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3. 9. 6. 선고 2013노79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금과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예기치 않은 사정 때문에 일시적으로 자금사정이 경색되어 이를 변제하지 못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위 차용금 등에 대한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운영한 ㈜D(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는 2005. 2.경 거래업체인 ㈜인터맥스코리아가 부도를 내면서 2억 원 정도의 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사정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2005. 10.경 ㈜예일이 부도를 내면서 3억 원 정도를 받지 못해 자금사정이 더욱 어려워졌으며, 이 때문에 거래처로부터 물건을 받으면서 당좌수표를 과다하게 발행한 점, ② 피해자 E으로부터 빌린 차용금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검찰에서, "차용 당시 매월 3억 원 정도의 당좌수표 결제가 돌아오고 있었는데, 주요 거래처인 농협에 대한 매출이 오르지는 않고 계속 떨어지고 있었고, 재래시장에 납품한 자동차용품은 결제가 잘 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E 씨로부터 돈을 빌려서 당좌수표를 결제하였다", "거래처로부터 물건을 외상으로 받으면서 발행해 준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을 결제하기 위해 사채까지 쓰게 되었다", "차용금을 변제하기로 한 2006. 11. 10. 농협에서 1억 5,000만 원 정도를 받았는데, 당좌수표를 결제하고 직원들 월급 주고 급한 사채를 먼저 갚다 보니까 E 씨에게 갚을 돈이 없었다", "그 이후로도 회사의 매출이 늘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농협으로부터 물품대금을 받아도 모두 당좌수표 결제대금으로 들어가 버려서 E 씨에게 빌린 돈을 계속 갚지 못했다"라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1권 제88~90쪽), ③ 피해자 ㈜G(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공급받은 물품대금과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물건을 받아올 당시에는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처음 거래를 하는 것이라서 당좌수표를 미리 주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기존에 거래처에 발행해 준 당좌수표가 매월 3억 원 정도씩 결제가 돌아오는데 불경기로 인하여 주요 거래처인 농협에서 매월 10일에 결제를 받는 것이 1억 5,000만 원 정도이거나 그보다 더 적은 금액이 수금되고 있었고, 재래시장 등의 다른 거래처에서는 수금이 잘 되지 않고 있었으며, 거래처에서 물품대금으로 받은 약속어음들이 부도가 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피해자 회사로부터 외상으로 받은 물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던 점은 인정한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1권 제94~95쪽), ④ 피고인 회사가 피해자 E으로부터 돈을 차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06. 11. 20. 1차 부도처리되었고, 피해자 회사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직후인 2007. 3. 5. 최종 부도처리된 점, ⑤ 피고인이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 약속을 어긴 직후에 피해자들과의 연락을 끊고 잠적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에게 피해자들에 대한 차용금 또는 물픔대금을 변제하지 않겠다는 확정적인 범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차용하거나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 피고인 회사가 처해 있던 자금사정의 어려움 때문에 약속한 변제기에 차용금 또는 물품대금을 변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미필적인 고의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피해를 준 데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1996.경부터 성실하게 사업체를 운영하여 오다가 거래업체의 부도 및 경기불황 등 외적인 사정들 때문에 결국 부도를 막지 못하고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서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편취의 범의가 강하지 않은 점, 피해자 E에게는 상당액을 변제하고 원만히 합의하여 위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30만 원의 처분을 받은 외에는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의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들이 있으나,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한 피해 합계액이 적지 않은 금액인 점, 피고인이 범행 직후 피해자들과의 연락을 끊고 종적을 감춘 후로 5년이 넘게 잠적한 점, 피해자 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피해 회복이 되지 아니한 점, 원심판결이 있은 이후로 양형에 고려할 만한 별다른 사정변경이 없는 점 등의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직업, 가족관계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성복(재판장) 임은하 박노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