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1,108,070원과 이에 대하여 2009. 12. 14.부터 2013. 4. 1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는 경륜·경정법(이하 '법'이라 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경정사업을 시행하는 공익법인이다.
원고는 2000. 7.경부터 2009. 11. 29.까지 피고 소속 경정선수로 등록한 뒤 피고가 시행하는 경정경기에 경정 선수로 참가하였던 사람이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의 지휘, 감독하에 2000. 7.경부터 2009. 11. 29.까지 피고 소속 경정선수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이 법원의 판단 - 쟁점 :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 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1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는 법 제7조 및 법시행령 제6, 7조에 따라 피고가 실시한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선수등록을 마치고, 2000. 7.경부터 2002. 6.경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경정훈련원에 입소 또는 출퇴근하며 교육 및 훈련과정을 이수하였다. 피고가 실시한 교육과 훈련의 일정, 내용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고 원고를 비롯한 경정선수들은 그 일정과 내용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2002. 6. 경정경주가 실시된 때로부터 2008.까지 매년 12.경 피고와 동일한 조건으로 차년도 경정출전계약을 체결하고 법령의 규정에 따른 참가신청을 한 뒤 경정대회에 출전하여 왔다. 다른 경정선수들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체됨 없이 매년 경정선수의 신분을 유지하여 왔다.
경정대회는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동절기를 제외한 기간 동안 개최되며, 위 기간 동안 원고를 비롯한 경정선수들은 월평균 2회 내지 3회 경정경기에 출전하여 1회 당 통상 3~4경주에 참가한다. 선수들은 경정경주에 출전하기 위하여 경주개최 2일 전날 저녁 18:00에 피고가 운영하는 합숙소에 입소하고, 3박 4일간 개인연습, 연습경주, 2일간의 실전경주를 마친 후 저녁 18:00에 퇴소한다. 합숙소에 입소한 기간 동안에는 피고가 정한 생활계획표에 따라 생활하여야 하고, 장비점검, 연습, 교육 등이 실시되며, 개인행동 및 외부와의 접촉이 허용되지 않는데, 정해진 지침에 불응하는 경우 출주에서 제외되거나 벌점이 부과되고 일정 점수 이상의 벌점이 누적되면 경고, 훈련정지, 제재심의위원회회부 등 불이익한 처우가 주어진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경정선수들에게 매월 10일 출전수당(출전 회수에 따라 지급), 안전수당, 무사고수당, 식대, 성적상금(경주 등 위에 따라 지급)을 합한 금액을 지급하여 왔는데, 위 수당 또는 상금의 기준 액수는 피고가 정하는 것으로서 원고 등 경정선수들이 그 액수에 관하여 피고와 협상할 수 없고, 성적에 따라 차년도 수당과 상금의 액수가 달라지지 않는다.
경정 경주에 필요한 도구와 장비(모터보트, 경주복, 경주화, 장갑, 헬멧 등)는 피고가 지급하고, 선수들은 정해진 장비만을 사용하며 개인 소유 장비사용이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데, 피고는 장비대여료조로 원고를 비롯한 선수들로부터 일정금액을 받아왔다.
원고를 비롯한 경정선수들은 경주가 열리는 기간 동안에는 경주 출전을 위한 합숙훈련, 다음 경주출전를 위한 휴식을 취하는 외에 다른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주가 없는 동계기간 동안에는 피고가 주최하는 교육, 워크샵 등이 실시되는데, 선수들이 이에 불참할 경우 벌점이 주어지며 이러한 규칙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다.
판단
근로계약의 존재여부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고와 맺은 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근로를 제공하게 된 계기가 법령이 규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실질에 있어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근로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시험을 치러 합격한 뒤 선수등록을 하고 경주참가신청을 함으로써 비로소 피고가 시행하는 경정경주에 참가할 수 있는 경정선수가 되었고, 이와 같은 선수선발 및 등록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과 원고가 피고와의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게 된다면 근로자로서의 실질을 갖게 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원고가 법령의 규정에 따라 피고에게 선수등록 수수료를 납부하였다는 사정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데 있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경정출전계약이 체결되었고 위 계약상 계약기간은 계약체결시부터 선수등록 유효기간까지로, 계약의 효력은 매 경주 또는 훈련 참가통지를 받은 때로부터 경주 또는 훈련 종료시까지로 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계약의 문구에도 불구하고 원, 피고 사이에 매해 동일한 조건으로 출전계약이 체결되어 왔고, 피고가 정한 일정과 방침에 따라 경주와 훈련, 동절기 교육이 지속적으로 실시되었으며 원고를 비롯한 선수들이 사실상 의무적으로 위와 같은 경주와 훈련, 교육 등에 참가하여 온 이상 위 계약의 형식에 불구하고 원고가 실질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된 상태에서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원고와의 계약관계 종료가 피고의 해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법령에 규정된 결격사유에 따라 원고가 선수 재등록을 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인 점에 비추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무를 시작함에 있어 법령상 일정한 자격이 요구되거나, 법령상 규정된 결격 사유가 있을 경우 당연히 근무관계가 종료되는 경우에도 근무의 실질이 종속적인 관계에서의 근로제공이라면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근로자성을 부인할 사정이 되지 않는다.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
피고는, 원고는 경주에 출전한 경우에 한하여 경기순위에 따라 상금 및 수당을 받을 뿐 노무제공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 것이 아니며, 원고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지급되지도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출전수당 등 수당과 성적상금을 매월 10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왔는데, 위 수당의 액수는 피고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으로 원고가 협상할 여지가 없고 성적에 따라 차년도 수당의 액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므로, 결국 출전수당 등은 고정급의 역할을, 성적상금은 성과급의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볼 수 있고 원고는 이와 같은 수당과 상금을 지급받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는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지급받은 위 돈의 명목이 어떠한지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업무수행상 지휘감독, 구속성 여부
업무의 내용과 형태가 법령에 의하여 직접 규정되어 있고 업무의 수행이 사용자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법령의 규정이 사용자에게 부여한 지위와 권한에 의하여 근로제공자가 업무수행상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고 그에 구속된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경우, 법과 법시행령 및 법시행규칙, 경정시행규정>이 피고에게 부여한선수선발, 교육, 수당지급, 제재처분권 등 지위와 권한에 따라 선수등록, 경주참가신청, 경주출전, 교육 및 훈련 등 업무의 내용과 형태가 위 나.항의 1), 3), 7)과 같이 결정되 어 왔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업무수행상 지휘, 감독을 하고 원고가 그에 구속되어 근로제공을 해왔다고 봄이 상당하다.
비품 및 도구의 소유 여부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가 지급하는 장비와 도구를 이용하여 경정 경주에 참가하여 왔고 개인장비의 사용이 제한되어 왔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가 피고에게 종속된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요건은 사용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비품 및 도구의 준비 또는 그 비용부담을 근로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요건으로 봄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장비임대료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받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밖에 원고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 있고,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나, 이와 같은 점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 또한 원고를 비롯한 경정선수들의 근로제공 형태는 프로야구나 프로골프 등 프로스포츠 선수나 경마기수 등과 근로방식, 소속, 종속관계 등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이들과 동일한 관점에서 평가할 일이 아니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퇴직금의 액수
원고의 평균임금 및 근속기간
원고가 퇴직하기 이전 최종 3개월분의 급여를 기초로 한 평균임금이 1일당 111,122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또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선수등록을 마친 2000. 7.경부터 선수등록이 거부된 2009. 11. 29.까지 경정선수로 근무하였으므로 약 9년 4개월 가량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여 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경정경주가 최초로 시작된 2002. 6. 18. 이전의 기간은 원고에게 아무런 보수가 지급되지 않은 후보생 교육기간이므로 근속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에 대한 교육기간은 피고에의 근로를 위한 준비 또는 대기기간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교육기간에 보수가 지급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로 근로기간에서 제외하면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근속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근로기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퇴직금의 액수
위 평균임금에 따라 계산한 원고의 퇴직금 액수는 다음과 같다.
2000. 8. 1.부터 2000. 12. 31.까지 : 1,397,397원(= 111,122 × 30 × 153/365, 원미만 버림, 이하 같음)
2001. 1. 1.부터 2008. 12. 31.까지 : 26,669,280원(= 111,122 × 30 × 8)
2009. 1. 1.부터 2009. 11. 29.까지 : 3,041,393원(= 111,122 × 30 × 333/365)
합계 : 31,108,070원
지연손해금
사용자는 근로자와의 기간연장에 대한 합의가 없는 경우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부터 발생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에 대하여 2009. 12. 14.부터 2013. 4. 15.(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송달일)까지는 연 5%(민법),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소송촉진 등에 관한특례법)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국 원고의 2009. 11. 29.부터 2009. 12. 13.까지의 지연손해금 지급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일부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헌영
각주1) 공무원이 법령상의 당연퇴직 사유로 그 지위를 상실한다고 하여 그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각주2) 피고가 제정하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시행
각주3) 원고는 계산의 편의를 위하여 2000. 8. 1.을 근무기간의 기산점으로 하여 이 사건 퇴직금을 청구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