이 존재하고, 다만 사후 총회 또는 이사회의 인준을 받지 못하면 즉시 직원을 해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조합규약 제21조 제3항), 피고인은 D의 직원 채용에 대하여 총회 또는 이사회의 인준을 받지 못하였다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피고인이 원심에 제출한 행정업무규정(증 제1호증)은 표제가 '행정업무규정(안)'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위 규정의 제정 및 효력 발생일에 관한 부칙 규정이 제출되어 있지 않은 점, 그 내용도 지역주택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아닌 '지역주택조합'의 인사관리 등에 관한 규정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진정하게 제정한 규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위 행정업무규정이 유효하게 제정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행정업무규정에 의하면 직원은 조합장의 추천과 이사회 결의에 의하여 채용할 수 있되, 별도 선거관리규정으로 따로 정할 수 있고, 직원의 임금을 월 180만 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제8조, 제18조), 위 규정 중 직원 채용에 앞서서 이사회 결의를 필요로 한다는 부분은 상위규정에 해당하는 위 조합규약과 모순되어 효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행정업무규정의 각 규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기존 업무대행사가 업무대행계약의 해제를 주장하여 업무대행사가 제공하던 추진위원회 사무실이 없어지는 등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당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새로운 업무대행사의 선정 등의 업무를 긴급하게 수행할 사람이 필요하였던 점, D은 건축기사 자격, 건설사 대표 경력 등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D은 업무대행사를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을 만났는데,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비용 절감 등을 위하여 업무대행사 대신에 사무장으로 근무하는 것을 피고인에게 제안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행정업무규정의 일부 규정에 반하더라도 D을 사무장으로 채용할 필요성이 상당하였다고 보인다.
피고인은 2023. 8. 14. 조합원들이 가입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D을 초대하면서 조합원들에게 D을 사무장으로 소개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조합원들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는 조합원들이 피고인의 사무장 채용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채용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 않았던 것임을 보여준다.
피고인은 2023. 7. 17.경 대표자에서 해임되어 D과의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2023. 8. 24. 조합원들이 가입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총회 개최를 공지하면서 '추진위원장 A'이라고 기재한 점, 피고인은 D에게 조합 관련 업무를 지시하였으며 D은 피고인을 '위원장' 또는 '추진위원장'으로 호칭한 점,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추진위원장 명의를 피고인으로 하여 2023. 7. 20. 및 2023. 8. 28. 서울특별시 중구청에, 2023. 9. 13. H에 각 의견을 회신하거나 요청한 점(증거목록 순번 37, 39, 40번), 비법인사단 고유번호증상의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대표자 명의가 2023. 11. 8.경에 이르러서야 피고인에서 I으로 변경된 점(증거목록 순번 7, 30번)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2023. 11. 8.경까지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임금 청산을 하지 못한 금액 규모가 작지 않은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책임을 회피하면서 아무런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동종 범죄전력은 없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고려할 만한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해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장윤선 조규설
1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총회 의결 안건 중 위 조합규약의 변경안이 제출된 점(증거목록 순번 36번, 수사기록 2권 166면)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합규약은 유효하게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