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10. 15. 선고 2019가단115892 판결

2019

주문

1.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50,622,989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3. 23.부터 2019. 10. 1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그 2/3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의 후예인 대장군 D의 12세손 E를 시조로 하여 그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이다.

나.

원고는 피고의 종원으로 2006. 10.경부터 2015. 11.경까지 피고의 총무로 재직하면서 피고의 모든 수입 및 지출을 관리하였고, 피고로부터 총무 활동비로 월 1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다.

피고는 2011. 3. 13. F로부터 서울 송파구 G빌딩(이하 '이 사건 빌딩'이라 한다)을 대금 30억 1,000만 원에 매수하여 2011. 4. 14.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위 대금 마련을 위해 그 무렵 주식회사 H으로부터 5억 원을 대출받는 한편, 2011. 4. 14.경 원고로부터 47,091,850원을 차용하였다.

라.

한편, 원고는 피고의 감사인 I의 부탁을 받고서 2012. 11. 23. I에게 피고의 계좌에서 5,000만 원을 이체함으로써 이를 대여하였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제5, 7, 20, 24호증, 을 제7, 9, 15호증의 각 기재, 을 제16호증의 일부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대여금 청구 부분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2011. 4. 14.자 차용금 중 원고가 변제받았음을 자인한 1,000만 원을 뺀 나머지 37,091,85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그 변제를 요구한 후인 2016. 10. 17.경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2012. 2.경 피고에게 위 차용금의 변제를 요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2. 3. 1.부터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하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나.

퇴직금 청구 부분

원고는, 자신이 피고의 근로자로 재직하다가 퇴직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에게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①

피고의 회칙상 총무는 피고의 임원에 해당하고, 피고의 대표자인 회장이 임명하며, 회장의 명에 의하여 일반회무를 담당하는데, 원고는 회장 J의 위임 하에 회장 직인과 피고의 통장 등을 보관하면서 피고의 모든 수입 및 지출에 관한 업무를 전담하였다. 더욱이 원고는 피고의 통장을 자신의 개인 용도로도 사용할 만큼 그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받고 있었다.

②

원고는 정해진 출퇴근시간이 없었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도 않았다.

③

피고는 원고에게 매달 보수를 지급하면서(원고는 스스로 피고의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으로 보수를 지급받았는데, 그 지급일자 등도 원고 스스로 결정하였다) 근로소득세 등을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④

원고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이 사건 빌딩에 거처를 마련하여 거주를 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빌딩에 상주하게 되었을 뿐이고, 원고가 피고의 총무로 재직하는 동안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3.

피고의 예비적 상계항변 및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① 2011. 4. 15.부터 2015. 9. 25.까지 사이에 별지 표 기재와 같이 합계 100,934,319원을 부당하게 지출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고, ② 2012. 2. 23.부터 2015. 9. 24.까지 사이에 합계 54,066,308원을 피고의 H 계좌에서 무단으로 인출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으며, ③ 피고의 허락 없이 임의로 I에게 피고의 돈을 대여함으로써 피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과 상계하는 한편, 반소로써 그 지급을 구한다.

나.

①주장에 대한 판단

갑 제20, 29호증, 제31호증의 7, 8, 9, 을 제4, 5, 7, 1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송파구청, 행정안전부(한국승강기안전관리공단)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별지 표 기재와 같이 피고의 돈 중 합계 41,909,839원을 임의로 소비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원고는 피고의 통장을 보관하면서 필요에 따라 현금을 인출하거나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으로 피고의 돈을 지출하였고, 금전출납부는 사후에 작성하였다. 그 결과 피고의 통장 입출금 내역과 금전출납부 기재내용은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금전출납부상 지출 명목도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 그 지출이 피고를 위한 것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 금전출납부에 매월 말경 피고의 회장 및 감사가 각 확인 결재를 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 원고가 그 기재내용을 매월 회장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받은 것이 아니라, 회장의 직인을 보관하던 원고가 별다른 보고 없이 이를 결재란에 날인한 것이고(이는 지출 항목별로 작성된 지출결의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감사인 I는 통장잔고와 금전출납부상 잔액이 일치하는지 여부만 확인하고서 결재란에 날인하였으며, 그 구체적인 지출 명목 및 금액에 관하여는 별다른 검토를 하지 않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 I는 감사보고서에 원고의 업무수행이 적절하였다는 의견을 표시하였고, 피고의 총회에서는 감사보고서 내용이 사실임을 전제로 수입 및 지출의 각 결산서 및 예산안에 대한 결의가 이루어졌다(더욱이 피고의 2014. 11. 25.자 총회에서는 사전에 검토할 시간 없이 총회 당일에야 수입 및 지출 결산서 등 자료가 배부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 원고는 차량수리비, 유류대 및 가스료, 하이패스, 교통카드 충전 등의 비용으로 피고의 돈을 여러 차례 지출하였는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위 비용들이 피고를 위하여 지출된 비용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설령 위 비용들 중 일부가 원고가 피고를 위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지출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당연히 피고가 부담하여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 원고는 2011. 4.경부터 2015. 9.경까지 이 사건 빌딩의 "방화, 승강기, 가스" 안전관리 명목으로 피고로부터 월 50만 원(= 방화 20만 원 + 승강기 15만 원 + 가스 15만 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당초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총무 활동비 외에 추가로 위와 같이 월 50만 원을 지급받은 것인지 밝히지 않은 채 단지 "승강기 및 가스 등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위 돈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도시가스사 기술직 안전관리교육 수료증' 등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수료증은 원고가 1997. 5. 23. 발급받은 것이고, 이 사건 빌딩은 도시가스업법상 안전관리자가 선임될 필요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원고가 2012. 10.부터 이 사건 빌딩의 승강기 안전관리자로 선임되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실제로 이 사건 빌딩의 방화, 승강기, 가스에 관한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더욱이 원고가 총무직을 그만둔 후에는 '방화, 승강기, 가스' 명목의 월 50만 원 지출이 없어졌음에도 이 사건 빌딩의 안전관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원고는 피고의 총무로서의 업무 외에 이 사건 빌딩 관리인으로서의 업무도 수행하였기 때문에 그 대가를 지급받은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의 총무로서의 업무로 볼 수 없는 별도의 업무로서 이 사건 빌딩 관리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도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피고의 지출 결산서 및 예산안에는 원고가 지급받은 월 50만 원이 이 사건 빌딩 관리비 중 "방화, 가스, 승강기" 항목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피고 총회가 이 사건 빌딩 안전관리비용 외에 별도의 인건비 지출을 승인한 바도 없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통장 입출금 내역과 금전출납부 기재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데, 적어도 금전출납부상 총무 및 재무의 각 활동비는 매월 합계 150만 원(= 총무 100만 원 + 재무 50만 원)만이 지출되어야 함에도, 원고는 2011. 9. 30. 재무이사 활동비로 600만 원을, 총무이사 활동비로 5,796,319원을 추가로 지출하였고, 2014. 1. 2. '총무 재무 보조금' 명목으로 20만 원을 지출하였다.

다.

②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이를 자신의 개인 용도로도 함께 사용한 점, 원고는 피고로부터 총무 활동비로 월 100만 원을 지급받은 점,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인출금액 54,066,308원 중 상당 금액은 원고가 그 동안 지급받은 총무 활동비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피고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를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을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1. 9. 30.경 금전출납부상 별다른 이유 없이 피고의 돈 5,805,000원이 지출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수입 및 지출 관리를 전담한 원고가 위 금액을 임의로 소비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③주장에 대한 판단

종중과 위임에 유사한 계약관계에 있는 종중의 임원은 종중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종중규약 또는 종중총회의 결의에 따라야 함은 물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다231249 판결 참조). 따라서 종중의 임원이 종중 소유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로서 타인에게 종중의 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종중규약의 규정 또는 종중총회의 결의 등에 기하여 그와 같은 자금대여가 허용된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종중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종중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이러한 이치는 그 타인이 종원이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6554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24호증, 을 제7, 9, 11호증의 각 기재, 갑 제29호증의 일부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의 총무로서의 선관주의의무를 위배하여 아무런 채권회수조치 없이 만연히 피고의 돈을 I에게 대여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이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 즉 위 대여금 중 현재까지 회수하지 못한 4,00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 원고는 피고의 2012. 11. 17.자 총회에서 수입 및 지출 예산안에 관한 결의가 이루어진 직후인 2012. 11. 23. 별도로 피고의 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를 받지 않은 채 원고의 지출 관련 업무에 대한 감사를 하는 지위에 있는 I에게 피고의 계좌에서 5,000만 원을 송금해주었고, 2013. 8. 26.경에야 이를 피고의 금전출납부에 기재하였다.

㉡ 원고는 I로부터 차용증을 작성받기는 하였으나, 위 차용증상 이자나 변제기에 관하여 아무런 정함이 없었다.

㉢ 이후 2013년 중반경에야 위 대여사실을 알게 된 피고 측이 I에게 변제를 독촉하자 I는 2014. 5. 9.경 피고에게 자신이 보유한 주식회사 K의 주식 1만 주를 담보로 제공하였으나, 위 주식은 비상장 주식으로 환가 가능성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회사는 2013. 2. 28. 회생개시결정을 받았다가 2013. 7. 2. 회생절차폐지결정이 확정된 바도 있다(청주지방법원 2013회합2).

㉣ I는 위 주식 외에는 담보로 제공할 만한 다른 재산이 없다.

㉤ I에게 빌려준 돈은 피고가 피고 소유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으로 받은 약 5억 원의 일부인데, I에게 위와 같이 5,000만 원을 대여하는 바람에 피고는 이 사건 빌딩 매수를 위하여 대출받은 5억 원 중 5,000만 원을 상환하지 못하였다.

마.

소결

결국 원고는 피고에게 50,622,989원(= 41,909,839원 + 5,805,000원 + 4,000만 원 - 37,091,85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3. 23.부터 원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10.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의 반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나머지 반소청구와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