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
피고인들
피고인 A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C, D, E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B, C, D, E은 근로자의 지위에서 임금을 지급받았을 뿐이어서,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임금을 지급받았더라도 임무를 위반하거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검사 (양형부당)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벌금 500만 원, 피고인 D: 벌금 100만 원, 나머지 피고인들: 각 벌금 3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 A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따르면, 원심의 형은 피고인 A 및 검사가 주장하는 여러 양형사유를 충분히 고려하여 적정하게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사후적으로 양형을 변경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인 A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 C, D, E
위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인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회사의 이사·감사 등 임원도 그 지위·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된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B, C, D, E은 주식회사 J(이하 '피해회사'라 한다)로부터 기획·재무·영업·회계 등 경영 전반에 관한 구체적인 권한을 각각 위임받아 처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으므로, 피해회사의 실질적인 '임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형식적·명목적인 임원으로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실질을 가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주식회사의 임원에 해당하는 피고인 B, C, D, E이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임의로 보수를 인상하여 지급받은 것은 그 자체로 업무상배임죄에서 정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불법영득의사까지 인정되므로, 위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 C, D는 피해회사의 '이사'로, 피고인 E은 피해회사의 '감사'로 모두 등기되어 있다. 회사 임원의 근로자성 여부가 쟁점인 판례는 대부분 상법상 등기 임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와 처우·역할 등이 명확히 구분되는 '미등기 임원'에 대한 것이거나, 등기되지 않은 제3자가 실질적으로 임원 역할을 하는 가운데 임원이 그 제3자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면서 형식만 등기 임원의 형태를 가진 경우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위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상법상 적법하게 선임된 등기 임원인 위 피고인들이 피해회사의 임원이 아니라면, 피해회사가 상법상 주식회사로서 적법하게 존립하면서 그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는 피해회사 전체의 기획·총괄 업무를, 피고인 C은 피해회사의 재무 관리 업무를, 피고인 D는 피해회사의 영업 업무를, 피고인 E은 피해회사의 상시 회계 업무를 담당하였다. 이는 상법상 주식회사의 임원인 이사·감사로서 피해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전형적인 모습일 뿐,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자로서 근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피고인 B, C, D, E은 모두 주주총회의 의결을 통해 이사·감사로 선임된 후 피해회사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출석하여 피해회사의 경영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였다. 또한 위 피고인들은 피해회사의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상근하면서 일정한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정황은 근로자로서의 징표와는 무관하다. 왜냐하면 피해회사의 정관 등에 임원의 상근이 금지되거나 비상근 임원만 존재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고, 위 피고인들이 담당하는 일정한 업무가 바로 피해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일정한 사무이기 때문이다.
피고인 B, C, D, E이 피해회사로부터 보수 명목으로 수령한 금액은 피해회사의 근로자인 직원들의 임금과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피해회사의 설립·구성상 특수성(피해회사는 조합 형태의 주식회사로 그 주주는 모두 설립 당시 K 내 임시매점 운영자이고, 직원들 역시 피해회사의 주주 및 그 가족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점)과 더불어 주주총회에서 위 피고인들에게 지급할 보수의 인상에 관한 안건이 계속하여 의결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피해회사의 임원이 근로자의 임금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보수를 지급받아야 한다는 관념 역시 법률상 근거가 없고, 이는 피해회사 주주들의 의사에 달린 문제일 뿐이다.
피고인 B, C, D, E은 피해회사의 정관·직제표·업무분장표 상으로도 일반적인 근로자인 직원들에 비해 권한과 책임이 상당히 가중되어 있고, 위임된 사무 분야에 대한 재량도 인정되고 있다. 위 피고인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대표이사에게 보고·결재를 받아야 하더라도, 이는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것일 뿐 이러한 사정이 근로자로서의 징표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피고인 B, C, D, E은 일정한 구역의 매장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지역장'의 역할도 겸하고 있으나, 이는 근로자로서의 징표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회사의 임원이라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피해회사의 주주총회 결의에 따른 주주약정서의 특약에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임원은 점장 업무를 담당할 수 없게 되어 있는바, 이로 인해 위 피고인들은 자신이 운영하던 매장의 점장 업무를 그만둔 후 임원으로 근무하였고, 그 대신 일정한 구역의 매장에 대한 인력관리·지원 등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 C, D, E 역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관계기관의 감사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직책·직위에 관계없이 피해회사에 근무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일률적·획일적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위와 같은 사정이 근로자로서의 징표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따르면, 원심의 형은 검사가 주장하는 여러 양형사유를 충분히 고려하여 적정하게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사후적으로 양형을 변경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도 없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다만, 원심판결의 '법령의 적용' 중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365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는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65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벌금형 선택)"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김귀옥(재판장) 최누림 남우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