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수출입업, 섬유제품 제조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9. 4. 29.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차장 직급을 부여 받아 피고의 영업1본부 알앤디 센터(R&D Center) 소속 원단팀(R&D Fabric) 팀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수습기간에 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해고의 경위
피고는 2019. 7. 22. 원고에게 수습기간 종료일인 2019. 7. 28.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본채용을 거부한다는 취지의 수습기간 종료에 따른 본채용 거부 통지서(이하 ‘이 사건 통지서’라 한다)를 서면으로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사유는 아래와 같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작성한 2019. 7. 16.자 수습평가표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호증, 을 제1, 1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해고무효확인청구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해고를 통지하면서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피고의 D 이사가 사적인 감정을 앞세워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악의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현저히 그 공정성을 결여한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아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무효이다.
임금청구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이후인 2019. 8. 1.부터 2019. 10.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임금상당액 20,000,100원(= 월 급여 6,666,700원 × 3개월) 및 2019. 1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말일 임금상당액 6,666,7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절차적 위법성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통지서에는 ‘상기인은 근로계약서 제11조(수습기간)에 의거하여 수습기간 종료에 따른 평가결과 본채용 거부를 통지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수습기간 종료에 따른 평가결과에 따라 본채용을 거부한다는 최소한의 구체성을 갖춘 사유가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1조에는 ‘수습기간을 3개월로 하고, 이 기간 중 직원의 불성실 및 미숙련 및 부적격한 업무 수행, 건강 상태 등 원고의 귀책사유로 원고의 채용이 부적합하거나 계속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수습기간 종료에 따른 평가(시험)에 의함] 피고는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을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사유를 파악하여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해고사유를 통지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체적 위법성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33호증, 을 제2, 3, 5, 6, 8 내지 10, 19호증의 각 기재 및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시용기간 중에 있던 근로자인바, 피고가 자신에게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한 이 사건 해고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 문언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입사 후 첫 3개월을 수습기간으로 정하고 수습기간 중에 ‘불성실 및 미숙련 및 부적격한 업무 수행, 건강 상태 등 원고의 귀책사유로 원고의 채용이 부적합하거나 계속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수습기간 종료에 따른 평가(시험)에 의함]’를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 사유로 정하였고, 원고도 이와 같은 계약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영업1본부 알앤디 센터 부서장인 D 이사는 2019. 5.경 원고에게 신규 브랜드 컨셉을 구상하여 바이어 E에게 제안하도록 업무(VS meeting)를 지시하였고, 원고는 위 업무를 처리하였는데, 피고의 F 차장은 2019. 6. 17. D 이사에게 E측이 ‘원고가 제시한 원단 종류가 너무 적었다. 원고가 이야기한 컨셉도 중요하겠지만, 여러 종류 원단을 보여주었어야 했다’고 반응하였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바, 위 이메일은 F 차장이 E측으로부터 원고가 수행한 업무에 대한 의견을 받고 이를 알앤디 센터 부서장인 D 이사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고 내용에 ‘이사님이 항상 하시는 것처럼 …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합니다’, ‘이사님이 보신 거 맞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등 보고상대방이자 상급자인 D 이사에 대한 우호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그것만으로 F 차장의 위 이메일이 원고에 대하여 악의적인 시각에서 작성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의 영업1본부 알앤디 센터는 원단팀, 디자인팀(스타일팀), 그래픽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피고는 원단팀 팀원 중 대리급 이상인 직원 4명, 디자인팀 팀장 등 5명을 대상으로 원고에 대한 다면평가를 실시하였는바, 위와 같은 다면평가 결과 원고의 강점으로는 유대관계, 원단기술에 대한 이해도, 수평적 분위기 지향 등이 기술되었고, 보완점으로는 다른 팀과 협조 및 배려 필요, 팀원 의존도가 높고 소극적 태도,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 실질적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경험이나 자신감 없음 등이 기술되었다. ④ 피고의 D 이사는 2019. 6. 27. 알앤디 센터 각 팀장들에게 2019년도 1분기에 작성하였던 2019년도 상반기 전략 자료를 송부하면서, 2019. 7. 4.까지 위 자료를 참고하여 2019년도 하반기 전략 자료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였고, 원고는 2019. 7. 3. D 이사에게 원단팀의 하반기 전략 자료를 송부하였는데, 이는 피고가 요구하는 전략 자료기준에 미흡한 것이었고, 이에 D 이사는 몇 차례 보완을 요구하였으나 최종 결과물 역시 상반기 전략 자료와의 연계가 부족하고, 구체적인 전략 실행방안이 부족하였으며, 피고의 2019년 하반기 전략 자료 최종본은 원고가 제출한 원단팀의 하반기 전략 자료와 여러 항목에서 차이가 있었다.
원고는 2019. 5. 31. 피고의 D 이사로부터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 백화점 소매체인업을 운영하는 G와의 미팅 준비를 지시받았고, 2019. 6. 13. 피고의 H 디자이너로부터 G와의 사전미팅이 잠정적으로 2019. 7. 17. 진행될 예정임을 통지하면서 미팅 준비에 필요한 자료를 이메일로 첨부하였으며, 2019. 7. 11. 피고의 F 차장으로부터 사전미팅 일정이 2019. 7. 15. 16:00부터 17:00까지 있을 것으로 확정되었으며 당일 오전에 피고 본사에서 사전미팅을 대비한 리허설이 있을 것임을 전달받았는바, 원고는 2019. 7. 15. 오전 사전미팅 리허설 당시 발표를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하였고, 리허설 현장에 있던 피고의 I 부사장은 원고의 발표준비 미흡 등을 이유로 원고의 발표를 중단시켰다.
피고는 2019. 7. 16. 원고에 대한 수습평가표를 작성하였는데, 수습평가표상 직무역량은 ‘미흡(C)’ 등급을, 인성은 ‘매우 미흡(D)’ 등급을 부여받아 총점 67점으로 피고의 정직원 전환 기준인 70점을 넘지 못하였다. 또한 최종의견란에는 ‘팀장으로서의 비젼제시 부족’, ‘배려심 부족’, ‘감정조절 미흡 등 리더로서 적합하지 않은 부분’, ‘자신과 다른 의견에 매우 공격적으로 돌변하는 모습’ 등을 이유로 계약 종료를 요청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원고의 해고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한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현(재판장) 이진희 이정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