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조합연합회 산하 A공제조합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조직되어 1988. 5. 31.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이다.
피고는 A공제조합 부산지부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조직되어 2012. 6. 21.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이다.
원고의 조합규약(갑 4)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와 A공제조합 사이에 2007. 8. 31. 체결된 단체협약 제3조는 '공제조합에 종사하는 직원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사용자가 아닌 직원 중 노동조합의 가입절차를 필한 자는 노동조합원이 될 수 있다. 다만, 본부 소속직원 중 팀장, 2급 이상 직원, 인사노무담당, 경리회계담당, 감사팀원, 비서, 임원승용차 운전자는 노동조합원이 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현재까지 계속 유효하다.
원고는 ① 소속 조합원으로부터 위 조합규약에 따라 매월 급여일에 통상임금의 2%에 해당되는 돈을 '조합비'로 받고 있고, ② 조합원 자격이 없는 직원들(특히, 2급 이상 직원) 중 희망하는 직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절차를 거쳐 매월 급여일에 통상임금의 2%에 해당되는 돈을 '기부금'으로 받고 있다.
[인정근거] 갑 1, 3, 4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A공제조합 부산지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의무금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피고는 원고 부산지부가 동일성을 유지한 채로 조직형태 변경을 한 노동조합이므로 원고 부산지부의 권리와 의무를 그대로 승계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의 전신인 원고 부산지부는 조합원들로부터 2008. 7.부터 2012. 7.분까지 49개월분 조합비 및 기부금 합계 62,137,490원을 징수한 후 이를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 부산지부를 승계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의무금(조합비 + 기부금) 62,137,490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부산지부가 조직형태 변경을 한 노동조합이 아니라, A 공제조합 부산지부 직원들이 원고를 탈퇴한 후 원고와 별도로 설립한 별개의 노동조합이므로, 원고 부산지부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다툰다.
인정사실
2008. 6.까지 원고 부산지부 소속 조합원들 및 조합원 자격이 없는 A공제조합 직원들 중 일부는, 통상임금의 2%를 조합비 내지 기부금으로 원고 측에 납부하기로 하고, 사용자 측인 A공제조합 부산지부는 원고 부산지부의 요청에 따라 위와 같은 조합비 및 기부금을 원고 측의 계좌로 곧바로 송금하였다.
원고 대표자의 비리 문제가 발생하자, 원고 부산지부는 2008. 7.경 원고와 별도의 조합활동을 하기로 결의하고, A공제조합 부산지부 측에 2008. 7.부터 A공제조합 부산지부 소속 직원들이 납부하는 조합비 및 기부금을 원고 부산지부의 계좌(농협 D, 예금주 E, 노동조합)로 송금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A공제조합 부산지부는 이러한 요청에 따라 2008. 7.부터 2012. 7.까지 A공제조합 부산지부 소속 직원들이 지급하는 조합비 및 기부금 등 합계 62,137,490원을 원고 부산지부가 요구한 E 명의의 위 농협계좌로 송금하였다. 위 기간 동안 조합비 및 기부금을 지급한 직원들의 명단은 별지 표 왼쪽 부분과 같다. 원고 부산지부는 이와 같이 수령한 조합비 및 기부금을 원고에게 송금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사용하였다.
2012. 8.경 원고 부산지부 조합원들은 원고를 탈퇴하여 별도의 노동조합을 설립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A공제조합 직원 중 32명은 2012. 8. 8.부터 2012. 8. 9.까지 원고에 대한 노동조합 탈퇴서를 제출하였다(탈퇴서를 제출한 직원 32명은 별지 표 '탈퇴 내역'과 같다).
피고는 2012. 8. 21. A공제조합 부산지부 소속 근로자 29명을 대상자로 하여 부산광역시 동구에 상급 연합단체가 없는 단위노조(기업노조)로서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마쳤다.
A공제조합 부산지부는 2012. 8.경부터 2015. 1.경까지 피고에게 조합비 명목으로 합계 48,940,050원을 송금하였다(2012. 7. 이전과 마찬가지로, 피고 조합원들의 급여 중 일부를 조합비 명목으로 피고 측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하였다). 피고에 조합비를 납부한 조합원의 명단은 별지 표 중 오른쪽 부분과 같은데, 피고는 2급 이상의 직원들도 제한 없이 조합원으로 가입하도록 하였다.
원고 부산지부의 조합비 및 기부금을 받았던 계좌의 명의자인 E는 현재 피고의 대표자인데, E는 2012. 9. 6. 원고 부산지부의 조합비 및 기부금을 지급받던 계좌를 해지하고, 조합비 및 기부금 중 원고 부산지부 조합원들이 사용하고 남은 금액인 27,570,691원을 인출하여 위 돈을 자신의 계좌에 보관하고 있다.
원고 부산지부는 2012. 8. 이전에는 사용자 측인 A공제조합 내지 A공제조합 부산지부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단체교섭을 한 바 없었고, 단체협약은 원고와 A공제조합 사이에서만 체결되었다. 그러나 2012. 8. 이후에는 원고(대표자 F, 조합원수 179명)와 피고(대표자 E, 조합원수 37명)가 모두 A공제조합 측과 직접 단체교섭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2-1~2-32, 6, 7의 각 기재, 피고 대표자 E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 이 법원의 C조합연합회 공제조합, A공제조합 부산지부, 주식회사 농협은행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살피건대, 조직형태의 변경이 유효하게 이루어지면, 변경 전 노동조합의 재산관계 상의 권리·의무는 변경 후 노동조합에 대하여 그대로 유지된다.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은 독립적인 노동조합의 결의에 의하여 가능한 것이고, 노동조합의 지부나 분회는 독립성이 없으므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독립된 사업장에 조직되어 있는 지부라고 하여 무조건 변경되는 기업별 노조와 사이에 실질적인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 직종별, 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로서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단위노동조합의 위임에 의하지 아니한 독립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독립적 조직체로서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는 지부 구성원들의 독자적 결의에 의하여 조직형태변경을 결의한 경우에만 조직형태 변경이 인정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2009. 2. 26. 선고 2006두7324 판결 등 참조, G '예외적 인정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주해 I, 노동법실무연구회, 박영사, 2015, 421면, H 집필부분 참조). 따라서 피고의 설립 이전에 원고의 부산지부가 독자적인 규약을 가지고 그에 따른 내부 조직을 갖추었으며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하는 등 독립적 조직체로서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원고 부산지부가 조직형태 변경을 하여 피고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부산지부가 원고와 독자적인 규약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독자적인 단체교섭을 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므로 원고 부산지부가 위와 같이 독립적 조직체가 아니었던 이상, 원고 부산지부의 조합원들이 탈퇴서를 제출하고 피고를 설립하였다면 비록 원고 부산지부나 피고가 사실상 동일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기존에 있던 원고의 부산지부가 조직변경을 한 것이 아니라, 별개의 노동조합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 부산지부의 권리의무를 승계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 부산지부의 권리 및 의무를 승계하였음을 전제로 한 의무금 지급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다시, 설령 피고가 원고 부산지부 간에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대표자인 E가 2012. 8.경부터 원고 부산지부가 보관하고 있던 원고 부산지부의 의무금 62,137,490원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이상,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의무금 62,137,490원 상당의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있으므로, 위 62,137,49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 설립 당시 원고 부산지부가 조합원 등으로부터 수취한 조합비 및 기부금 중 남은 돈 27,570,691원을 피고의 대표자 E 개인이 보관하고 있을 뿐 피고가 위 돈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고 다툰다.
판단
원고의 부산지부와 피고가 별개의 노동조합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2012. 8.경까지 원고의 부산지부 소속 조합원 및 직원들이 지급한 조합비 및 기부금(피고는 위 기부금이 원고가 아니라 원고의 부산지부에게 기부된 것이라고 다투고 있으나, 원고 부산지부가 독립적 조직체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기부나 증여를 받을 법인격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돈은 결국 원고에게 기부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은 원고와 별개의 노동조합인 피고에게 승계될 수 없고, 위 돈은 원래의 소유자인 원고에게 반환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 설립 당시 원고 부산지부의 조합비 및 기부금은 27,570,691원 정도만 남아 있었고, 위 돈은 피고의 대표자인 E 개인이 보관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E가 위 돈의 점유자로서 위 돈의 반환의무를 부담하고 있을 뿐, 피고가 위 돈을 현재 사용·수익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조합비 및 기부금을 사용·수익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정찬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