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4. 11. 14. 선고 2014노1111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에게 실제로 돈을 송금했던 E는 '대부업을 하는 H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자서를 받은 다음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피고인의 통장으로 돈을 송금하였다.'라고 진술하였으나, 대부업자 H은 피고인으로부터 1억 원의 대출 요청을 받고 근저당권과 전세권을 설정한 다음 7,000만 원을 대출해 주었고, 당시 피해자에게는 담보를 제공하여 대출이 나간다고만 설명하였으며, 그 후 대출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고 진술을 번복하였으나 이는 믿기 어려운 점, 전세권자 F의 남편 K은 "처 명의로 돈을 빌려주었고, 담보로 전세권을 설정한 것이지, 실제로 전세계약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하였고, 그 전세계약은 금액과 내용이 전혀 없으며, 실제로 사는 사람도 전혀 없는 상황이었던 점, 한편 피해자는 '피고인이 도장을 달라고 해서 주었을 뿐, 내용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전세권을 설정하는 줄 몰랐다. '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대출받은 돈은 모두 피고인의 통장으로 입금된 다음 피고인이 이를 모두 사용했던 점, 피고인과 별다른 친분이 없던 피해자가 아무런 관계도 없는 피고인을 위해 집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점, 당시 경제적으로 상당히 열악한 상황에 있던 피해자가 자신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과 전세권을 설정해 주고 피고인의 대출금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까지 하면서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2억 원에 관하여 아무런 서류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일본에서 귀국하여 국내 물정에 어두운 피해자를 속여 대출에 필요한 문서를 위조한 다음 자신의 급한 사업자금을 대출받아 사용한 것이다.

또한 피고인이 당시 하고 있던 사업 자체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였고, 실제로도 공연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고 무산되었으며, 설령 공연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었던 점, 피고인은 자신 명의의 다른 재산이 없고 채무만 2억 원 정도에 달하며 위와 같은 대출금은 모두 자신의 공연 관련 운영비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이전에도 사기죄 및 횡령죄 등으로 수십 회나 조사를 받았으며, 이 사건 당시에도 사기죄 및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지명수배까지 된 상태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더라도 그 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모두 그 증명이 충분한데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C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대출받게 해달라고 연락받은 것을 기화로 피해자 명의의 부동산에 근저당권 및 전세권을 설정한 후 대출받아 금원을 편취할 것을 마음먹었다.

1)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2012. 6. 5.경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있는 주민자치센터에서 피해자에게 "현재 소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1차로 7,000만 원, 2차로 8,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인감증명서 3통, 인감도장,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증을 주면, 2012. 6. 10. 일산 킨텍스 행사 종료 3일 후 1억 5,000만 원을 송금해 주겠다."라고 말하여 피해자로부터 인감증명서 3통과 인감도장을 교부받은 후, 사실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대출과 관련하여 피해자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 및 전세권을 설정하도록 피고인에게 위임한 적이 없음에도, 근저당권설정용 '위임장'과 전세권설정용 '위임장'을 작성한 후 피해자의 성명 아래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인장을 날인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용 '위임장' 및 전세권설정용 '위임장'을 각각 위조하였다.

2)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12. 6. 5.경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에 있는 수원지방법원 용인등기소에서 그 위조 사실을 모르는 성명을 알 수 없는 등기공무원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위임장 2장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인 것처럼 제출하여 행사하였다.

3)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피고인은 위 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위 성명을 알 수 없는 등기공무원으로 하여금 C 소유인 용인시 수지구 D아파트 505동 1807호(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채권최고액 8,000만 원, 채무자 피고인, 근저당권자 E'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전세금 2,500만 원, 존속기간 2012. 9. 4.까지, 전세권자 F'으로 된 전세권설정등기를 각각 경료하도록 함으로써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 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인 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였다.

4)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

피고인은 그 무렵 그 곳에서 위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등기부를 비치하게 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5)

사기

가)

선택적으로, 피고인은 2012. 6. 5.경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있는 주민자치센터에서 피해자에게 '현재 소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1차로 7,000만 원, 2차로 8,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인감증명서 3통, 인감도장,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증을 주면, 2012. 6. 10. 일산 킨텍스 행사 종료 3일 후 1억 5,000만 원을 송금해 주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자신 명의의 재산이 없고 채무만 2억 원 정도에 달하며 대출금은 자신의 회사 운영비로 사용할 생각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인감증명서 등을 받더라도 피해자에게 돈을 교부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즉시 그 자리에서 피해자로부터 인감증명서 및 인감도장 등을 교부받아 위 1)항 기재와 같이 위임장을 위조한 다음 위 3)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전세권설정등기를 각 경료하여 담보로 제공하게 한 후 F으로부터 2,500만 원, E로부터 4,500만 원 등 합계 7,000만 원을 교부받음으로써 위 부동산의 담보 가치 7,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

나)

선택적으로, 피고인은 2012. 6. 5.경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있는 주민자치센터에서 피해자에게 'E, F으로부터 7,000만 원을 차용하는데 연대보증을 해주면, 2012. 6. 10. 일산 킨텍스 행사 종료 3일 후 2억 원을 주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자신 명의의 재산이 없고 채무만 2억 원 정도에 달하며 대출금은 자신의 회사 운영비로 사용할 생각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인감증명서 등을 받더라도 피해자에게 돈을 교부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즉시 그 자리에서 피해자로부터 인감증명서 및 인감도장 등을 교부받아 위 1)항 기재와 같이 위임장을 위조한 다음 위 3)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전세권설정등기를 각 경료하여 담보로 제공하게 한 후 F으로부터 2,500만 원, E로부터 4,500만 원 등 합계 7,000만 원을 교부받음으로써 위 부동산의 담보 가치 7,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할 'G'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부족하자 피해자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대부업체로부터 7,000만 원을 차용하여 위 공연 비용으로 사용한 후 공연 수익금 중 2억 원을 피해자에게 빌려주기로 하고 피해자로부터 위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② 피해자, 피고인, 대부업체 직원 H 및 법무사 직원 I은 2012. 6. 5. 성북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만나 근저당권설정계약서, 영수증, 위임장, 대부거래표준계약서, 단기차용금약정서 등을 함께 작성하였던 점, ③ 위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 H, I이 함께 작성한 서류들에는 대여금 7,000만 원의 채무자로 피고인이, 연대보증인 및 근저당권설정자로 피해자가 각 기재되어 있는 점, ④ 위 서류들의 기재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대부업체로부터 7,000만 원을 차용하여 이를 수령하기로 한 자는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으로 봄이 타당한 점, ⑤ 그렇다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피고인의 대출과 관련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위임장을 위조하여 위 부동산의 담보가치 7,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은 믿기 어려운 점, ⑥ 피고인은 위 공연 수익금으로 위 대여금을 변제하고 피해자에게 돈을 대여해 주려고 하였으나 뜻밖에 공연이 무산되어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위 공연 대행사 인터파크와 체결된 선급금 지급계약서, 이행보증보험청약서, 광고지, 킨텍스 전시장 임대차계약서 등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에 부합하며 달리 반증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그 행위 이후의 경제사정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하여 이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5도8965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618 판결 등 참조). 또한 제1심 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 특히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술에 임하는 증인의 모습과 태도를 직접 관찰한 제1심이 증인의 진술에 대하여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이 이를 뒤집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으려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이 설시한 위 ① 내지 ⑥ 기재와 같은 사정 외에 ⑦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고 일산 킨텍스 행사 종료 후 3일 후에 그 돈을 송금해 주겠다.'라는 취지로 말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그러한 금액의 돈을 대출받을 수 있다면, 피고인이 굳이 위와 같은 행사 내용 및 송금시점 등을 언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므로, 이는 오히려 피고인 당시 피해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자신의 공연과 관련한 비용을 먼저 마련한 다음 그 공연 이후 발생하는 수익금 등으로 돈을 대여해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⑧ 피해자가 비록 재외국민으로 국내 물정을 잘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을 받은 적이 몇 번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 부동산에 이미 채권최고액 2억 6,4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탓에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대출받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근저당권 및 전세권 설정과 관련된 서류의 작성을 전혀 몰랐다는 취지의 피해자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⑨ 한편 피고인은 당시 일산 킨텍스에서 추진 중이던 'G' 공연을 일간지 등을 통해 광고하고 티켓 판매 대행 계약을 맺는 등 실제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위 티켓 판매 대행 회사로부터 선급금으로 3억 원을 지급받기도 했으므로, 만약 공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더라면 2억 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이는 점 등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여러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용 및 전세권설정용 위임장을 각각 위조하였다거나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담보 가치 7,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어떠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영구(재판장) 김양훈 황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