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C는 원고(반소피고) A에게 17,805,513원 및 이에 대한 2018. 6. 15.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반소피고) B에게 5,236,783원 및 이에 대한 2017. 8. 19.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들의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C에 대한 나머지 주위적 본소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 D에 대한 본소 청구, 피고(반소원고)들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반소피고)들과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C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C가 부담으로 하고, 원고(반소피고)들과 피고(반소원고) D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들이,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 D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대형 구두회사로부터 구두 제작을 도급받아 구두를 제작·납품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피고 D는 'E'라는 상호의 업체 대표자이다.
일반적인 구두제조공정은 ① 작업지시서의 작성, ② 견본 제작, ③ 재단작업, ④ 갑피작업(재단된 가죽을 신발의 형태로 접착 및 봉제하는 작업), ⑤ 저부작업(골에 봉제된 가죽을 씌우고 창을 붙이고 건조하는 작업), 6 검품 및 포장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피고 회사는 위 공정 중 재단작업과 갑피 작업을 외부에 도급하고 그 업체로부터 갑피작업까지 끝난 원물을 받아 E에 저부작업을 의뢰하여 저부작업을 하도록 한 후 마무리 및 검품을 하는 방식으로 구두를 제조하고 있다.
피고 회사의 저부작업은 ① 몰딩작업(구두의 모양을 잡아주는 단단한 가죽을 형틀에 맞추어 모양을 잡아 몰딩기를 통하여 구두의 뒷부분에 부착하는 작업), ② 토라스타 작업(구두의 앞부분에 해당하는 형틀에 가죽을 씌워 구두의 모양을 잡는 작업), ③ 구두 옆 부분 및 수정작업, ④ 힐라스타 작업(수정작업이 끝난 원물을 구두 뒷부분에 해당하는 형틀에 맞추어 구두의 전체적인 모양을 완성시키는 작업), ⑤ 건조작업, ⑥ 그라인더 작업(구두의 밑창에 닿는 부분을 깎아 밑창이 잘 붙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 ⑦ 압축작업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원고 A은 2013. 1. 7.부터 피고 회사의 제1공장으로 출근하다가 2014. 8. 경 피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피고 회사의 제2공장으로 자리를 재배치 받고 2018. 5. 31.까지 제2공장으로 출근하여 저부작업을 하였다. 원고 B는 2016. 1.초부터 2017. 8. 4.까지 피고 회사의 제2공장으로 출근하여 저부작업을 하였다.
원고 A은 제1공장 근무당시에는 피고 회사로부터, 제2공장 근무당시에는 피고 D로부터 각 매월 작업한 수량에 비례한 돈을 보수로 지급받았고, 제2공장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았다. 원고 B는 위 근무기간 동안 피고 D로부터 매월 작업한 수량에 비례한 돈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요지
주위적으로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였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E는 사업주로서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사 E가 사업주로서 실체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더라도 제1 예비적으로 피고들은 공동사업주로서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2예비적으로 E가 독자적 실체를 갖춘 사업주이고 피고 회사가 공동사업주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피고 D는 사업주로서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주장요지
원고들은 피고 D와 도급계약 체결한 독립된 사업자이지 근로자가 아니다.
판단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갑 제3, 4, 6, 7, 8, 1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비록 원고들이 피고 D와 형식상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았으며,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사정이 있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피고 회사는 작업공정별로 분업하거나 외부에 일부 작업을 도급주어 수제화 완제품을 생산하였는데, 원고들이 담당한 저부작업은 피고 회사의 구두제조과정 중 필수적인 업무이다.
피고 회사는 작업지시서를 통하여 원고들이 수행할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과 작업량을 결정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작성한 작업지시서에 따라 저부작업을 수행하였고 원고들의 독자적인 구상이나 생각 등이 반영되지 않으므로 원고들은 피고 회사로부터 포괄적 의미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불량품이 발생할 경우 피고 회사는 관리팀이나 개발팀 직원을 통하여 작업현장에서 원고들에게 수정작업을 지시하기도 하여 원고들은 작업과정에서 개별적 지휘, 감독도 받았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당일 작업 내용 및 수량에 관하여 '족장'이라는 형태로 보고하였고, 피고 회사는 '족장'을 관리하면서 이를 근거로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로부터 배정받은 작업량에 따라 보수를 받았고, 원고들이 작업을 게을리 하거나 불량률이 높은 경우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보수와 직결되는 작업량을 줄이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원고들의 근태관리를 할 수 있었다.
원고들은 칼, 망치, 가위 등의 개인장비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토라스타, 압축기와 건조기 등의 기계류, 구두 원자재 및 소모품은 피고 회사가 제공하는 것을 사용하였다. 제화작업에 필요한 주요 시설이나 장비 등이 피고 회사의 공장에 비치되었기 때문에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공장에서 작업을 하였고 다른 곳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저부작업의 속성상 상당한 정도의 숙련이 요구되고,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공장에서 작업을 한 점, 구두 원자재나 피고 회사의 장비 등을 밖으로 반출할 수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사실상 제3자를 고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구두 수주물량이나 납품단가 등과 무관하게 원고들의 작업량에 따라 책정된 보수를 지급받았을 뿐이므로,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회사는 원고들과의 개별적인 합의 없이 모든 저부공에게 적용될 단가를 결정하여 D를 통해 원고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였고, 원고들에게 배분할 작업량도 결정하였다.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작업량에 의하여 그 지급액수가 결정되는 사정이 있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보수가 지급되었고, 그 액수도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 A은 5년 4개월 남짓, 원고 B는 약 1년 7개월 남짓 피고 회사 공장에서 저부작업을 수행하였고, 다른 구두 제조업체의 저부작업을 한 적이 전혀 없으므로 피고 회사에 대한 전속성도 인정된다.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사용자인지 여부
앞서 채택한 각 증거에 의하면, E는 구두 생산을 위한 설비를 전혀 구비하지 않았고, 독자적인 사무공간이나 전화번호도 없었던 점,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의하여 저부공으로 채용되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로부터 구두 생산과 관련된 작업지시를 받아 피고 회사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 D나 그 소속 직원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점, 피고 회사의 대표자 G는 피고 D의 시아주버니이고, E는 피고 회사로부터만 저부작업을 하도급 받아왔던 점 등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 D는 사업주로서 독자적 실체를 갖추지 못한 피고 회사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에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 회사의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원고 A의 퇴직금 중산 정산 이후의 위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이 17,805,513원, 원고 B의 위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이 5,236,783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 A에게 17,805,51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A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6. 15.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B에게 5,236,78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7. 8. 19.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피고 D에 대한 주장에 관하여
위와 같이 주위적 피고인 피고 회사를 원고들의 사용자로 인정하여 피고 회사에 대한 퇴직금 청구를 인용하는 이상, 예비적 피고 D가 공동 사업주 또는 단독 사업주로서 사용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요지
피고들은, 피고 D가 2014. 8.부터 2018. 5.까지 원고 A이 부담해야 할 소득세와 지방소득세 총 5,277,030원과 2016. 1.부터 2017. 8.까지 원고 B가 부담해야 할 소득세 및 지방소득세 총 2,045,610원을 각 납부하였고, 이로써 원고들은 위 각 금액 상당의 이득을 법률상 원인 없이 얻었으므로, 원고들은 주위적으로 피고 회사에, 예비적으로 피고 D에게 위 각 금액 상당액을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세후 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으므로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고, 설령 피고 D의 대납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민법 제742조에 정한 악의의 비채변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피고들 제출증거만으로는 피고 D가 원고들과의 관계에서 원고들이 부담할 소득세 등을 대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피고 D가 원고들이 부담해야 할 원고들의 소득세 등을 대납하였다고 하더라도, 을 제1호증의 2, 을 제2, 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D는 원고들에게 실제로 지급해야 할 임금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고 있음에도 원고들의 소득세 등을 납부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D의 소득세 등 대납은 악의의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주위적 본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회사에 대한 나머지 주위적 본소 청구와 예비적 피고 D에 대한 본소 청구, 피고들의 반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한다.
판사 문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