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소를 모두 각하한다.
피고 주식회사 B은 원고에게 금 135,775,000원 및 이에 대한 2002. 2. 5.부터 갚는 날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가. 피고 C과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의, 피고 주식회사 B의 소외 E주식회사에 대한 F 설치공사 대금채권 중 금 60,756,000원 부분에 관한 2001. 9. 26.자 채권양도양수계약은 이를 취소한다.
피고 C은 소외 E주식회사에게 위 가.항 기재 채권에 관한 채권양도양수계약이 취소되었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라.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피고들의 부담으로 하고,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피고 D에 대한 소의 적법 여부
원고는, 피고 D이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의 소외 E주식회사(이하 'E'이라고 한다)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 중 금 125,580,000원에 관하여 한 이 법원 G 채권양도 및 전부명령은 압류가 금지된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전부명령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 D을 상대로 선택적으로, 위 압류 및 전부명령의 무효 확인 또는 압류 및 전부명령에 기한 전부금 채무 부존재의 확인을 이 사건 소로써 구한다.
우선, 압류및전부명령무효확인의 소에 대하여 보면, 확인의 소는 일방이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자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생긴 경우에만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확인의 소의 대상은 압류 및 전부명령으로 인하여 발생한 현재의 권리관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압류 및 전부명령 자체에 대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현재의 다툼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라고 할 수는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전부금채무부존재확인의 소에 대하여 보면, 일반적으로 확인의 소는 반드시 원·피고 간의 법률관계에 한하지 아니하고 원·피고의 일방과 제3자 또는 제3자 상호간의 법률관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나, 그러한 법률관계의 확인은 그 법률관계에 따라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 불안이 야기되어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아 원·피고 간의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23388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E을 상대로 직접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여 그 이행을 구함으로써 현재의 분쟁을 가장 유효 적절하고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소극적으로 제3자 상호간의 법률관계인 피고 D과 소외 E 사이의 전부금채무 부존재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소는 현재의 법률관계를 우회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불과하여 분쟁해결의 가장 유효 적절한 방법이라고 볼 수 없어 역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소는 모두 부적법하다.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4, 8호증의 각 1, 2, 갑제2, 5, 6, 7호증, 갑제3호증의 1 내지 3, 을다제2호증의 1 내지 3, 을다제3호증의 1, 2, 을라제1, 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H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E은 소외 서울특별시 마포구가 시행하는 F 설치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 받아 2001. 5. 4. 피고 회사에 하도급금 369,600,000원에 하도급하였다.
피고 회사는 2001. 5. 22. 원고와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시공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신기술 장비와 기술을 각 지원을 해주고, 그 외 장비, 자재, 인력 동원, 시공은 모두 원고가 하기로 한다.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지급 받을 시공비는, 신기술 장비와 기술 지원에 의한 공사(이하 '신기술 부분 공사'라 한다) 부분은 피고 회사가 E로부터 지급 받을 이 부분 하도급 공사대금 중 55%, 나머지 일반 시공 부분(부대·철근콘크리트 부분)은 피고 회사가 E로부터 지급 받을 이 부분 하도급대금 중 95%로 한다.
원고는 위 시공 계약에 따라 공사를 시작하였으나 현장이 협소하고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피고 회사와 함께 시행하기로 한 신기술 부분 공사는 전혀 시행하지 못하였다.
소외 서울특별시 마포구와 E은 신기술 부분 공사 시행이 어렵게 되자 2001. 10. 13. 이 부분 공사를 도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도급금액을 금 346,599,000원으로 감축하며 준공기한을 2001. 11. 20.로 연장하기로 하는 도급변경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공사 시공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였으며 오직 시공업자인 원고만이 인부들을 동원하여 공사를 시행하였다.
E과 피고 회사는 2001. 10. 15. 하도급계약을 해지하기로 하고 그때까지의 기성 공사대금을 금 142,900,000원에 타절하여 지급하기로 확정하였는데, 위 공사대금타절정산내역서 상에 기재된 노무비는 금 85,700,937원(노무비 금 75,176,261원 + 간접노무비 금 10,524,676원)이다.
피고 회사는 2001. 9. 26. 이사로 재직한 소외 I 등 피고 회사의 임·직원 9명의 임금 지급 문제와 관련하여 대표자로 선임된 피고 C과, 이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급여 등의 지급에 갈음하여 피고 회사가 E에 대하여 가지는 하도급 공사대금 142,900,000원 채권(이하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이라 한다) 중 금 60,756,000원을 양도하기로 하는 채권양도양수계약(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01. 10. 5. E에 위 양도 사실을 통지하였다.
소외 J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 있기 전인 2001. 9. 21. 피고 회사에 대한 약속어음 채권을 청구 채권으로 하여 이 법원 K로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 중 금 58,450,000원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고, 위 결정은 2001. 9. 26. E에 송달되었다.
피고 회사와 피고 C 간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 당시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하도급 대금채무와 소외 J에 대한 금 58,450,000원 채무 이외에도 피고 D에 대한 금 125,580,000원 채무 등을 부담하고 있었고, E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 이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었다.
피고 회사에 대한 시공비 청구 부분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시공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가 E로부터 지급 받기로 한 하도급 공사대금 중 95%인 금 135,775,000원(142,900,000*0.95)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 회사에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02. 2. 5.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2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에 대한 청구 부분
사해행위 해당성 여부
채무자가 그의 재산을 채권자 중 1인에게 변제하는 행위는 적극재산의 감소와 동시에 소극재산의 감소도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일반적으로 이를 사해행위라고 할 수는 없으나, 그 재산의 평가액이 적절하지 아니한 경우나 이미 채무초과에 빠져 있는 채무자가 채권자 중 1인과 통모하여 그에게만 우선적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도록 할 의도로 그의 유일한 재산을 대물변제한 경우에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E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은 소외 J의 압류 및 전부명령에 의하여 J에게 전부된 금 58,450,000원(이 금원 중 원고가 노임으로 제공하여야 할 금원 상당을 침해하는 전부명령의 유효성 여부는 원고가 J에 대한 소를 취하하였으므로 별론으로 한다)을 제외하면 금 84,450,000원만 남게 되고, 위 채권은 피고 회사의 당시 재산 상태와 채무 상황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하도급 공사대금 채권을 집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재산이라고 할 것인데, 이러한 사정 하에서 위 채권 중 금 60,756,000원을 피고 C 등에 대한 임금 등 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피고 C에게 양도하는 것은 원고에 대하여 사해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양도행위가 채권자인 원고를 해할 것임을 알았다고 볼 것이며, 나아가 위 채권의 양수인인 피고 C으로서도 악의로 이를 양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고 C의 주장
원고의 재하도급이 무효라는 주장
피고 C은, 원고와 피고 회사 간의 시공계약은 피고 회사가 E로부터 하도급받은 공사를 원고에게 재하도급한 것이므로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한 무효인 계약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4항에서는 건설공사 하수급인의 재하도급을 제한하고 있으나 같은 법에서는 이를 위반한 건설업자에 대하여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위 규정에 위반한 건설공사 하도급 계약의 효력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함이 없을 뿐더러, 이는 하도급업자의 책임시공 및 재하도급으로 인한 공사의 부실화를 방지함으로써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을 확보하고 건설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은 이른바 단속 규정에 불과할 뿐 그 위반행위의 사법상의 효력까지를 부인하는 효력 규정은 아니라 할 것이고, 위 규정에 의하더라도 전문건설업자인 피고 회사가 공사의 일부를 원고와 같은 시공 참여자에게 참여하게 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회사간의 시공계약이 사법상 무효임을 전제로 한 피고 C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채권 지급에 갈음한 채권양도 주장
피고 C은, 위 양수금은 피고 C을 포함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이 임금채권 변제에 갈음하여 양수받은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임금채권의 성격을 가지므로 위 채권의 변제에 갈음한 채권양도는 허용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한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였을 때 그 강제집행에 의한 환가금에서 일반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대법원 1994. 12. 9. 선고 93다61611 판결 참조),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임의변제까지도 허용하는 취지로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 C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 회사와 피고 C 사이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그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피고 C은 사해행위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E에 대하여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 취소되었다는 취지의 통지를 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고, 피고 주식회사 B,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광룡(재판장) 김연학 정재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