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5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합331
판결선고
2021. 2. 16.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19. 3. 14.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9. 3. 22.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견과류 등 제조업체인 ㈜B 및 필리핀으로부터 바나나, 망고 등을 수입하여 판매하기 위하여 설립한 ㈜C을 운영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6. 9.경 순천시 D에 있는 피해자 E이 운영하는 F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내가 운영하는 ㈜B는 G 및 H에 'I' 등 견과류 제품을 납품하면서 큰 성공을 했다. 필리핀으로부터 바나나, 망고 등을 수입하여 판매하기 위하여 2016. 7.경 설립한 ㈜C 운영자금으로, 10억 원을 빌려주면 연 15%의 이자(월 1,250만 원 상당)를 지급하고 2016. 12. 31.경까지 3개월만 사용하고 반드시 원금을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5. 4.경부터 ㈜B의 자동시스템 구축을 위하여 총 32억 원 상당의 기계를 캐피탈리스를 이용하여 시설자본을 투자하였음에도 각 거래처가 자가 공장을 설립함에 따라 2016. 1.경부터 거래 물량이 급격히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2015. 3.경부터 외부 자금으로 태국으로부터 냉동망고를 수입하여 판매하고자 하였음에도 2015. 4.경 '동남아산 냉동망고 대장균 검출'이라는 내용의 언론보도 등으로 인하여 판로가 막히는 등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되어, 2016. 1.경 이후에는 금융 이자, 공장 임대료를 비롯하여 직원 급여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으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C 운영자금 명목으로 10억 원을 빌리더라도 피고인이 운영하던 다른 회사의 운영자금을 비롯하여 개인적인 채무 변제 등으로 대부분 사용할 예정이었고, 나아가 피해자와의 약정대로 매월 1,250만 원의 이자와 원금 10억 원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6. 9. 30.경 5억원, 같은 해 10. 14.경 5억 원 등 총 10억 원을 ㈜C 명의의 J은행 계좌(계좌번호: K)로 송금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 L, M의 각 법정진술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입출금내역 명세서, 관리인보고서 요지 송부서, 답변서(A, 서울회생법원 2019회확100011 채권조사확정사건), J은행 통장사본(주식회사 C)
판시 전과: 범죄경력조회, 판결문(2018고단4022)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1.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은 운영하는 여러 회사들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피해자로부터 10억 원을 차용한 것이지 ㈜C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차용한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이후 홈쇼핑 방송 횟수 감소로 인한 견과류 매출의 감소, 냉동망고의 판매 부진 등 예상하지 못한 사업 부진으로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고, 피해자에게 사무실, 아파트 등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도 없고, 편취의 범의도 없었다.
판단
용도를 속이고 차용하였는지 여부
사기죄의 실행행위로서의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족한 것이므로,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에 있어서 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는 때에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인 기망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도707 판결, 1996. 2. 27. 선고 95도2828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차용하는 돈의 대부분을 기존 사업운영과정에서 부담하게 된 채무 등을 변제하기 위하여 피해자로부터 10억 원을 차용하면서, 피해자에게 ㈜C의 바나나, 망고 수입자금으로 사용한다고 그 용도를 속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한 ㈜C의 바나나, 망고 수입·판매 사업에 차용금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법인의 운영자금이나 개인채무 변제 등의 용도로 차용금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피고인이 약정한 변제일에 변제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므로 대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M을 통하여 피해자를 소개받았는데, M은 피고인과 기존에 자금 거래 등을 해오고 있어 피고인이 기존의 ㈜B를 통한 견과류 판매 사업으로 인한 자금회전이 늦어지고 있어 ㈜C을 통하여 바나나, 망고 수입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M에게 자금 조달을 부탁할 당시에 바나나, 망고 수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을 것으로 보인다. M도 자신의 소개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할 당시 바나나 수입을 통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여 피고인이 차용한 자금을 변제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자금을 차용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만나 사업에 관한 설명을 하는 자리에 ㈜C의 대표이사로서 바나나, 망고 수입 판매에 전문성이 있는 L를 데리고 가 L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바나나 수입 판매 사업에 관하여 설명을 하게 하였다.
그 후 피해자 측이 피고인 측에게 10억 원을 대여하기로 하면서 작성한 금전 소비대차계약서는 바나나, 망고 수입 판매 사업을 하는 ㈜C이 채무자로 되어 있고,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제1조에는 '㈜C의 사업과 관련하여 F㈜가 ㈜C에게 금전을 대여하여 주고'라는 문구가 명기되어 있다. 또한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는 변제일이 1차 대여일인 2016. 9. 30.로부터 3개월 뒤, 2차 대여일인 2016. 10. 31.로부터 2개월 뒤인 2016. 12. 31.로 기재되어 있는바, 이는 바나나를 수입하여 판매하고 그 대금을 회수하는 데 통상 소요되는 기간이 2개월이라는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따라 2016. 9. 30. 자신이 운영하는 F(주)의 계좌에서 ㈜C의 계좌로 5억 원을 송금한 후, F(주)의 직원인 N로 하여금 피고인, L와 함께 필리핀 현지의 바나나 농장 등을 답사를 다녀오게 하는 등 바나나 수입 판매 사업에 대한 현황을 추가로 확인하고 2016. 10. 14. 나머지 5억 원을 송금하였다.
피해자는 F(주)의 회계결산 등의 문제로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의 변제일인 2016. 12. 31.에 변제받기를 희망하였는바,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업에 차용한 자금을 사용하여 그 수익으로 2~3개월 뒤에 변제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대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10억 원을 송금받은 즉시 그 돈의 상당부분을 ㈜C의 바나나, 망고 수입자금이 아닌 피고인이 운영하는 다른 법인의 운영자금, 개인채무 변제 등의 다른 용도로 지출하였다.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로부터 10억 원을 차용할 당시 약정한 기일에 이자와 원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고소하기 이전인 2018. 11. 15.경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는데, 그 회생절차에서 피고인이 스스로 작성하여 제출한 관리인보고서에는 "㈜B를 운영하면서 2015. 4.경부터 약 32억 원 상당의 자동화기계를 리스로 도입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였으나, 매출상대방 업체들이 공장을 설립하여 직접 생산하기 시작하여 2016. 1.경부터 매출 물량이 줄어들다가 거래가 단절되었고, 대형마트에 냉동망고를 납품하여 손실을 만회하기 위하여 지인과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무리하게 자금을 차용하여 냉동망고를 수입하였으나, 2016. 4.경 '동남아산 냉동망고 대장균 검출'이라는 언론보도로 대형 마트에서 수입한 냉동망고를 납품받지 않게 되는 악재들로 인하여 공장임대료, 리스료 및 과도한 금융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위 회생절차의 채권조사확정 절차에서 피고인의 대리인이 제출한 답변서에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악재로 인하여 2016. 1.부터는 지급불능상태에 있었다고 자인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차용할 당시 ㈜B의 견과류 납품 매출의 급감과 냉동 망고의 판매 부진으로 자금난을 겪는 상황이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C의 바나나, 망고 수입하여 판매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10억 원을 차용하였음에도, 위 10억 원을 차용한 즉시 피고인이 운영하는 다른 법인의 운영자금, 개인채무 변제 등으로 대부분 지출하였고, 위 10억 원을 차용한 후 추가로 바나나, 망고를 수입하는 데 사용하지는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 수익을 통하여 매월 1,250만 원 상당의 이자를 납부하거나 약정된 변제기일에 원금을 변제하기가 사실상 힘든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10억 원을 차용한 이후 피해자의 요청으로 2016. 11.경 피고인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피해자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고, 피고인 배우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F(주)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도 하였으나, 위 각 부동산에는 모두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있어 10억 원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이후에야 피해자의 요청으로 담보를 제공한 것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이후 2016. 11. 10.경 피해자에게 4,171,243원을 이자 명목으로 1회 지급하였을 뿐, 그 외 이자나 원금을 변제하지 못하다가 2018. 11. 15.경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기도 하였고, 피해자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담보로 제공받은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경매절차의 배당을 통하여 일부 회수하였을 뿐이다.
소결
피고인은 차용할 당시 차용하는 돈의 용도를 속였을 뿐만 아니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약정한 변제기일에 이를 모두 지급할 것처럼 말하여 피해자를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10억 원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편취범의가 모두 인정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 ~ 3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3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처벌불원 또는 상당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 6월 ~ 4년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 ~ 4년(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름)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이미 자금난을 겪고 있어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자금을 기존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었음에도, 피해자에게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바나나, 망고 수입에 필요한 자금으로 사용한 후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여 합계 10억 원을 편취하였는바, 그 범행의 경위, 내용 및 피해 규모에 비추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범행 이후 피해자의 변제 요청에 따라 자신과 배우자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였고, 피해자는 위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 등을 통해 합계 약 7억 원 상당을 회수하였다. 그 외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C에 대한 지분 및 경영권 등을 양도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 측과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또한 이 사건 범행이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 위반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
판사 박상구(재판장) 윤성열 최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