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송파구 C 소재 D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중국음식점을 운영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11. 29.부터 2013. 10. 8.까지 근무한 근로자 E의 임금, 연차미사용수당,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 가산수당, 퇴직금 합계 5,203,02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E에게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E가 사업장에서 무단으로 이탈하여 소재불명으로 퇴직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와의 사이에 일단 근로관계가 성립되면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함이 당연한 의무라 할 것이나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5도157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E의 소재불명으로 퇴직 후 14일 이내에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인지가 문제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E의 무단이탈과 연락두절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소정의 기간 내에 이 사건 2013. 10월분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E는 중국인으로서 2011. 11. 29.경 피고인이 운영하는 중국음식점 'D'에 요리사자격으로 취업한 뒤 2013. 10. 8.까지 면장, 튀김 요리 등 조리사 보조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3. 10. 9. 아무런 연락 없이 근무지를 이탈하였다.
한편 E는 2013. 10. 7. 노동청에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고 2013. 10. 8.경 모든 짐을 싸서 숙소에서 나가 피고인과 연락을 두절한 채 지내다가 2013. 10. 23. 노동청에서 진정사건에 관한 조사를 받았다.
피고인은 2013. 10. 중순 무렵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E가 피고인을 임금미지급으로 고발하였다는 연락을 받고, 2013. 10. 31. 노동청에 처음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E에게 2013. 9월분까지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피고인은 실제로 2011. 11. 29.부터 2013. 9. 28.까지 E에게 매월 180만 원씩 임금을 지급하였고(다만 피고인은 '입국 후 6개월간 추가로 지출되는 숙소의 월세, 관리비, 식대를 본인이 부담하고, 매월 50만 원씩 6개월간 임금에서 공제하여 월급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E의 동의를 받아 숙식비로 합계 300만 원을 공제하였다), 담당 근로감독관은 2014. 2. 3. 피고인의 E에 대한 체불금품을 2013. 10월분 임금 611,145원(2013. 9. 29.부터 2013. 10. 8.까지), 연차미사용수당 861,240원,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 가산수당 358,920원, 퇴직금 3,371,720원을 합한 5,203,025원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E는 15,882,882원 또는 12,791,215원의 체불금품 지급을 주장하였고, 피고인은 2014. 3. 13. 그 무렵 근로감독관을 통해 전달받은 E 명의의 예금계좌로 체불금품 5,203,025원을 이체하였다.
E는 피고인을 상대로, 2014. 3. 11.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가소31491호로, 2014. 3. 14. 같은 법원 2014가소34322호로 각각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2014가소31491호는 2014. 9. 12. 소송대리인의 소 취하로, 2014가소34322호는 2014. 11. 22. E의 2회 불출석에 의한 취하간주로 각 종료되었고, E는 이 사건 최종 변론기일까지도 그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는 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선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