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2. 13. 선고 2018가합11145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화학약품 생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2016. 9. 12.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8. 1. 26. 징계해고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6. 9. 12.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 입사하여 사업개발2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7. 3. 9. 사업개발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하였고, 2017. 3. 29.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피고의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다.

다.

원고는 2017. 8. 23.부터 2017. 9. 15.까지 병가를 하였다가 2017. 9. 16. 복귀하였다. 원고의 병가 중 피고는 2017. 8. 29. 사업개발본부의 해외사업팀 팀장인 C이 2017. 8. 23.부로 원고가 담당한 사업개발본부장을 대행하도록 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라.

원고는 복귀 후 2017. 11. 6. 피고의 사내이사에서 사임하였다. 그리고 2017. 11. 8. 사업개발본부가 해외사업본부와 사업개발본부로 분리되면서, 원고의 보직은 사업개발본부 본부장에서 사업개발본부 사업개발팀장으로 변경되었다. 그 후 2018. 1. 10. 피고의 대표이사가 사업개발본부 사업개발팀을 직접 담당하면서 원고의 보직은 사업개발본부 사업개발팀 팀장에서 팀원으로 재차 변경되었다.

마.

피고는 2018. 1. 26.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징계위원회는 원고가 아래 표와 같이 회사 규정을 위반하여 업무태만 및 지시불이행을 반복하여 취업규칙 제58조 제5항, 제8항, 제10항이 정한 징계사유가 있다고 보고, 원고를 징계해고할 것을 의결하였다(이하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한다).

바.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징계종류: 징계해고, 징계사유: 취업규칙 제58조 제5항, 제8항, 제10항에 의거, 징계처분일: 2018년 1월 26일'이라고 기재하여 징계위원회 의결 결과를 통지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사.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4. 13.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지만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8. 9.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초심 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아.

피고의 취업규칙과 복무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12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 을 제10, 15호증, 을 제22호증, 을 제39, 4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피고가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 해고처분 통지서에는 징계사유에 관하여 구체적인 사유는 일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취업규칙 조문만이 나열되어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

(2)

원고는 업무 복귀 이후 피고로부터 아무런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되었는바, 이에 따라 월례회의에 참석하지 못하였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하였으며 일간 업무보고를 하지 못한 것이므로, 이를 두고 원고의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팀장급 직원의 경우 외근 후 업무보고를 하지 않고 팀장 전결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는 관행에 따라 외근 후 업무를 보고하지 않고 본인 전결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이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 2018. 1. 10. 및 2018. 1. 11. 외근의 경우 대표이사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았으므로 이를 두고 무단외출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

(3)

원고의 비위행위는 경과실에 해당할 뿐이고, 원고가 복귀 후 피고로부터 어떠한 업무도 부여받지 못하고 방치된 사정, 월례회의 미참석의 경우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C 차장이 참석하였으므로 팀별 업무 공유라는 월례회의 목적 달성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던 점 및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피고에게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것도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과도하다.

나.

피고

(1)

피고는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면서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기재된 통지서를 발송하였고, 원고는 징계위원회에서 충분히 해명할 기회를 부여받았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는 병가 후 원직으로 복귀하였음에도 월례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등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대표이사의 업무보고 지시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또한 팀장급 직원의 경우 대표이사로부터 결재를 받아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해야 한다는 전결규정 변경 및 이에 대한 공지가 있었음에도 원고는 대표이사 결재 없이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여 무단결근하였고, 대표이사가 승인하지 않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외출하였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3)

원고는 상당기간 팀장 이상의 직책을 수행하며 피고와 더 강한 신뢰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음에도, 자신이 원하는 보직 및 업무가 아니면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장기간 업무를 소홀히 하였고, 정당한 업무지시를 준수하지 않으면서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당하다.

3.

판단

가.

절차적 하자 유무

(1)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을 통지하면서 징계사유에 관하여 구체적인 사유의 기재 없이 '취업규칙 제58조 제5항, 제8항, 제10항에 의거'라고만 기재하여 통지서를 발송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2 내지 14호증, 을 제4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처분 통지서에 징계사유가 단순히 원고가 위반한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징계위원회 개최 전에 통지서에 첨부된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충분히 인지하여 그에 대한 방어의 기회를 가졌고, 이 사건 해고처분에 관하여 구체적인 사유를 파악하여 불복하는 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일부 절차적 하자가 있었더라도 이와 같은 하자가 이 사건 해고처분 자체를 무효로 볼 정도로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는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면서 출석이유에 관하여 '취업규칙 제8조, 제9조, 제58조 제5항, 제9항, 제10항 등 위반'이라고 기재하는 한편, 별도로 개별적인 징계사유가 기재된 표를 첨부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를 통하여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②

원고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유에 관하여 개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을 통보받은 후 피고에게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재심을 위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고 대신 피고에게 제1 내지 4징계사유, 제9 내지 12장계사유에 관하여 구체적인 의견을 기재한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즉, 원고는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직접 출석하거나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여 구체적인 징계사유에 관하여 방어권을 행사하였다.

③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에 관하여 징계사유 별로 구체적으로 불복하는 이유를 기재하여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즉, 원고가 위반한 취업규칙 조문만 나열된 이 사건 해고처분 통지서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미 이 사건 해고처분의 구체적인 사유를 알고 있었으므로 아무런 지장 없이 이 사건 해고처분에 불복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었다.

(2)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징계사유 존부

(1)

제1 내지 4징계사유

(가)

원고는 2017. 9. 25. 월례회의에는 참석하였다고 주장하는바,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2017. 9. 25. 월례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제1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나)

원고는 2017. 10.부터 2017. 12.까지 월례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가 원고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C 차장 대행 체제를 유지함에 따라 원고는 보고할 업무가 없어서 참석하지 않았고, 원고 대신 업무를 실제로 수행한 C 차장이 참석 하였으므로 이를 두고 복무의무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원고가 2017. 10.부터 2017. 12.까지 월례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취업규칙 제8조 복무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제2 내지 4징계사유는 인정된다.

①

원고는 업무 복귀 후 2017. 11. 7.까지는 사업개발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였고, 2018. 1. 9.까지는 사업개발본부 사업개발팀장으로 근무하였는바, 원고의 위와 같은 지위를 고려하면, 원고가 반드시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아야 업무를 수행 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②

월례회의는 팀별 업무보고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방침 및 이와 관련된 현재의 주요 이슈를 파악하고 업무 방향 등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으므로, 보고할 업무가 없다는 이유로 월례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

③

원고의 병가 중 C 차장이 사업개발본부장을 대행하기는 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C 차장이 월례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 원고가 참석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더욱이 2017. 11. 8.부터는 원고가 독자적으로 사업개발본부 사업개발팀장을 맡게 되었으므로, C 차장의 월례회의 참석 여부와는 무관하게 사업개발팀장으로서 월례회의에 참석할 의무가 있었다.

(2)

제5 내지 8징계사유

(가)

제5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2018년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지 못하여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이므로, 복무의무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8. 1. 9.까지 피고의 임원 및 팀장 지위에 있었는바, 피고의 구체적인 업무지시가 없어도 스스로 사업영역을 발굴하여 이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피고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2018년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취업규칙 제8조 복무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제5징계사유는 인정된다.

(나)

제6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일간 업무보고를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에게만 일간 업무보고를 하게 하였고, 원고의 전문분야가 아닌 업무를 부여하였으므로, 복무의무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여 사업개발본부장으로서 주로 피고의 의약품에 관한 해외 업체와의 계약체결 업무를 수행한 사실, ② 피고는 2017. 11. 8. 원고의 보직을 사업개발본부 본부장에서 사업개발본부 사업개발팀장으로 변경하면서 원고의 업무를 피고의 대표이사가 직접 지시·감독하는 것으로 정한 사실, ③ 그 후 2018. 1. 10. 피고의 대표이사가 사업개발팀을 직접 담당하면서 원고의 보직을 사업개발팀 팀장에서 팀원으로 변경한 사실, ④ 피고의 대표이사는 2018. 1. 12.경 원고에게 '올리고 펩타이드에 대한 시장크기, 전망 등에 대한 자료 조사 및 회사에서 제품화할 수 있는 것 모색, 원고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개발'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일간 업무보고를 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위 행위는 취업규칙 제8조 복무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제6징계사유는 인정된다.

①

피고는 원고가 업무 복귀 후 월례회의에 참석하지 않거나 대표이사에 대한 업무보고를 게을리 하는 등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자 원고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원고의 보직을 대표이사가 직접 업무를 지시·감독하는 형태로 변경하였고, 이에 피고의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매일 업무보고를 할 것을 지시하였는바, 이처럼 피고의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일간 업무보고를 지시하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하면 이를 두고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의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지시한 업무는 올리고 펩타이드에 관한 연구업무가 아니라 관련 시장크기, 전망 등에 대한 자료 조사, 제품화 방법 모색 등의 업무로 약학 전문가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당시 원고가 소속되었던 사업개발팀의 업무에 해당하고, 원고가 종전에 수행하였던 해외사업개발 업무와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의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제7, 8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2018. 1. 4. 및 2018. 1. 8. 외근 후 업무를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팀장급 직원의 경우 외근 후 업무보고를 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으므로 원고에 대해서만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복무규정에는 직원이 업무현황과 직무상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회사 및 상사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와 달리 팀장급 직원의 경우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는 관행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행위는 취업규칙 제8조 복무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제7, 8징계사유는 인정된다.

(3)

제9, 10 징계사유

원고는 2017. 12. 26.부터 2017. 12. 29.까지, 2018. 1. 2. 대표이사 결재 없이 본인 전결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팀장급 직원은 본인 전결로 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관행이었고 C 차장도 원고에게 그와 같이 안내하였으므로, 원고가 대표이사 결재 없이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6, 17호증, 을 제30, 3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의 취업규칙 제9조는 '질병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하고자하는 경우 사전에 소속부서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33조는 '사원이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적어도 3일 전에 소속부서의 장에게 승인을 얻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 ② 피고는 종전에 각종 휴가원에 대하여 대표이사까지 결재를 받도록 하였다가 2017. 1. 3. 팀장, 본부장 전결사항으로 규정을 변경하여 전직원들에게 이를 공지하였는데, 위와 같은 전결사항 변경에 대한 예외사항으로 '본부장은 외근원은 제외/ 휴가원(연차, 경조, 반차, 출장)은 대표이사까지 결의'라는 내용을 함께 공지한 사실, ③ 원고는 병가를 사용하기 전에는 연차유급휴가 사용시 전자결재를 통하여 상급자인 상무와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았다가, 업무 복귀 후에는 연차유급휴가 사용에 관하여 아무런 전자결재를 올리지 않은 사실, ④ 2018. 1. 2. 당시 원고에게 사용할 수 있는 연차유급휴가일수가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2017. 1. 3. 휴가원에 대한 전결사항 변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팀장급 이상의 직원들은 휴가원에 대하여 대표이사까지 결재를 받아야 했고(공지사항에는 본부장만 언급되어 있으나, 규정의 취지 및 내용에 비추어 보면 팀장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원고도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병가 사용 이전에는 대표이사 결재를 받아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2017. 12. 26. 당시 원고는 사업개발팀장이었으므로 대표이사 결재를 받아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여야 함에도 본인 전결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고, 2018. 1. 2.에는 발생하지도 않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으므로, 결국 원고가 2017. 12. 26.부터 2017. 12. 29.까지, 2018. 1. 2. 연차유급휴가 사용 명목으로 결근한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9, 10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4)

제11, 12징계사유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8,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2018. 1. 10. 및 2018. 1. 11. 피고와의 근로관계에 관하여 노무법인과 상담을 하기 위하여 근무시간 중 외출한 사실, ② 원고는 2018. 1. 9.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대표님의 부당징계에 대한 행정소송을 준비하기 위해 재가해 주신 바와 같이 노무법인을 만나고 귀사하도록 하겠다'라고 통지하였는데, 피고의 대표이사는 같은 날 원고에게 '허락하기 전에 그런 법이 있는지 근거를 알려 달라', '근무시간에 노무법인을 만나러가는 것은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거가 없다면 근무시간에는 근무를 하라'라고 답한 사실, ③ 원고가 2018. 1. 10.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오늘에 이어 정식 행정소송 제소를 위해 내일도 미팅이 예정되어 있으니 양해바란다'라고 통지하자, 피고의 대표이사는 같은 날 원고에게 '2018. 1. 10. 나간 것 반일과 내일 또 외출한다면 팀장의 허가를 받지 않고 나간 것으로 처리하겠다'라고 답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공적인 업무와는 무관하게 노무법인과의 상담이라는 사적인 업무를 위하여 근무시간 중 외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상급자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았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행위는 외출에 관한 취업규칙 제10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11, 12징계사유는 인정된다.

(5)

소결

결국 제1징계사유만 인정되지 않고, 나머지 제2 내지 12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다.

징계양정 적정 여부

(1)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또한 여러 징계사유 중 일부가 부당하더라도 나머지 사유만으로도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라고 인정되면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 17931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 중 제1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나머지 제2 내지 12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0 내지 29호증, 을 제36 내지 4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말미암아 원고와 피고는 사회통념상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징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원고는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높은 연봉을 받고 피고에 입사하였고, 근무기간 중 상당기간을 팀장 및 임원급으로 피고의 사업 방향 및 직장 문화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더욱이 피고는 4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소규모의 회사여서 팀장급 이상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사내질서 등에 끼치는 영향력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일반 평사원에 비하여 피고와 사이에 더 강한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사내질서를 존중하면서 모범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욱 요구되었다.

②

그럼에도 원고는 2017. 4. 말경 새로운 과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피고와 대립하고 원고가 2017. 7. 31.부터 2017. 8. 4.까지 터키 출장을 다녀오면서 그 경비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되자 사전에 상급자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병가를 신청하여 2017. 8. 23.부터 2017. 9. 15.까지 업무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 2017. 9. 16. 업무에 복귀하였음에도 월례회의에 참석하지 않거나 2018년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일간업무 및 외근업무에 관하여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거나 상급자의 승인 없이 결근하는 등 장기간 반복적으로 업무를 태만히 하고 사내 위계와 질서를 존중하지 않았으며 피고의 구성권과 불화를 야기하였다. 원고가 업무 복귀 후 종전에 사업개발본부장으로서 수행하였던 업무를 부여받지 못한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고의 비위행위는 회사 내 복무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으로 그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③

피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 해고처분을 부당해고로 판정한 이후 원고에게 3개월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복직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는 당시 치료받으면서 근무가 가능한 상태에 있었음에도, 건강상의 사유를 내세워 원직으로의 복귀를 거부하였다. 대신 원고는 피고 및 피고의 대표이사, 피고의 직원들을 상대로 다수의 민사소송 및 형사고소, 고발 등을 제기하였는바, 원고가 제기한 형사고소, 고발사건에서 대부분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점을 함께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석(재판장) 강영희 이정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