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 5. 12. 선고 2015고단187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D, 501호에 본점을 두고 부동산 매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른바 '기획부동산' 회사인 주식회사 E(이후 '주식회사 F'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0. 6. 9.경 이천시 G 부근에 있는 H 법무사 사무실에서 피해자 I에게 "하이닉스 공장부지가 적어 확장될 예정인데, 이천시 J 토지 앞까지 공장이 확장된다. 그렇게 되면 이 땅은 바로 개발이 되어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오기 때문에 땅값이 최소한 2~3배 오른다. 잔금을 지급하면 바로 이 땅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해 주겠다."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이 사건 회사의 이사 K 명의로 피해자와 사이에 위 J 답 2,645m²(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중 331/2,645 지분을 매매대금 130,000,000원에서 2% 할인한 대금 127,400,000원에 매도하고 잔금 수령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매수인인 피해자에게 교부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하이닉스 공장부지가 확장되더라도 이 사건 토지에는 아파트나 상가가 건축될 예정이 없었고, 그에 따라 토지의 시세가 2~3배 이상 상승할 지 여부도 불투명하였으며,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 소유자인 L로부터 약 400평 가량인 이 사건 토지를 240,0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한 후 그 중 약 100평에 대하여만 시세의 2배가 넘는 130,000,000원에 피해자에게 매도하면서, 위 L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줄 수 없었으며, 피해자로 하여금 매매대금을 H 법무사의 계좌로 입금하게 한 다음 즉시 이를 인출하여 직원 급여나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예정으로 위 L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할 생각도 없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위 토지 매매대금을 교부받더라도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계약금 명목으로 3,000,000원을 이 사건 회사 명의의 국민은행 예금계좌로 입금받고, 2010. 6. 10.경 잔금 명목으로 124,400,000원을 법무사 H 명의의 농협 예금계좌로 입금받아 편취하였다.

2.

피고인의 변소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M이고, 피고인은 그에게 고용되어 영업을 담당하던 직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M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이 위 토지 지분의 매매계약서 작성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하더라도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위 회사의 자금난에 기인한 것일 뿐이므로 피고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증거로는 I, M의 수사기관 또는 이 법정에서의 각 일부 진술 등이 있는바, I, M의 각 일부 진술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믿기 어려우며,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혐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①

I은 경찰 조사 당시 '피고인은 기획부동산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I은 제4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기획부동산의 실제 운영자라고) 그렇게 착각을 한 거지요. 피고인은 중간에서 중개하는 사람이지 직책까지는 모르지요. 고소장은 N가 써 왔습니다. 일은 그 사람이 다 처리해서 저는 중간에 한번도 관여를 안 했었거든요. M이 N에게 시간을 주면 반드시 해결해 주겠다고 구두로 약속을 했는데 이러한 약속을 N로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법정진술에 허위가 개입될 사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M이 이 사건 회사의 실제 운영자이고 피고인은 그 직원에 불과하였을 개연성이 높다.

②

M은 검찰 조사 당시 "피고인은 부사장으로서 저와 함께 토지 매입을 결정하고, 직원들에게 토지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도 하였으며, 총무부장 O로부터 이 사건 회사의 자금상황을 보고받는 등의 일을 하였습니다. 피고인과 제가 상의하여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였던 것이지 제가 일방적으로 지시를 한 사실은 없습니다. 저는 이 사건 토지 중 100평을 I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잘 모릅니다. 피고인이 2010. 5. ~ 2010. 6.경 이 사건 회사를 퇴사하여 따로 사무실을 차리면서 판매하려고 했던 토지로 알고 있을 뿐입니다.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계좌를 여러 개 개설하였던 사실이 있는데, 독립을 하면서 통장 1개를 가져갔습니다. 피고인이 독립한 지 수개월 지나서 이 사실을 알았는데, 피고인이 전, 답만 파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법인 통장을 거의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냥 두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K 명의의 통장은 아예 모르는 통장입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M은 제5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제가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였고, 피고인은 직원이었습니다."라고 진술을 번복하였으며, 피고인과 M이 동업약정을 체결하였다는 입증도 없다. 또한, 피고인이 2010. 5. ~ 2010. 6.경 이 사건 회사를 퇴사하면서 이 사건 회사의 통장을 가져갔고, 그 사실을 수개월이 지나서야 알았다는 M의 진술은 근거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의 재직시점에 대한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도 배치되며, 이 사건 회사의 KB국민은행 계좌에서 2010. 7. 12. 피고인에게 4,835,000원의 수당이 지급되었고, 2010. 7. 21. 이 사건 회사의 거래처인 P에게 5,000,000원이 지급되었으며, 2010. 7. 22. 이 사건 회사의 거래처인 ㈜제트하우스에게 16,500,000원이 지급되었음이 확인된 점, M이 전혀 모른다던 K 명의 농협통장의 거래사항 옆에 이 사건 회사 경리 여직원 Q가 수기로 거래내역을 기입하였음이 확인된 점 등에 비추어 M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의심된다.

③

이 사건 회사의 전무 R는 제4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회사를 처음에 차릴 때 M이 전액을 투자하여 모든 자금을 관리하였고 피고인은 투자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업파트에서는 (제가) 책임자고 피고인은 (저의) 지휘를 받는 입장이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이 사건 회사의 총무부장 O은 제6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회사의 자금의 입출금이나 집행은 오로지 M, 총무부장 O, 경리 여직원 Q의 선에서만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회사의 자금사정이나 집행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수시로 보고를 하거나 지시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도 전 소유자 L에게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이유는 회사의 경영이 힘들어서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사장(M)이 시키는 대로만 했습니다. K 명의의 예금통장은 경리 Q와 제가 관리하였으며, I이 H 법무사에게 보낸 토지 매매대금 124,400,000원(=35,000,000원 + 89,400,000원)은 이 사건 회사 및 K의 각 계좌로 입금되어 제가 금전출납부 관리를 했습니다. 위 토지 매매대금에서 M에게도 그 몫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한 적이 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R, O의 각 진술은 모두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한다.

④

피고인은 I에게 매매계약대로 등기를 이전해 주지 못하게 되자, 받은 매매대금을 반환하겠다는 이행각서를 I의 대리인 N에게 작성해 주었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 직원들의 임금체불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법원으로부터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대하여 총무부장 O은 위 공판기일에서 "제가 피고인과 2010. 9. 28. 이천에 있는 H 법무사 사무실에 가서 I의 대리인 N를 만난 것은 M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고, M이 곧 그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믿고 M이 지시하는 대로 이행각서를 써주게 된 것입니다.", "M이 농지법 위반으로 구속된 일이 있기 때문에 혼자 모든 책임을 지면 가중처벌된다고 해서 직원이던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출두해서 사용주인 것처럼 진술하였습니다. 피고인에게 부과된 벌금은 M의 지시에 의해서 모두 회사 돈으로 납부하였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진술은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며, 실제 그러하였을 개연성이 높아 위와 같은 이행각서나 과거 처벌전력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주도하였다거나 이 사건 회사의 실제 운영자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나.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종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