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C'라는 상호로 구두제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 원고는 2014. 11. 15.경 위 C에서 갑피공(재단된 원단·가죽을 구두 형태로 접착·봉제하는 작업자)으로 일을 시작하였다가 그만 둔 사람이다.
C의 구두제작과정은 '주문·제품 기획·설계에 따른 작업지시서 작성 → 견본품 제작 → 재단작업 → 갑피작업 → 저부작업(골에 봉제된 원단·가죽을 씌우고 창을 붙인 다음 건조하는 작업) → 마무리·검수' 순으로 진행된다.
위 C에서 원고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구두제작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위 갑피작업을 위하여 자신의 손에 익숙한 망치, 칼, 가위 등의 개인적인 도구를 사용하는 것 외에는 위 C 작업장에 비치되어 있는 미싱 등 기계류와 펜, 타카심, 제화풀, 본드 등의 비품을 사용하였다.
원고 등 C의 작업자는 공장장, 실장 등과 마찬가지로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근무했고, 통상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에 출근해서 실장 등으로부터 할당받은 업무를 마치는 시간인 오후 4시경에서 7시경 사이에 퇴근했으며, 근무태도가 나쁘면 피고의 직원으로부터 경고를 받거나 일감이 줄거나 사직권고를 받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경우 실장 등 관리자에게 미리 알리거나 허락을 받았다.
실장은 갑피공에 대하여, 공장장은 저부공에 대하여 각 '작업의뢰서'를 통하여 작업지시를 하였는데, 그 내용은 구두그림과 함께 '구멍 뚫어주세요, 맨골작업, 겉감용 흑색...', '하트보석, 뒤오픈, 은색버클, 하늘색 크링크.' 등으로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다.
위 C는 작업장 안에 "굽, 못 안박으면 벌금 200,000원, 못 나오면 500,000원" 등의 문구를 부착하는 등으로 작업을 잘못 수행할 경우 벌칙이 부과됨을 고지하였고, "C 여름휴가 8. 4.(토) ~ 8. 12.(일), 즐거운 여름휴가 보내세요" 등의 문구를 부착하여 휴가 기간도 사전에 결정한 사항을 고지하였다.
원고 등 작업자는 피고의 매출처에 대한 납품기일에 맞춰 갑피작업과 저부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피고의 작업장에서 일하는 동안 다른 동종업체의 일을 할 수 없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8, 9, 11호증의 각 기재,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고용자인 피고가 피용자인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도급인인 피고가 수급인인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피고에 의하여 고용된 근로자라 할 것이고, 을 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근로자가 아님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피고의 작업장에 비치된 기계와 비품을 주로 사용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스스로 작업장소를 선택할 수 없었고 피고의 작업장에서 일을 해야 했다.
원고 등 작업자의 출·퇴근시간이 대략적으로 정해져 있었고, 그 보다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경우 피고의 관리자에게 미리 통지하거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으로 감독을 받았다.
원고는 피고의 관리자인 실장 등으로부터 구두작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과 유의사항이 세부적으로 기재된 '작업의뢰서' 등을 통하여 작업지시를 받는 등으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
원고 등 작업자가 구두의 굽, 못 등의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수급인으로서 그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 아니라 피감독자로서 일정한 벌칙을 받아야 했다.
원고는 갑피작업의 작업량에 따라 미리 책정된 보수를 받았고, 작업량 역시 피고에 의해 정해졌으며, 이러한 성과급 형태의 보수는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 또한 피고가 원고의 겸업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시받은 갑피작업의 작업량, 작업방식, 그 밖에 출퇴근 관리 등으로 인하여 다른 동종업체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에 대한 전속성도 인정된다.
나아가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인정될 경우 원고가 피고의 작업장에서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의 액수가 9,000,000원이라는 점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고용자인 피고는 피용자인 원고에게 퇴직금 9,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날인 2018. 3.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양철한(재판장) 김유진 권순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