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 B은 피고 K이 운영하는 'N'에서, 원고 C, D, E, F, G, H, I은 피고 L이 운영하는 'O'에서, 원고 J은 피고 M 주식회사(이하 '피고 M'라고만 한다)에서 각 구두저부공 또는 그 보조로 일하다가 그만두었는데, 그 일한 기간은 다음과 같다.
원고들은 각 회사로부터 작업한 구두 개수에 비례한 금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주장 및 판단
양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들과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들이 퇴사할 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피고들은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들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판단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피고들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이 사건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3, 4, 5, 6호증, 을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P, Q, R의 각 증언에 의하면,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작업지시서를 이용하여 저부공들이 수행하여야 할 구체적인 작업내용을 지시한 점, 이른바 '객공'인 저부공이나 갑피공들의 작업과정에서 발생한 제품의 하자나 불량에 대하여 피고들 소속 직원들이 수정, 보완을 요구한 점, 객공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 소속 근로자들의 출근 시간에 맞추어 피고들의 사업장에 도착하여 같은 시간대에 업무를 개시한 점, 객공들은 피고들의 사업장에서 피고들이 제공한 기계를 이용하여 작업을 한 점, 원고들의 작업량에 대한 단가는 사실상 피고들의 뜻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작업내용의 지시는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에서도 가능한 점, 구두제조의 특성상 디자인대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구두의 완성에 필수적인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들의 작업에 대하여 구체적, 개별적 지휘감독을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른바 내부 객공으로서 피고들의 사업장을 이용하여 작업을 수행하는 원고들로서는 피고들의 시설관리권을 존중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이 피고 소속 직원들의 통상적인 출퇴근시간에 맞추어 작업을 개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그 작업장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시설관리권 행사의 일환으로 볼 것이고,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객공들이 결근하거나 지각 또는 발주된 작업량을 모두 수행하지 못하였을 때 피고로부터 동일한 상황이 재발할 경우 작업량을 줄이겠다는 경고 정도에 그치고 징계절차에 회부되는 등의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아니하였는데, 통상적인 도급에서도 그 성과가 부족한 경우 다음 번의 도급물량을 줄이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달리 피고들이 원고들의 근태에 관하여 징계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피고들의 객공으로 일한 바 있는 위 증인들은 근태에 관한 취업규칙의 내용조차 알고 있지 못한 점, 객공들의 작업 개시시각은 대체로 일정하였으나 그 종료시각은 당일의 작업량을 마치는 속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달랐으며, 성수기여서 작업량이 많으면 야간 또는 휴일에까지 작업을 했던 점, 객공들은 작업량이 없는 비수기에는 작업장에 나오지도 않았고 피고들도 이에 대하여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작업장에 나올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작업할 것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려 주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다거나 피고들이 지정한 근무시간에 구속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고도로 숙련된 객공들의 경우 특정 사업장에 종속되어 일정한 임금을 받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보다는 자신의 책임 아래 작업량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는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업체의 지휘, 감독에서도 자유로 울 수 있으며(더 나아가 이른바 외부 객공이 되는 경우에는 근무시간, 근무장소에 관한 제약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업체 사이에 단가의 차이가 있을 경우 언제든지 작업장을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근로계약보다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선호할 수도 있어 보이는 점, 객공들은 업체를 옮기는 경우에도 칼, 망치, 가위 등은 본인이 직접 구입하여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한 점, 객공들이 피고들의 사업장에서 처음 일하게 될 때는 직원들을 채용할 때와는 달리 객공에 관한 이력서, 입사지원서 등의 서류를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주된 합의내용은 구두의 종류에 따른 작업단가와 작업내용에 관하여 생산지시서에 의하여 작업을 한다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종전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특정한 계기에 의하여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계약의 형식만 도급계약으로 전환한 경우와 달리, 처음부터 객공의 형태로 도급계약을 맺고 해당 사업장에서의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경우에는, 작업량에 대한 단가를 사실상 피고들이 주도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정도의 경제적 종속성이나 피고들이 제공한 기계를 사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서 그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이나 사용자에의 전속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들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바, 원고들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의 액수에 관한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