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23,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6. 6. 6.부터 2020. 1.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2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6. 1. 25. 경부터 피고가 운영하는 건축사사무소에 입사하여 피고의 구체적인 업무지시에 따라 개인건축공사 현장에서 소장으로 일1)을 하여 왔다.
망인은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여 수시로 피고로부터 지시를 받았고, 2016. 6. 6. 경부터는 업무미숙 등을 핑계로 피고로부터 과도한 질책과 욕설,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폭언을 수차례 들어 왔으며, 공사현장의 하자나 지연에 대한 책임으로 그 비용을 피고에게 입금하기도 하는 등 인격적 모멸감과 열등감, 스트레스 등으로 몹시 괴로워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2016. 4. 중순 및 같은 해 7. 중순에 한 공사 중 하자를 발생시켜 피고 및 건축주에게 손해를 끼친 사실이 있었다.
망인은 2016. 5. 6. 부터 같은 달 15. 사이에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자살사이트에 접속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2016. 8. 11. 피고에게 "나 같은 병신은 없는 게 맞다. 어디에도 쓸데가
개인건축공사 현장에서 폐기물 처리, 철거공사, 자재구입 및 재고관리, 인부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없으니"라는 카카오톡 대화를 남긴 채 행방불명되었다가, 2016. 10. 30. 06:32경 안산시 상록구 F 등산로에 있는 나무에 목을 맨 상태로 사망(자살)한 채 발견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근로복지공단 서울성동지사장은 2018. 9. 12.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망인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노출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업무 수행 중 피고로부터 지속적인 욕설과 질책을 받는 등 지나치게 가혹한 환경에서 근무하였으며, 책임감이 강한 성격의 망인이 자신의 실수에 따라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중압감에 시달린 나머지 잠적한 것으로 보이는 등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망인이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동업자 내지 특수관계자에 있었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하였으나, 이에 원고 B가 근로복지공단에 위 처분에 대한 취소청구를 하자 근로복지공단은 2019. 9. 10. 망인이 피고의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 A은 망인의 동생, 원고 B는 망인의 아버지, 원고 C은 망인의 어머니인데, 원고 B, C은 2016. 12. 19.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여 2017. 1. 6. 그 신고에 대한 수리심판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6, 9, 19호증(가지번호 포함), 을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인은 피고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로서, 그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심한 폭언과 욕설을 수차례 들었고 이로 인해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온 점, ② 특히 망인은 피고의 폭언과 업무상스트레스 등으로 이미 2016. 6.경 한 차례 잠적하였다가 자살사이트를 방문하는 등 한 상황이었으므로, 피고로서는 망인에 대해 보다 배려하고 망인의 애로사항 등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③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이 피고의 지속적인 폭언 및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피용자인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망인 및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
위자료
망인이 피고의 폭언이나 업무상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으로 몹시 힘들어 했을 것인 점, 그러나 자살이라는 극단적 행동을 선택한 망인의 잘못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점, 스트레스에 취약한 망인의 기질도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망인의 나이, 가족관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망인 2,000만원, 원고 B, C 각 500만원, 원고 A 300만원으로 각 정한다.
상속
원고 A : 2,000만원(선순위 상속인 원고 B, C이 각 상속을 포기하였으므로, 차순위 상속인 원고 A이 망인의 위자료를 상속함)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A에게 2,300만원(= 상속 위자료 2,000만원+고유 위자료 300만원), 원고 B, C에게 각 500만원 및 각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6. 6. 6.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각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우관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