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8. 4. 20. 선고 2016가단11424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원고 A, D은 피고 경기북부지사, 원고 B, C는 피고 대구경북지사에서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서 피고가 F조합 등으로부터 추심위임을 받거나 매수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직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6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한편 피고의 전신인 G 주식회사와 채권추심위임계약을 맺고 2002. 10.부터 2004. 5.까지 일했던 ○○○이 위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은 2008. 2. 1. 위 채권추심원을 근로자로 인정하는 내용의 판결(대법원 2007다49625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① 2008. 2. 12. 지사장 회의를 개최하였는데, 그 회의자료에는 ‘추심원의 사무실 입퇴실 시간을 구속하지 않고, 출장 관련 기록부 등을 운영하지 않으며, 추심원 개인별 회수 계획과 실적 등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기로 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고, ②2008. 6. 13. 본사와 각 지사, 센터에 ‘추심원 실적관리 폐지, 시상과 주의제도 폐지, 추심원의 업무수행 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 삭제, 근로자성으로 인정될 소지가 있는 용어와 계약서의 변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채권추심업무방법서 개정 시행’을 보냈으며, ③ 2008. 2. 12.경부터 공식적으로는 추심원에 대한 출근부, 출장기록부, 추심원 활동현황 등을 작성하지 않고, 팀별, 개인별 회수예상액과 예상목표 달성률, 채권 미회수 사유 등에 대한 작성․보고와 일부 지사에서 이루어지던 주간회수계획서 작성․제출을 폐지하였으며, 불법추심과 민원 예방교육 외에 추심원들에 대한 업무수행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채무자 실태조사를 위한 월 3회 이상 의무방문제도를 폐지하였으며, ④ 2008. 3. 17.부터 2010. 11. 1.까지 7회에 걸쳐 채권추심원과 체결하는 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였는데, 그 중 2008. 6. 16.자로 변경된 계약서 양식에서는 ‘재계약 규정, 필요한 경우 업무수행 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규정, 추심업무수행 횟수에 관한 규정, 추심원에 대한 실적관리 규정, 제3자로 하여금 업무를 처리하도록 할 수 없다는 규정, 채권회수 실적이 현저히 부진하거나 업무수행자로서 부적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또는 기타 경영상의 필요성에 의하여 계약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규정’ 등이 삭제되었고, 그 이후에도 추심활동 결과를 AMS에 기록한다는 조항 삭제, 계약해지에 관한 조항 삭제 등이 이루어졌다(이하 ‘이 사건 개선안’).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4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과 판단

가.

주장

원고들은,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 기재의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지위에서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일 뿐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고, 더욱이 이 사건 개선안이 시행된 이후인 2009. 11.경 이후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자들로 피고로부터 일체의 지휘․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님이 명백하다고 다툰다. 다시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개선안은 표면적이고 형식적인 변화에 그치는 것으로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하던 기간에도 채권추심인의 근무행태나 피고의 지휘․감독행태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나.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이나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⑦ 노무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 등 참조).

2)

한편,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이 채권추심회사에 매일 정시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채권추심회사와 계약관계를 유지한 기간 동안 채권추심회사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전념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성과수수료를 받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원 등에 관한 판결 선례 등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47 내지 59, 을 제6, 10 내지 2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의 경우 위 각 근로자성 표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는지 여부

원고들이 추심할 채권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배정하고, 그 과정에 원고들이 관여할 수 없는 점, 피고가 각 지사 사무실에 지사장과 관리 직원을 두고 있고, 추심원들에게 추심채권에 대한 전자독촉 신청건수를 지정하는 등 업무수행에 어느 정도 관여를 하고 있는 점, 피고가 원고들에게 추심실무 절차나 방법에 관한 매뉴얼을 제공하고, 관련 법규에 따른 교육(불법추심 방지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는 점 등은 위 표지에 부 합된다. 반면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없는 점, 피고는 원고들에게 배분할 추심채권을 무작위로 선정하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의 실적에 따라 종류나 난이도를 구분하여 배분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채권회수의 방법, 순서, 일정은 모두 원고들 스스로 정하는 점 등은 위 표지에 부합되지 않는다.

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의 지정 여부

원고들이 피고가 제공한 각 지사 사무실 내 고정된 자리에서 피고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된다. 반면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시간을 지정하거나 출․퇴근을 관리하지 않은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되지 않는다.

다)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가 원고들에게 사무실 내 자리를 마련해주고,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며, 채권추심업무(전자독촉, 집행)에 드는 비용은 수수료와 별도로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곤란하고 관련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의 제한으로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시키는 것은 현저히 곤란한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된다. 반면 원고들이 추심업무에 필요한 전화요금, 우편물 요금, 출장 관련 교통비 등을 스스로 부담하는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되지 않는다.

라)

이윤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여부

채권추심의 성공과 실패로 인한 이윤과 손실의 위험은 피고에게 있는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된다. 반면 채권추심이 실패하는 경우 그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원고들의 손실이 되는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되지 않는다.

마)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지 여부

원고들은 추심실적에 따라 일정한 요율에 의한 수수료를 받았는데, 이는 성과급 형태이기는 하나 근로의 대가인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된다. 반면 위 수수료가 근로 자체 보다는 실적이라는 결과에 대한 대가인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되지 않는다.

바)

기본급, 고정급, 근로소득세 원천 징수 여부 등

원고들의 경우 기본급, 고정급이 적용되지 않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는 점, 추심실적에 따라 개인별 및 시기별로 수수료의 편차가 상당히 큰 점 등은 위 표지에 부합되지 않는다.

사)

노무제공의 계속성, 피고에 대한 전속성 유무의 정도

원고들이 위임계약기간이 6개월이나 사실상 계약갱신 형태로 같은 업무를 계속하여 담당한 점, 신용정보법 제27조 등에 따라 원고들이 다른 채권추심회사에서 일할 수 없는 점은 위 지표에 부합된다. 반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근태관리를 한 바 없으므로 다른 사업장에서 노무를 제공하거나 동종이 아닌 다른 업종을 겸직할 수 있다는 점은 위 표지에 부합되지 않는다.

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원고들에게 위 표지에 부합되는 사정은 없다(원고들은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한 바 없다.

2)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경우 위 각 근로자성 표지에 부합되거나 부합되지 않는 사정들이 있다. 그런데 근로자성 표지에 부합되는 사정 중 위 가) 부분에서 본 피고의 업무관여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수성(관련 법령에 의한 절차 규제, 위임인과 수임인 사이 협업 영역의 존재 등), 피고 각 지사의 법적 절차 비용 등에 관한 예산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고, 위임인이 위임의 본지에 따른 사무처리가 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이를 들어 수임인의 업무를 지휘하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이를 위 표지에 부합하는 중요한 사정으로 보기 어렵고, 위 나), 다) 부분에서 본 사무실, 전산시스템 제공 등은 채권추심업무 전문성과 특수성과관련된 것으로 위 표지에 부합되는 중요한 사정으로 보기 어려우며, 위 사) 부분에서 본 전속성은 그 정도가 느슨한 것으로 위 표지에 부합하는 중요한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 반면 근로자성 표지에 부합하지 않는 다수의 사정이 있고, 여기에 이 사건 개선안이전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 표지에 부합하는 사정들이 원고들이 일하던 시기에는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을 근로자로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